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 초반에 알았던 지인을 오랜만에 만났다. 그는 개인 사정으로 20년 전 현장을 떠났지만, 오랫동안 군사주의 폐해 중 젠더폭력 분야에서 연구 활동을 해왔고 자연스럽게 기지촌여성들의 사례를 알리는 활동을 해왔다. 지인은 막연하게 물었다. “지금 피해 여성들의 사례는 어때요?” 20여 년 전과 다르지 않은 경로로 유입되고 피해 사례도 여전하다고 답했다. 그리고 디지털화로 바뀐 환경은 이전보단 더 많은 피해 사례를 낳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나마 가정폭력, 성폭력, 성매매 피해 지원을 할 수 있는 정책에 기반해 각 단체가 피해자 보호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은 사실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 70여 년 동안 줄기차게 벌어져 온 일이다. 이스라엘은 2차 대전 이후 영국과 미국의 지원 속에 건국됐다. 미국은 이스라엘이 미국의 이익을 대변하는 ‘경비원’이 되길 원했다. 이 과정에서 팔레스타인 75만여 명이 자기 땅에서 강제로 쫓겨났다. 이어 ‘대량 학살 사건’이 벌어졌고, 이때부터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자기 땅을 빼앗고 자신들을 쫓아낸 이스라엘 정부에 맞서 투쟁해 왔다.이스라엘 네타냐후 정권은 끝없이 정착촌을 확대하면서 무장헬기, 전투기, 불도저, 장갑차 등으로 팔
Q. 평상시에 주 5일제로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근무하고 있는 근로자입니다. 갑자기 거래처의 업무가 폭증해서 주말에 근무를 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사장님은 일단 이번 주 일요일에 근무하고, 이번 주 일요일에 근무한 부분에 대해 다음 주 평일 중 수요일을 쉬라고 하시는데, 1.5배의 휴일 근로수당을 받아야 하는 게 아닌지 궁금합니다. A. ‘근로기준법’ 제55조 제1항은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1주에 평균 1회 이상의 유급휴일을 보장하여야 한다고 하며, 동조 제2항은 관공서 공휴일에 관한 규정을 ‘근로기준법’으로 가져와서, 유급휴일을
어느 한 시민이 쌍용차 노조가 손해배상 판결을 받았다는 기사를 보고 한 언론사에 4만 7000원이 든 봉투를 보내면서 ‘노란봉투운동’이 시작됐다. 이 운동이 현재 ‘노조법’ 2조와 3조 개정 운동으로 이어졌고 국회에 계류 중이다.더불어민주당이 지난 7월 임시국회에서 ‘노란봉투법’을 통과시키겠다고 공언했고, ‘노란봉투법’에 찬성하는 정의당을 합치면 모금운동 8년 만에 법 통과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커진 것이다. 재계와 보수언론은 연일 ‘노란봉투법’이 통과되면 나라가 곧 망할 것처럼 손으로 하늘을 가리는 말도 안 되는 논리를 대며 이
빈부격차, 우울감, 외로움, 실직, 이념 등 최근 불거지고 있는 사회적 문제의 원인은 다양하다. 인류가 살아오면서 만들어 낸 공통적인 산물이 문화라고 할 때 문화를 함께 공유하지 못하고, 사회라는 공동체 안에서 자신의 위치와 존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이들이 많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행동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차원에서의 노력이 필요하다. 청년층의 자살률 증가는 소득이나 직업 같은 경제적인 요인뿐 아니라 불평등한 사회구조에서 느끼는 상대적인 박탈감이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특히 2030세대 사망 원인 중
성매매 피해 현장에서 경찰의 함정수사는 오히려 여성들을 위험에 빠트리는 경우가 많다. 왜 경찰은 수요 차단을 위한 수사보다 여성에 집중한 단속 방식을 선택하는 것인가? 이는 성매매에 가담한 범죄 사실을 수사한다기보다는, 성매매 여성을 표적으로 삼아 손쉽게 성매매 행위자 처벌 건수를 올리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경찰이 성매매 업소에 성 매수 남성으로 위장해 단속하는 수사 방식은 성 구매자와 성매매 알선자를 적발하기 어려운 구조의 수사 방식이다. 성 구매자로 위장한 경찰이 여성에게 업주가 누구인지 추궁할 때 여성들은 쉽게 수사에
어떤 갈등 상황에서 “법대로 해!”라는 말은 더 이상 대화하지 않겠다는 의미이며, 공권력이라는 물리력을 동원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뜻이다. 그렇기에 ‘법대로’는 언제나 마지막 수단이다. 하지만 요사이 ‘법대로’는 너무 흔한 광경이 되었다. 정말이지 ‘사법’ 천지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모든 문제가 ‘법대로’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가 경험했던 세월호 참사, 이태원 참사, 오송 지하도 침수로 인한 사망, 채상병 사망 과실치사, 서이초 교사 사망 등 법대로 해결되지 않는 문제들은 항상 있게 마련이다.법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문제들
프랑스 파리경제대학 세계불평등연구소에서 발간한 에 따르면 1990년 이후 우리나라의 상위소득 10%의 소득비율이 전체 소득의 35%에서 46.5%로 상승했으며, 하위 50%는 21%에서 16%로 하락했다. 부의 측면에서는 상위 10%가 전체 자산의 58%를, 하위 50%는 6%를 차지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2022년 8월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는 정규직과 비정규직 임금 격차가 159만 9000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보고했다. 2022년 소비자물가상승률은 ‘IMF 사태’ 이후 역대 최고치인 5.
