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자료에 의하면,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에 접수된 학교폭력 사건은 2020학년도 2만 5000여 건에서 2021학년도 4만 4000여 건으로 급증했다. 1년 새 무려 71% 이상 증가한 것이다. 또한 청소년 자살률도 날로 증가하고 있다.원인을 살펴보면 첫째, 정체성의 혼란이다. 청소년기는 급격한 신체 발달과 인지 발달로 인해 기성세대에 반항하며 독립하고 싶어 한다. 그러나 심리적으로는 성인보다 어린이에 가까우며 재정적인 면에서도 독립할 수 있는 능력이 없기 때문에 새로운 자아정체성을 정립해 나가며 ‘나는 누구인가’와 같은
소피아 언니의 장례식은 가족 없는 무연고자로 치러졌다. 언니의 죽음을 오열하며 보내는 가족은 없었지만, 센터 ‘품’의 모든 활동가들이 언니 장례식에 참석해 조용하고 묵직하게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언니를 알게 된 건 센터 품이 집결지 ‘삼리’에서 아웃리치를 시작한지 3개월이 지나갈 때쯤이었다. 의료 지원이 필요한 사례로, 이미 시한부 판정을 받은 언니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먼 거리에 있는 병원에서 항암치료를 받고 돌아오는 것이 너무나 힘든 상황에 센터 품에서는 언니의 의료동행을 지원하게 되었다.어린 시절 가정에서 충분
지난 5월 6일 주한미군 소속 F-16 전투기가 평택시 팽성읍 노와리 농지에 추락했다. 몇 달 전부터 휴일도 없이 진행된 전투기비행훈련으로 주민 사이에 걱정과 불안이 감돌던 터였다. 전투기가 추락한 곳은 민가와 가까워, 자칫 대형 인명 피해를 불러올 수도 있었다. 사고 농지는 올 한 해 농사를 짓지 못하게 됐고 그 피해 농가는 20여 가구에 달한다.피해를 본 농가에 전투기 추락은 재난이다. 재난은 구조적 문제가 누적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추락 원인은 알 수가 없다. 사고 이후 평택시 관계자가 현장을 찾았으나 미군은 현장에서 출입을
우리나라는 노동조합 조직률이 OECD 세계경제협력기구 평균보다도 한참 낮은 10%대에 불과하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노동조합 가입률은 0.7%에 불과하고 노동자 30명 미만 고용 사업장은 0.2%밖에 되지 않는다. 나아가 불안정하게 간접고용 되어 있는 800만 비정규직 노동자가 있다. 300만 명이 넘는 배달노동자, 방문판매원 등 특수고용노동자들과 4대 보험도 가입되어 있지 않고 원천징수로 3.3%를 급여에서 공제하고 있는 일명 ‘프리랜서’로 불리는 자영업 노동자들은 ‘근로기준법’도 적용받지 못한다.2022년 소비자물가상승률은 ‘I
정치권에서 가장 흔하게 사용하는 표현이 “국익을 위한 것입니다”일 것이다. 여기서 국익이란 과연 무엇일까? 한자어로 표현한다면 ‘국가의 이익’ 정도일 것이지만, 가볍게 생각할 부분은 분명 아니다. 국익을 ‘국가의 이익’으로 설명하려면 국가는 곧 국민임을 명심해야 한다.플라톤은 라는 글에서 이렇게 표현했다. “젊었을 때 나의 경험은 특별한 것은 아니었다. 나는 성인이 되면 즉시 공공생활을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정치 상황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여 이 계획에서 나를 이탈시켰다. 그때 민주정치는 혐오를 받고 있었으며 혁명이
50여 년 만에 소요산 성병관리소를 마주한 언니는 그 당시를 떠올렸다. 거대하고 무서운 건물로 기억하고 있었던 언니는 현재 낡고 초라한 건물 보며 성병관리소가 맞는지 몇 번이고 물었다. 소요산 성병관리소는 70년대 만들어진 건물로 정부가 성병 감염 진단을 받은 기지촌여성들을 그곳에 강제 수용해 완치 판정을 받을 때까지 감금했다.최근 동두천시는 구 성병관리소 대지를 매입해 ‘소요산 관광지 확대 개발사업 발전 방안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통해 해당 부지의 개발을 모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두레방이 속한 기지촌여성인권연대와 동두
평택시는 과연 노동정책이 있는지, 앞으로 노동 정책을 적극적으로 준비할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오늘날 노동 복지와 정책의 핵심은 기업 유치와 일자리 제공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질 좋은 일자리를 제공할 것인지, 어떻게 노동친화적인 법과 제도를 구축해 노동이 존중받는 환경을 조성할 것인지에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특히 ‘중대재해처벌법’,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의 직접 책임과 관리·감독 의무 영역이 확대되고 있으며, 지방자치단체장도 ‘중대재해처벌법’ 대상이 되고 있어 시민의 안전을 지
