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 YWCA 이젠 널리 알릴 터”

부드러움과 모성성으로 지역사회 변화 유도
청소년·여성·노인, 소외계층 프로그램 다양

 
평택YWCA는 2000년 2월에 창립돼 ‘생명의 바람, 세상을 살리는 여성’이라는 주제로 지역사회를 위해 여성운동, 청소년운동, 기독교운동 등을 펼치고 있다. 평택YWCA는 여성의 사회참여라는 면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부여하지만 무엇보다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모성의 따뜻함으로 사회의 어두운 면과 취약한 면들을 세심하게 보듬는다는 점에서 일반 시민단체와는 그 맥을 달리한다.

왼손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저희가 기독교를 모토로 하고 있는 만큼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라는 이념을 실천하고 있어요. 그동안 YWCA가 어떤 일을 하는지 잘 모르는 분들이 있다면 아마 저희가 그런 생각으로 일을 했기 때문일 거예요. 그래도 그동안 참 많은 일들을 해 왔는데 이 기회에 좀 더 많은 분들이 YWCA에 대해 알고 저희들과 함께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평택YWCA의 김윤희(58) 회장은 개인의 이야기를 들려달라는 말에 자신보다는 평택YWCA에 대해 더 많이 알려달라며 극구 사양한다. 굳이 본인을 드러내지 않으려는 것도 아마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라는 그 이념과 뜻을 같이하기 때문이리라. 자신보다는 늘 든든하게 힘을 보태주는 이사들이, 그리고 보이지 않게 일하는 직원들이 더 돋보여야 한다고 말하는 김윤희 회장은 평택YWCA 창단 멤버로서 현재 7대에 이어 8대 회장을 연임하고 있다.
“우리 단체를 어떻게 소개해야 할까요. 영문 이니셜로 되어있어 잘 모르는 분들도 많을 텐데 말예요. 시민단체이긴 하지만 기독교를 종교로 가진 여성들이 기독교 정신에 부합하는 일들을 한다는 것이 기본적인 생각입니다. 회원들의 회비로 운영되는 만큼 운영이 어렵고 힘들지만 지역에서 꼭 필요한 단체, 시민들로부터 저 단체가 하는 건 믿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면 그걸로 만족합니다”
한광여자고등학교 출신으로 처음엔 동문들과 함께 시작했다는 김 회장은 평택이 고향이며 30여 년간 유치원을 운영하기도 했다. 김 회장은 굳이 평택YWCA를 알리기 위해 노력한 적이 없다면서도 홍보가 아니라 지역을 위해 단체가 하는 일들을 알리면 몰라서 동참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더 많이 동참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고개를 끄덕인다.  

로컬푸드 등 다양한 프로그램 진행
“저희는 소비자상담실과 여성상담실, 청소년 상담실 등을 개소하고 고용노동부가 지정하는 ‘고령자 인재은행’을 운영하고 있기도 해요. 또 산모와 신생아 도우미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으로서의 역할도 하고 있지요. 저희 사업으로는 민들레 옥토가 있는데 지역 먹을거리를 지역에서 소비하자는 취지로 평일 점심을 이용해 음식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습니다. 생각보다 반응이 꽤 좋아요”
평택YWCA가 지역을 위해 하는 일 중에는 주목할 만한 프로그램들이 꽤 많이 있다. 어린이 자연 및 생태교육 강사를 양성하는 과정은 향후 주5일제 수업의 활성화를 앞두고 지역 청소년을 위한 건전한 참여기회를 부여할 것으로 기대되는 프로그램이다. 또한 경험이야 말로 국가적 자본이라는 생각으로 나이보다는 능력을 앞세운 고령자 인재은행 프로그램은 50세 이상으로 일자리를 원하는 고령자에게 무료로 취업을 알선해 주는 일을 해 노인문제에 있어 푸른 신호등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로컬푸드에 앞장서는 단체로서 지역의 먹을거리를 활용한 ‘민들레 옥토’는 주류를 팔지 못하는 기독교 이념 상 저녁시간을 운영하지 못해 이윤을 많이 창출하지 못한다는 아쉬움도 있지만 지역 농산물을 지역에서 소비함은 물론이고 점심 이후 남은 음식을 사회에 환원하는 봉사로 전환할 수 있어 이들의 보람에 한 몫을 더하고 있다. 특히 이번에 진행하고 있는 ‘행복한 밥상 꾸러미’는 평택YWCA가 생산자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해 각 가정으로 배달까지 해 주는 시스템을 도입함으로써 맞벌이 부부를 비롯해 가족의 건강을 생각하는 주부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기도 하다. 

여성들의 순수한 지역사회참여
“평택YWCA는 16명의 이사로 구성돼 있어요. 프로그램 사회위원회, 홍보출판위원회, 소비자위원회, 회원위원회, 청소년위원회, 직업개발위원회 등의 6개의 프로그램 위원회가 있어 각 분야별로 많은 활동들을 진행하고 있지요”
여성 회원들이 가진 능력을 개발시켜 자아실현을 돕고 정의로운 사회 실현에 일익을 담당하도록 돕는 역할은 비단 여성 한 개인의 문제뿐만이 아니라 지역, 나아가 사회에도 건강한 양성평등의 기회를 부여한다는 점에서 크게 환영할 일이다.
“현재 가장 많은 기도를 하고 있는 건 저희 건물을 갖게 해달라는 거예요. 건물에 욕심이 있어서가 아니라 교육장 등이 잘 갖춰져 있으면 더 많은 일들을 할 수 있는데 현재는 그럴만한 공간이 부족하거든요”
여성이 바꿔가는 사회, 그리고 개인보다는 가정이라는 테두리를 늘 먼저 생각하는 여성의 성품이 사회 속에 녹아들 수 있다는 것은 여성의 사회참여가 주는 장점이기도 하다. 때문에 YWCA에서 여성 정치인들이 속속 배출되는 것은 그리 이상한 일이 아니지만 또 하나 특이할만한 점은 이 단체가 어떤 정치색도 띠지 않는다는 점이다. 
여성 인력은 많으나 적극적인 사회참여는 아직도 미지수라고 말하는 김윤희 회장, 그녀는 여성의 부드러움과 많은 걸 포용할 수 있는 모성이 사회 속에 스며 좀 더 나은 지역사회를 만들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특유의 환한 미소를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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