대한민국의 현실은 좌우, 노사, 노소, 남녀 등 이분법적으로 나눠 한쪽의 지지를 등에 업고 자신들의 이익을 챙기는 매우 몰염치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공정과 상식이 사라지고 편을 나눠 싸움을 붙이고 정치적 회의감에 빠지게 해서 무관심을 이끌어 극성지지층의 지지를 통한 정권 획득에만 혈안이 되어 있다. 정치에서 ‘좌파’와 ‘우파’라는 용어는 18세기 후반 프랑스 혁명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789년 국회의 첫 번째 회의에서 대의원은 정치적 소속에 따라 착석했는데, 왕정과 전통적인 위계질서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홀의 오른쪽에 앉았고 급
국내에서 성 착취 피해를 본 이주여성이 올해 초 강제출국명령을 받고 본국으로 돌아갔다. 심리상담센터에서 꾸준히 심리상담을 받고 있었던 터라 갑작스러운 출국으로 더 이상 상담치료를 이어갈 수 없게 되어 안타까웠다.가족을 위해 돈을 벌어야 했던 여성은 한국에 입국할 당시 미성년이었다. 본국 브로커도 한국의 업주들도 여성이 미성년임을 알고 있었음에도 성매매를 시켰다. 여성은 가족들에게 실망감을 줄 수 없었다. 더욱이 입국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빚을 갚으려면 업주와 브로커들이 시키는 대로 할 수밖에 없었고, 이러한 상황은 여성을 육체적, 감
지난 7월 청주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가 침수되어 차도에 갇힌 차량 운전자 등 14명이 목숨을 잃는 사고가 발생했다. 제방을 일부러 허문 후 임시제방을 부실하게 마감해 둔 것이 일차적인 원인이었지만, 서로 책임을 떠넘겼다. 그리고 사건 전날 임시제방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시민들의 제보와 사건 당일 아침, 도로 통제를 요청하는 신고가 있었음에도 관계기관의 안일한 대처로 조치가 이뤄지지 못한 사실이 드러났다. 하지만 누구도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다.1년 전 여성가족부장관은 잼버리 준비 관련 질문에 폭염, 보건, 안전 등에 준비가 잘 되었고
건설노동자들이 최근 드러난 LH 한국토지주택공사의 공공주택 부실 공사와 관련해 국토교통부와 윤석열 정권이 진짜 ‘건폭’이라고 비판한 점은 의미심장하다. 건설 현장의 고질적인 문제인 발주와 시공 그리고 감리로 이어지는 ‘삼각형 카르텔’을 끊지 않고 오히려 부추기고 있다는 이유다. 이른바 삼각형 카르텔은 ‘착복의 가치 동맹’과 흡사하다.최근 프리미엄 아파트 부실시공 논란이 이어지면서 ‘순살자이’ ‘통뼈캐슬’ ‘흐르지오’ ‘워터파크자이’ 같은 웃지 못할 신조어까지 생겨났다. 불법 하도급과 무리한 속도전의 결과가 부실시공의 원인인 것은 분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에서 근무하던 한 교사가 지난 7월 18일 교내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어 유명 웹툰 작가가 담임교사를 아동학대로 고발한 사건과 관련해서도 뜨거운 질타가 쏟아지고 있다.아동학대와 교육활동 침해를 예방하고 합리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학생, 학부모, 교사, 학교 관리자 모두가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학생들은 아동학대 예방과 아동권리 교육을 받아야 하며, 이를 통해 자신의 권리와 안전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위험한 상황에서 스스로를 보호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학부모들은 자녀 교육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최근 E-6 비자 소지 이주여성들이 클럽에서 피해를 당하고 탈출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인신매매피해 처벌법’을 만들기 위해 구성된 그룹에서 소식을 전해 들었는데, 그 그룹에 소속된 변호사들과 지원원단체들은 적극적으로 해당 여성들의 사례에 집중한 결과 담당 변호사와 지원단체가 빠르게 구성됐다. 그리고 이는 일부이지만 ‘인신매매등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 시행된 후 첫 사례가 됐다.E-6 비자 소지자의 피해사례는 90년 중순부터 시작됐다. 이들은 가수라는 직업으로 한국에서 일하는 것을 꿈꾸고 오지만 막상 한국에서 성 착취