지난 1월 12일 세월호 유가족에 대한 ‘국가의 2차 가해’를 인정하는 판결이 나왔다. 세월호 희생자 118명의 유족 355명이 소송한 후 8년 만의 판결이다. 소송의 주요 내용은 두 가지다. 세월호 참사의 원인 제공 등 피해를 키운 국가의 책임과 청해진해운에 대한 소송이다. 1심 판결은 정부 책임도 인정하고 청해진 책임도 인정한 공동 위자료 지급 판결이 나왔다. 하지만 유족 중 228명이 1심에 불복해 항소한다. 국군기무사령부의 민간인 불법사찰을 비롯한 국가의 2차 가해에 대해서도 책임을 물어달라는 추가 청구였다. 2심 판결은 국
명실상부한 초고속 성장도시 평택시의 위상과 규모에 걸맞은 문화휴식공간이 있는가? 용산 미군기지의 이전과 삼성의 대규모 투자로 대한민국에서 기대감이 가장 큰 지역이 평택이다. 대규모 투자와 정부 지원에 대한 희망으로 전국 각지에서 사람들이 일자리를 찾아 모여들고 있고,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한 외국인 노동자들의 유입으로 평택시의 인구는 하루가 다르게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인구 증가에 따른 문화적 기반 구축과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 구성과 환경 조성에는 매우 소극적인 것 같아 아쉬움이 크다.최근 지자체별로 다양한 축제 콘텐츠를 개발
최근 경찰의 집중 단속으로 내담자인 이주여성이 출국하기 전까지 외국인보호소에서 보호받게 되었다. 새벽 늦게 받은 전화에 어떤 상황인지 몰라 부리나케 외국인보호소로 달려갔다. 외국인보호소에서 30분간 면회시간을 받고 휴대폰 등 소지품을 보관함에 넣어둔 채 면회실로 들어갔다. 투명하고 단단한 유리벽 넘어 반대편의 면회실로 내담자가 보였다. 그는 외국인보호소에서 제공한 옷을 입고 있었는데 그 옷은 마치 감옥에서 입는 죄수복과 닮아있었다. 신변 안전과 단속 관련 자초지종을 묻고 답하기에는 제약이 많은 상황,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었다. 보호
전 세계에서 한국과 공통점이 가장 많은 나라는 일본이다. 연공서열제, 일명 ‘호봉제’도 한국과 일본만 지키고 있고 검찰제도 또한 한국과 일본만 같다. 시험을 통해 공직에 들어가는 것도 한국과 일본이고 ‘차별금지법’이 없는 나라도 한국과 일본뿐이다. 그뿐인가 전 세계에서 일본어를 배우는 인구의 76%가 한국인이다. 그런데 일본 정부가 발행하는 외국인을 위한 일본어 공부책 중에 한국어판만 없다. 한국어판을 따로 내지 않는다는 의미다. 한국을 무시하는 행동이기도 하고 한국인이 일본어 공부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일본
한해에 과로사로 생을 마감하는 노동자가 최근 5년 평균 500명이 넘어가는 현실인데, 주무 부처인 고용노동부와 정부는 이런 현실을 알고도 이를 근절하기 위한 대책을 내놓기는커녕 오히려 과로사를 조장하는 노동시간 개악(안)을 예고했다.정부가 금과옥조처럼 떠받드는 미국 사례를 봐도 우리나라의 노동시간과 200여 시간이 차이가 난다. 독일, 프랑스 등 유럽과는 무려 400여 시간의 차이가 나는 현실은 감추고 있다. 이것이 과연 글로벌 스탠다드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청년 세대가 반기는 청년 세대를 위한 정책이라고 떠들어 대지만 도대체
최근 개봉한 설경구, 이하늬, 박소담 주연의 영화 ‘유령’은 1933년 일제강점기 경성을 배경으로 활동한 항일조직 ‘흑색단’이라는 곳에서 비밀리에 활동한 스파이 유령의 활약상을 다뤘다. 육삼정 의거는 김익상 의사의 황포탄 의거, 윤봉길 의사의 홍커우 의거와 함께 상해 3대 의거로 꼽힌다. 1933년 3월 17일 상해 남화한인청년연맹의 행동단체인 흑색공포단이 주도한 주중일본공사 아리요시 아키라 암살미수사건이다. 백정기, 원심창, 이강훈 등은 고급요정 ‘육삼정’에서 주중일본공사인 아리요시가 만찬을 한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폭탄과 권총을
2022년 4월 평택역 광장 아케이드상가 해체 공사를 알리는 행사가 있었고, 그해 9월 평택역 앞 광장 양옆의 허름한 건물들이 완벽하게 해체되었다. 허문 자리에는 꽃이 심어지고 벤치가 놓여 시민들을 위한 시민 정원으로 재탄생 되었는데, 요즘 이곳을 지나다닐 때면 불과 몇 개월 전 있었던 크고 낙후된 건물이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공간이 정돈되고 확장되었다.확 트인 광장에서는 주변 곳곳도 한눈에 더 잘 들어온다. 평택역에서 광장을 가로질러 버스정류장으로 바삐 오가는 사람들도 더 많이 보이고, 광장 옆에 바로 붙어있는 흡연구역도 한눈에
