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시내에서 멀리 떨어지고
민가주택이 없는 장소에
매립장과 소각장이 설치돼
민원사항은 전혀 볼 수 없었다.
이처럼 독일은 혐오시설에 대해
엄격한 거리제한을 두어
민원발생을 최소화하고 있다

 

▲ 최중안 의원
평택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
평택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가 4월 6일부터 16일까지 9박 11일 일정으로 프랑스와 독일의 선진시설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2015년 국외연수’를 다녀왔다.

산업건설위원회 의원들은 개선문에서 콩코르드광장까지 일직선으로 뻗어 있는 샹젤리제 거리를 둘러봤다. 프랑스인들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거리라고 자부하는 명소이자 파리 시내 최대 번화가다. 관광 가이드의 말에 의하면 이곳은 과거 들판과 습지에 불과했는데 17세기 초 거리를 정비하기 시작했고 왕비 마리 드 메디시스가 산책길을 조성하면서 샹젤리제 거리의 역사가 시작됐다고 한다.

거리에 가로수를 심고 로터리 등을 만들어 보행도로로 확장했으며 이후 이 거리는 플라타너스와 마로니에 나무로 가로수를 조성했고 화려한 쇼핑과 먹거리 구역, 공원조성 등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오가고 있다. 거리는 동쪽과 서쪽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동쪽은 그랑 팔레, 프티 팔레, 엘리제 궁전 등 웅장하고 화려한 건물이 자리 잡고 있고 서쪽은 레스토랑·카페·영화관·은행 등이 즐비한 상업지역이다. 동쪽에서는 느긋하게 산책을 즐기며 햇볕을 쬐고 서쪽에서는 쇼핑하는 관광객으로 북적이고 있었다.

베를린에서의 첫 방문지는 ABH MBA 생활폐기물 처리시설장이었다. 베를린 시내에서 멀리 떨어지고 민가주택이 없는 장소에 매립장과 소각장이 설치돼 민원사항은 전혀 볼 수 없었다. 이처럼 독일은 혐오시설에 대해서는 엄격한 거리제한을 두어 민원발생을 최소화하고 있다.

이 시설은 시설용량이 연간 8000톤으로 유기성 폐기물을 선별해 6주 발효 후 4주 안정화를 거쳐 매립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었고 특이한 점은 이 지역 주민들이 폐기물을 직접 운반처리 할 때 수수료를 면제해 주민들의 재활용 폐기물에 대한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는 점이다.

사람과 산업이 존재하는 한 쓰레기 발생은 필연이고 이를 처리하기 위한 관리도 필요하다. 다만 우리가 쓰레기 등 폐기물을 사라지게 할 수는 없어도 쓰레기를 에너지로 전환하거나 재활용·퇴비화·고형연료 등 환경적으로 안전하고 비용면에서도 효과적인 통합고형 폐기물 관리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본다.

독일에서의 다음 일정은 1971년부터 ‘항공기 소음방지법’을 제정해 공항 주변 소음방지대책을 추진하고 있는 람슈타인 지역 시민단체인 ‘소음대책협회’ 방문이었다. 이 협회는 2002년 결성된  시민단체로 약 40여명의 회원으로 이뤄져 있다.

이 지역에는 유럽의 미공군사령부와 나토공군사령부가 있고 주한미군 재배치로 전국 최대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다. 유럽과 중동의 분쟁지역으로 출격하는 전투기의 시발점으로 평소 훈련비행과 더불어 항공기 소음이 끊이지 않아 지역 특성이 평택시와 상당히 흡사했다.

소음에 대한 보상으로 1주택당 1회에 한해 2500유로를 지급하고 주택별로 정부에서 지정한 전문가에게 의뢰해 전문가의 판단에 따라 이중창이나 삼중창 지원, 지붕에 소음방지시설 설치를 지원하고 있다.

군용항공기 소음과 관련한 시민단체와 간담회를 통해 우리나라도 독일처럼 국회에서 계류 중인 ‘군 소음법’이 통과돼 소음으로 피해를 입는 주민과 민원 증가의 원인을 빠른 시간 내에 해결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마지막으로 방문한 곳은 프라이부르크의 보봉생태주거단지다. 보봉마을에는 단지 입구와 단지 외곽에 유로로 사용하는 공동주차장이 있고 자동차를 주택단지 안으로 들여놓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주민들의 자동차 보유대수는 10명당 2.5대꼴로 아주 낮으며 반면 자전거 보유대수는 한 명당 1대 꼴로 높다. 이들은 자동차와의 불편한 동거 대신 노면전차·자전거·버스 등의 이동수단을 선택하고 있다. 석유와 원자력을 넘어서 진정한 ‘녹색운동’을 선택한 프라이부르크 시민, 보봉생태마을 주민이 있기에 그들의 경험과 지혜는 석유와 원자력에 빠진 이들에게 좋은 교훈이 될 것이다.

지난 9박 11일 동안 진행한 프랑스와 독일연수 결과는 평택시 발전을 위해 요긴하게 쓰일 것을 확신한다. 선진사례를 살펴볼 수 있는 기회를 주신 시민들에게 머리 숙여 감사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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