김치 서너 잎을 쫑쫑 썰어 냄비에 넣고 마늘 반 숟가락과 멸치가루 한 숟가락, 집간장 반 숟가락으로 간을 한다. 밥공기 두 개 반 분량의 물을 넣고 중불로 끓인다. 보글보글 끓어오르면 슈퍼오닝쌀로 지은 밥 한 공기를 넣고 끓인다. 들깨가루 네 숟가락과 달걀 하나를 깨뜨려 넣고 저어준다. 마지막으로 참기름을 살짝 둘러준다. 잘 익은 파김치와 식탁에 차려낸다. 어제 저녁에 먹은 들깨김치죽이다. 맛있다. 게다가 밥맛 좋은 슈퍼오닝쌀로 끓인 죽이니 더 맛있다.올해는 평택 슈퍼오닝쌀이 세상에 나온 지 이십 년이 되는 해다. 2004년 평택시
제22대 국회의원선거는 무엇을 남겼는가. 우리나라 국회의원을 뽑는 장장 100일의 선거운동 기간 정말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이 너무나 많았다. 역시나 이번 선거에서도 전략공천으로 인한 논란은 계속됐고, 정당 또는 후보자 간 폄하와 비방으로 가득한 네거티브 선거가 이어졌다. 국회는 선거를 겨우 41일 앞둔 2월 29일에야 선거구 획정안을 통과시키며 유권자인 국민에게 혼란을 안겼다. 그 결과 국민은 회초리를 들었다.이번 선거 직전 사회 분위기는 정말 싸늘하다 못해 필자가 몸소 체험한 4·19 당시 직전 분위기와 같은 섬뜩함 마
선거란 ‘사람을 선별하여 천거함’을 의미한다. 우리는 공정한 투표 절차를 거쳐 선별된 사람을 국회의원으로 천거하게 되는 것이다. 더구나 국회의원이란 국민을 대변하는 신분이 보장된 특권까지 부여된 사람으로서 입법부의 일원으로 국민의 삶과 생활의 질을 향상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할 의무를 지니고 있다. 우리나라는 삼권이 분립된 민주국가이므로 입법, 사법, 행정부의 역할이 명확히 구분되어 있다. 그중에 어느 한 쪽이 지나치게 팽배하거나 열악해서도 안 되며 공히 균형을 이루고 있을 때 국가의 번영이 지속된다는 것은 우리 모두가 공감하는 부
이제 일주일 후면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일이다. 누구나 알다시피 국회의원은 예산을 심의하고 결정하며 결산하여 국가 살림살이를 살핀다. 예산을 통해 국민의 삶에 대한 우선순위 그리고 중요성의 경중을 따지는 중요한 역할을 하니 투표 한 장의 가치를 일반적으로 국가 예산의 4년 치를 유권자 수로 나누어 정량화하기도 하는데, 이번 선거에서는 투표용지 한 장의 가치를 약 6000만원 정도로 예상하기도 한다. 실로 어마어마한 수치다. 유권자는 그러한 가치를 한 장 한 장 모아 국회의원에게 권한을 위임하는 것이다. 대의 민주주의라고 한다. 그래
안데르센은 “모든 사람의 인생은 신의 손으로 쓰인 한편의 동화이다”라는 말을 남겼다. 이 말을 아끼며 꺼내볼 때면 살아가는 지금, 이 순간이 그리 아름답고 소중할 수 없다. 최근 내 인생에서 다시는 오지 않을 감격에 벅찬 경험으로 가슴이 뛴다. 생생한 그날의 일을 꼭 들려주고 싶다.늦은 퇴근을 하고 돌아오는 길에 동네 옷 가게에서 차 한 잔을 권하여 마시는 도중 그녀가 다급한 전화를 받았다. 조카가 퇴근하다가 주차장 자동차 옆 아기 고양이 울음소리가 들려 돌아보니 얼굴 아래부터 꼬리, 발까지 한쪽 몸이 쥐 끈끈이에 붙어 살려달라는
반도체는 한나라의 경제를 좌우하는 중요한 사업 아이템이다. 우리 정부는 지난 1월 14일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 방안’을 발표했다. 평택과 판교, 수원, 화성, 용인 등 경기남부에 반도체 신규 팹을 신설하고 소재, 부품, 장비 기업과 공공 반도체 연구소,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기관, 팹리스 등을 집중적으로 육성한다고 했다. 더불어 2029년까지 KAIST 카이스트 평택캠퍼스를 설립해 차세대 소자와 첨단 패키징 기술, 인재를 양성하는 거점으로 평택을 삼고 있다.평택시와 카이스트의 인연은 2020년부터 시작된다. 평택시의 캠퍼스
대한민국 사회가 제22대 국회의원선거를 앞두고 공천으로 시끄럽다. 시끄러움이 가히 점입가경漸入佳境이다. 늘 마무리 단계에는 꼼수와 술수가 횡행하는 것을 반복적으로 겪고 있는 것도 불편한 현실이다. 정치에서 특히 극심하다. 공천은, 정당에서 선거에 출마할 입후보자를 공식적으로 추천함을 이르는 말이고, 범용汎用으로는 여러 사람이 합의하여 추천함과 공정하고 정당하게 추천함을 뜻한다.평택 지역사회도 공천 문제로 시끄럽다. 제22대 국회의원선거에서 선출하게 될 평택지역 국회의원 수가 세 명으로 확정됐다. 확정된 선거구 획정 안에 따르면 평택