지난 2월 8일 개봉한 영화 ‘다음 소희’는 2017년 1월 전주 엘지유플러스 하청 콜센터에서 현장실습을 하던 특성화고교 3학년 홍수연의 산재 사망 사건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다. 영화는 현장 실습생 제도의 문제점뿐만 아니라 콜센터 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환경과 노동인권 문제 또한 잘 드러내고 있다.흡사 인력 파견소 마냥 오로지 학교의 취업률만을 높이기 위해 학생들을 중소기업에 현장 실습생으로 보내는 학교 현장의 모습이 영화 속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취업률이 높아야 신입생 모집도 쉽고 그래야 교육부로부터 재정 지원도 받을 수 있
지난 1월 윤석열 대통령은 세계적인 뉴스의 주인공이 되었다. ‘아랍에미리트의 주적은 이란이다’라는 발언 때문이다. 그렇다면 ‘주적’의 개념이 궁금하다. 원래 ‘주적’은 중세 유럽 봉건사회에서 영주의 적을 가리켰던 말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20여 년 동안 계속 사용해 익숙해졌지만 1995년 국방백서에 처음 등장한 말이다. 1994년 북한 핵무기 관련 논란이 있었고 그다음 해 국방백서에 ‘대한민국의 공식적인 주적은 북한이다’라고 명시된 것이다. 김영삼 대통령 시절 이야기다. 그다음 노무현 대통령 때 국방백서에서 주적이란 단어가 사라졌
최근 학교폭력을 주제로 한 드라마 ‘더 글로리’가 높은 시청률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으며 학교폭력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도 증가하고 있다. 학교폭력은 학교에서 학교폭력전담기구를 개최해 네 가지 요건을 충족하면 학교장 자체 종결 처리를 하고, 요건 중 하나라도 충족하지 않는다면 교육지원청의 학교폭력심의위원회에 회부해 사안을 처리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당사자들의 화해를 통한 원만한 해결이 가능한 사안들도 금쪽같은 내 새끼만 챙기는 일부 학부모와 법률 브로커에 의한 소송 유도로 사안을 확대하면서 종국에는 모두에게 상처만 남는 상황이 증가
아웃팅은 알려지지 않았으면 하는 개인의 정보가 타인에 의해 강제적으로 폭로되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이러한 아웃팅 사례는 성 착취 피해 사례에서도 문제가 되고 있다. ‘성매매’에 대해 바뀌지 않는 통념들이 있다. ‘돈을 쉽게 번다’, ‘사치스럽다’ 등 대부분 성매매피해여성들을 겨냥하는 말들로 채워져 있다. 업주와 업소 관계자들과의 위계로 움직이는 성 산업 구조 아래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수많은 성 착취 피해사례가 발생하고 있음에도 사회적 차별과 혐오의 화살은 여성들을 향한다. 또한 여전히 바뀌지 않고 있는 성매매에 대한 통념들 때문
우리가 느끼기에 시간은 무성적으로 흐르는 것 같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시간은 봄, 여름, 가을, 겨울처럼 리듬을 탄다. 십간과 십이지를 결합하여 만든 60개의 갑자력도 이런 시간의 리듬으로 만들어졌는데 동양철학에서는 12달, 1년 단위로 시간이 변하듯이, 기상학도 변하고 기운의 조합도 변하고 사람들의 마음도 바뀐다고 생각했다. 다시 말해 우주의 리듬과 사람 마음이 함께 움직이고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지난해 검은 호랑이의 해라고 하는 임인년壬寅年에는 그 이름에 걸맞게 코로나19가 지속되었고, 대통령 취임, 인플레이션, 카타르월드컵,
엄동설한이었던 지난 12월 31일 평택시 모 아파트에서 해고된 경비노동자가 있었다. 이 해고노동자는 지난 12월 20일 평택시의회에서 평택안성지역노동조합 소속 경비노동자들과 평택시 주택과 관계자 그리고 평택시의회 의원들이 3개월 초단기 계약에 따른 문제점과 해결방안을 논의한 간담회에도 참석했었다. 해고노동자는 이 자리에서 본인이 바로 3개월 초단기 근로계약을 맺고 있는 노동자라고 밝히고, 이러한 초단기 근로계약은 흡사 ‘노예 계약’과 다를 바가 없다고 그 고통을 절실히 드러냈었다. 해고노동자를 비롯해 간담회에 참석한 경비노동자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