정신없던 어느 날, 우리 단체가 ○○○○대상에 추천됐다는 전화를 받았다. 지난해 연말, 동료 두 명과 함께 ‘미군 사건사고 피해주민 법제도 개선 연구보고서’를 냈는데 그 보고서를 감수한 교수님이 추천해주셨던 모양이다. 관련 서류를 보내달라는 내용과 함께 상금이 2000만원이라는 사실이 덧붙었다. 갑작스러운 일이라 전화를 끊고도 한참을 서 있었다. 하지만 당황스러움도 잠시, 이 내용을 운영위원회 대화방에 공유하면서 갑론을박이 시작됐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면서 그 단체 이사장이 경질되고 친이명박계 인사가 이사장이 됐다. “그 상을 받
평택항 제4부두에서 컨테이너 작업을 하는 60명의 비정규직 용역 노동자 가운데 야드 트레일러와 리치 스티커 등의 중장비를 운전하는 7명의 노동자가 지난 6월 1일에 거리로 쫓겨났다. 기존 용역업체가 교체되면서 정확한 이유도 모른 채 신규 용역업체와의 고용계약에서 배제되었기 때문이다. 해고된 노동자 가운데에는 노동조합 지부장을 비롯해 노동조합 핵심 간부들도 포함돼 있어 노동조합 탄압 의혹을 일으키고 있다. 이는 ‘노동조합 및 노동조합 관계조정법’에서 엄하게 처벌하고 있는 부당노동행위일 수 있다. 해고된 노동자들은 모두 평택항의 컨테이
미술과 역사는 인간의 삶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미술은 역사적 사건과 문화적 변화를 반영하고, 역사는 미술의 발전과 혁신을 촉진한다. 미술은 인류가 살아온 역사와 함께해 왔다. 미술은 인간의 감정, 사상, 문화를 표현하는 수단으로 사용되어 왔으며, 시대와 함께 변화하고 발전해 왔다. 우리는 미술이 인류 역사 속에서 어떻게 탐구되었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어떤 변화와 발전이 일어났는지 살펴봐야 한다. 첫째, 미술은 역사적 사건과 문화적 변화를 반영한다. 예를 들어, 고대 이집트의 벽화는 파라오와 신들의 권위와 신성함을 강조하고, 종
성매매 현장은 자유롭게 움직이는 것 같아도 무인도에 있는 것과 같다. 사람이 살지 않는 섬, 벗어나려는 의지가 있다고 해도 주변에 자원이 없어 쉽게 나올 수 없는 갇힌 공간. 성매매 집결지는 무인도이다. 여성들의 주변에 다른 사회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이는 아무것도 없다. 주변에 있는 것은 오직 여성을 이용해 이득을 얻으려는 자들뿐이다.이득을 얻으려는 자들은 여성들을 사회와 단절시킨다. 단순하게 ‘감금’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물론 감금 사례도 있지만 필자는 감금이라는 한정적 개념으로 말하려는 것은 아니다. 여성들은 걸어서 집결지
재난은 대부분 예고 없이 찾아온다. 우리 집 앞에 전투기가 추락하리라고 누가 감히 상상하겠는가. 하지만 지난 5월, 실제로 전투기가 집 앞 농지에 추락했고 그 피해로 주민 33명은 한해 농사를 망쳤다. 주민들은 이 모든 상황이 혼란스럽고 답답했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은 주민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는 것. 그런데 상황은 그렇지 않았다. 평택에 주한미군 관련 사건사고 처리 매뉴얼이 없다 보니 행정공무원은 상식적인 선에서 응대한다. 누가 보더라도 이 사고는 미군이 배상하는 것이 옳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미군이 배상한다’라는 취
지난 5월 24일 민주노총을 비롯한 노동계와 시민사회단체 등은 2024년 최저임금으로 올해 최저임금 9620원보다 24.7% 오른 월 250만 8000원, 시급 1만 2000원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에 경영계는 최저임금 인상이 오히려 일자리를 감소시킬 것이라며 최저임금이 곧 임금인 저임금 노동자들을 겁박하고 있다.2023년 올해 최저임금 인상률은 2022년에 비해 5% 인상되었지만, 2022년에 물가상승률이 6%에 이르러 오히려 실질임금은 하락했다. 실질임금이 하락하게 되면 그만큼 노동자들이 소비할 수 있는 여력이 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