지난 2월 27일 평택시청 대회의실에서 제14대, 15대 평택문화원장 이취임식이 열렸다. 평택시문화재단, 평택예총, 민세안재홍기념사업회, 지영희기념사업회, 국악협회, 평택농악보존회, 평택민요보존회, 거북놀이보존회 등 우리 평택 문화예술의 뿌리가 되고 시민의 정신적 지주가 되는 단체들이 이렇게 한자리에 모이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평택시는 100만 도시를 향해 가고 있다. 도시가 양적 팽창하며 나타나는 현상으로 도시 구조가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이 가장 크다고 한다. 그것은 도시를 형성하는 철학과 미래지향적 의도가 부족한 상태에서
봄눈이 녹아내리면서 강물이 불어나기 시작하여 제법 풍만한 봄이 다가오는 듯하다. 때 늦은 폭설로 온 천지가 하얗게 젖어 드는가 싶더니 이내 녹아내리면서 도로의 사정은 나아진 듯하지만, 곳곳에 불미스러운 교통사고 소식도 들리곤 한다. 한 절기가 넘어가면서 심술을 부리는 것 같기도 하고, 긴 겨울의 아집을 봄에 내어 주자니 아쉽기도 하여 꽃샘추위처럼 앙탈 중 인지도 모르겠다.여하튼 절기 우수까지 지났으니 이제 조만간 개구리 입이 떨어진다는 경칩이 다가온다. 갯가엔 버들가지가 기지개를 키며 손짓할 것이고, 노란 얼굴로 다시 찾아올 개나리
“농업인의 경제적·사회적·문화적 지위를 향상시키고, 농업의 경쟁력 강화를 통하여 농업인의 삶의 질을 높이며, 국민경제의 균형 있는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 ‘농업협동조합법’ 제1조에서 서술하고 있는 농업협동조합의 법적 정의이며 농협의 설립 목적이다.전국에는 농민들을 조합원으로 하는 농협이 1111개 있다. 평택지역에는 평택농협, 송탄농협, 안중농협, 팽성농협 등 지역농협 4개와 지역축협인 평택축협과 품목농협인 평택원예농협 등 모두 6개의 농협이 있다. 평택지역 6개 농협에는 약 2만 명의 조합원이 참여하고 있으며, 각각 독
오펜바흐가 작곡한 쟈클린의 눈물을 들으며 만두를 빚는다. 요절한 첼리스트 재클린 뒤 피레를 그리워하듯 세우細雨의 겨울비가 내리고, 만두피에 속을 꽉 눌러 채워 피 가장자리를 매끈하게 붙인다. 만두를 빚기 위해 필요한 재료는 의외로 많다. 기호에 따라 김치만두와 고기만두로 나뉘는데 두 가지를 다 배합해 김치고기만두를 준비했다. 기본재료로 돼지고기 다짐육, 물기를 짜서 잘게 다진 묵은지 김치와 두부, 당면, 부추, 숙주에 세세한 각종 양념으로 맛있는 속을 만든다. 은근히 손이 많이 가기도 하지만 한가득 담긴 만두소가 매우 흡족해 큰며느
2016년 2월 3일, 전국의 농인에게도 새로운 시작과 희망을 기원하는 설렘이 있었다. 2011년부터 4년간의 결실로 농인의 의사소통 권리를 보장받고 한국수화언어의 발전과 보전의 기반 마련, 농인과 한국수화언어 사용자의 언어권과 삶의 질을 향상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국수화언어법이 제정됐다. 올해 한국농아인협회에서는 ‘수어와 다양한 문화의 포용’이라는 주제로 ‘제4회 한국수어의 날’ 기념식을 진행해 한국수어가 한국어와 다른 고유의 언어임을 강조하고 수어의 문화적인 측면을 제시했다. 최근 ‘반짝이는 워터멜론’이라는 드라마를 통해 농인과
Q. 2020년부터 한 아파트에서 경비원으로 일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이번에 2024년이 되면서 용역업체가 또다시 변경되었습니다. 그래서 새로운 용역업체에서 면접도 보았는데요. 알 수 없는 이유로 저를 고용 승계하지 않는다고 통보하였습니다. 저 외의 다른 경비원들은 승계가 되었는데, 왜 저만 승계하지 않은 것인지 문의하니 뭐라 대답해주지 않습니다. 저는 고용승계가 될 수 없는 것인가요? A. ‘근로기준법’ 제23조는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 휴직, 정직, 전직, 감봉, 그 밖의 징벌(懲罰)(이하 “부당해고등”이라
올해도 우리나라 경제는 위기다. 물가 상승, 가계부채, 무역적자 등 위기 신호가 산적해 있다. 올해 경제성장률이 2%에 못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그래도 희망의 불씨는 있다. 지난해 내내 침체해 있던 반도체 산업이 반등을 노리고 있다. 국내 수출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바닥을 찍고 오름세로 전환됐고, 세계 AI 인공지능 시장의 확대로 D램 수요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반도체의 봄’이 다시 찾아올 조짐이 보이면서 평택의 반도체 클러스터는 더욱 주목받는다. 중앙정부도 지난해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첨단전략
새해 초 우리의 환경이 더 위태로워졌다. 기후 위기, 자연 재난, 경제 침체에 더하여 더 위급한 상황이다. 김정은의 야욕과 오판의 위험성이 커졌기 때문이다.북한은 지난 1월 15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0차 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김정은은 폭탄선언을 했다. 그 강도는 핵폭탄 수준으로 보인다. 선대인 김일성과 김정일의 대남정책 노선을 버리고 독자적인 야욕을 드러냈다. 새로운 대북 상황이다.대남관계 각 분야 기구 폐쇄와 ‘동족’과 같은 관련된 모든 언어도 공식적으로 사용하지 못하게 삭제한다고 한다. 통일에
용처럼 날아오른 갑진년 새해 달력에 조금씩 메모가 달려가고 있다. 앞으로 해야 할 일들이며 새해를 맞는 여러 모임 일정으로 채워져 간다. 짧게는 내일 일정부터 멀리는 설날 행사까지 꽤 먼 일정들도 새록새록 메모 칸을 메워가고 있음에 더러는 상기된 마음이 깃들기도 하고 또는 설렘이 깃든 일들도 있는 것 같다.새로이 기획하는 일도 있고, 늘 반복적인 일이긴 하지만 새해 들어 처음 열리는 모임도 있고, 어쩌면 올해를 끝으로 더 이상 열리지 않을 일들도 있을 것이다. 그중에는 오랫동안 이루지 못한 과업을 꼭 해보겠다는 다짐의 일정도 들어
음산한 겨울밤 하늘을 올려다보고 놀랐다. 동물과 곤충의 습격을 받는 재난영화를 보는듯한 광경이 펼쳐졌기 때문이다, 길고 짧은 전깃줄 서너 줄 층층이 빼곡하게 앉아 있는 검은 형체는 까마귀 떼가 분명했다. 겨울 철새인 까마귀 무리가 이동하면서 먹을거리가 많은 들판에 머물다 밤이면 시내 전깃줄을 숙박지로 정하는 것은 높은 아파트 건물이 바람을 막아주기 때문일 것이다.한참을 서서 그들을 지켜본다. 날개를 푸덕이며 잠자리 서열을 정하는지 가지런히 순서대로 앉기도 하며 아직 대다수 무리는 허공을 돌며 기괴한 소리를 내어 소란을 피우고 있었다
새해가 밝았다. 다시 새로운 시간이 시작되었다. 시간은 다가와서 지나가는 게 아니라 여기에서 누리는 것이다. 철학적인 말로 실존을 살아가는 것이다. 새날은 새로운 실존이다. 이제부터 이 새로운 실존을 어떻게 만들어 나갈 것인지는 전적으로 선택에 달려있다. 나의 선택이 나를 만든다. 나의 실존을 어떻게 시작할 건가, 이것이 문제다.우리는 이미 세계가 인정하는 문화강국이다. 모든 분야에 K-컬처가 영향력을 드러내고 있다. 조그마한 한반도의 역량이 글로벌하게 퍼져 나가고 있다. 드라마, K-P0P, 영화, OTT 시리즈, 푸드, 패션,
따뜻한 우동 한 그릇이 안겨주는 편안함은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시간을 더 달콤하게 했다. 도서관은 필자에게 그런 작은 행복의 장소였다. 도서관의 고요함 속에서 마음을 가라앉혀 생각에 몰입할 수 있었다. 책의 페이지를 넘기는 소리, 학생들이 집중하며 공부하는 모습, 그리고 우동의 향기가 어우러진 그 공간은 소중한 추억을 선사했다. 우동을 먹으면서 읽은 책들은 마치 맛있는 스토리로 가득 찬 코스 요리처럼 다가왔다. 이런 추억들이 도서관을 더욱 특별한 곳으로 만들었다.도서관에서만 느끼는 향기가 있다. 도서관의 책들은 오래된 시간과 함께 묵
바람이 씽씽 불기 시작했다. 세찬 바람을 없고 하얀 눈이 겹겹이 내려 쌓이고 있다. 이제야 겨울이 시작된 모양으로 제법 거센 추위와 찬바람이 불어닥치기 시작했다. 절기가 동지로 접어들고 있어 긴 겨울밤이 쥐꼬리만큼씩 짧아질 거란다. 할머니의 긴 이야기도 조금씩 짧아지면서 짧아지는 만큼씩 잠이 길어질 것 같지만, 아침을 맞는 어린아이의 눈가엔 여전히 잠이 부족한 채 눈언저리를 비벼 댈 것이다. 추위가 절정에 이르면 겨울도 절정에 와 있음을 의미 하듯 바람 소리 또한 거친 숨을 몰아쉬듯 우리의 옷깃을 습격하게 될 것이 분명하지만, 호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