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승읍 도곡리 신흥개발지 “시민안전 위협”

경찰력 태부족, 23명이 4만 5천여 명 주민 보호
외국인 범죄 급증, 한시라도 빨리 해결책 내놔야

▲ 600여동의 도시형 생활주택이 밀집해 있는 원룸촌 일원
▲ 밤이면 네온사인이 휘황찬란한 유흥업소 밀집지역
수원 여성 성폭행 살인사건이 일어난 지난 4월 2일, 불과 7시간의 시차를 두고 평택시 포승읍에서도 비슷한 유형의 부녀자 납치성폭행 사건이 일어났다. 수원 사건은 피해자의 사망이라는 최악의 결과로 나타났지만 다행히 포승에서는 납치됐던 피해여성이 다음날 범인에 의해 눈이 가려진 상태로 풀려나서 시민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 포승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수원 사건과 동일한 유형의 부실수사 논란이 일고 있고 그 원인의 하나로 포승읍 도곡리 지역 치안 유지에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는 의견이 대두됨에 따라 향후 근본적인 차원에서 치안에 대한 검토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곡리, 평택의 라스베거스
평택항·국가산단 밀집
원룸 6백여동, 1만 가구 형성
낮에는 한산, 밤이면 ‘불야성’

현재 포승읍 도곡리 일원은 포승국가산업단지와 평택항, 해군2함대사령부 등이 위치해 있어 많은 인력이 상주하고 있고 평택시에서 어느 지역보다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다.
도곡리 지역은 동쪽에 아파트 단지와 각종 주거편의시설, 학교가 들어서 있고 산업단지에 가까운 30만㎡(9만여 평)의 서쪽은 2종 주거지역 15만㎡와 각종 유흥시설이 밀집해 있는 일반상업지역 15만㎡로 구성돼 있다.
2종 주거지역은 작게는 3평 크게는 7평 정도의 원룸 600여동, 1만여 가구가 밀집되어 있으며 각 동의 1층은 대부분 각종 음식점, 노래방, 유흥주점, 오락실 등으로 빽빽이 들어서 있고  슈퍼마켓이나 기업형 할인마트 보다는 손쉽게 물품을 구입할 수 있는 편의점 위주로 상권이 형성돼 있어 이곳이 쾌적한 주거전용지역이 아니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왕복 4차선 도로를 사이에 두고 주거지역 맞은편에 자리한 일반상업지역은 낮과 밤이 전혀 다른 모습을 지닌 곳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유흥업소가 밀집해 있다. 낮 시간에는 지나가는 행인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이지만 어둠이 짙어 가면 유흥업소들은 손님들로 넘쳐나고 길거리는 취객을 유혹하는 유흥업소 네온사인들로 넘쳐나 처음 이곳을 찾는 시민들은 상상외의 풍경에 놀랄 수밖에 없다.
2년째 도곡리에서 노점을 하고 있다는 K 모 씨는 “낮에는 한산하지만 밤만 되면 서울 어느 도심 못지않게 불야성을 이룬다. 야간에는 주차할 곳이 없어 도로를 불법 점거한 차량들로 통행이 어려울 지경”이라며 “송탄이나 평택 시내에서도 원정 오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로 이곳 상권이 활성화되어 있고 그만큼 소소한 다툼들도 많이 일어난다”고 말했다.

치안부재, 인력·입지 등 복합적 원인
포승읍 주민등록자 2만7천여 명
미등록자 많아 인구 4만5천여 명 추산
경찰, 7명씩 3교대 ‘근무벅차’

문제는 이렇게 많은 인구가 거주하고 유흥시설이 밀집한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경찰 병력이나 각종 행정 기관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데 있다.
2012년 4월말 현재 주민등록상 포승읍은 1만 2145가구에 2만 6767명이 거주하고 있다. 그러나 도곡리 믿음공인중개사사무소 이성주 부장은 “약 1만여 가구에 이르는 도곡리 원룸촌 거주자들의 상당수가 주민등록 이전을 하지 않고 살고 있다”고 말해 실제 포승읍 전체 거주자는 파악된 것보다 훨씬 많은 4만 5000여 명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이렇게 거주 인구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포승지역의 치안을 책임지고 있는 포승파출소에는 23명의 인원이 2대의 순찰차를 이용 7명씩 3교대로 근무하고 있어 인력과 장비가 태부족한 형편이다.
이마저도 파출소가 위치한 내기3거리 포승읍 소재지와 도곡리 원룸밀집촌은 자동차로 15분 거리에 있어 긴급 상황 발생시 신속한 출동이 어려워 범죄예방은 커녕 발생한 사건 처리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다 포승지역에서 같은 시간대에 두 군데 이상의 사건이 발생하면 상황 대처가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2011년 말 현재 경찰 한사람이 책임지는 인구수는 전국 평균이 501명인데 반해 경기도는 663명으로 전국 최고 수준이며 평택은 이보다 더 높은 769명, 그 중에서도 포승은 1174명으로 전국 평균의 2.3배에 달한다. 더욱이 주민등록 미등록 인구를 포함하면 경찰 1인당 2000여 명 가까운 주민의 생명과 안전, 재산보호를 책임져야 하는 것으로 분석돼 포승지역 치안문제는 경찰 개개인의 문제가 아닌 구조적인 문제를 안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포승파출소 이승규 경사는 “한 곳에서 사건이 발생하면 다른 곳에서 사건이 생겨도 여유인력이 없어 먼저 접수된 사건을 처리한 후에 출동할 수밖에 없는 고충이 있다”며 “도곡리까지는 신호위반을 하면서까지 긴급 출동해도 10분 이상이 걸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치안부재를 해소하기 위해 평택경찰서는 평택해양경찰서, 해군2함대, 기동순찰대, 시민경찰과 함께 매주 수요일 합동순찰을 하고 있으며, 평택경찰 방범순찰대는 비정기적으로 여술근린공원에 이동파출소를 설치, 범죄 예방활동에 힘을 쓰고 있으나 시간과 예산상의 제약 요소가 많아 그 효과는 아직 미미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인 범죄 증가도 한 몫
거주 인구중 10%, 2천여 명 외국인
미등록자 주민등록 유도 필요
늦은밤 보안등 점등 안된곳 많아

최근 수원사건에서 나타났듯이 포승읍 도곡리도 외국인 범죄율이 점차 증가하고 그 폭력성도 커지고 있다는 점을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할 사항이다.
올 4월 10일 경찰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범죄율(전 국민에 대한 범죄자 비율)이 평균 3.77%를 기록한 가운데 외국인 범죄율(전체 외국인에 대한 외국인 범죄자 비율)은 1.92%를 기록했다. 특히 산업단지 인근지역처럼 외국인 밀집지역의 외국인 범죄율은 2.60%로 외국인 전체 평균 범죄율에 비해 매우 높은 편이다.
중요한 것은 지난 2007년 대비 내국인 범죄율은 29.3% 줄었지만 외국인 범죄율은 131.4%로 대폭 증가해 국내 체류 외국인 증가에 따른 관련 범죄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이들의 범죄 유형별 추세를 보면 살인과 강도·강간·폭력 같은 강력범죄 비율이 점차 높아지고 있음을 알 수 있는데 이는 외국인에 대한 혐오감으로 이어져 다문화사회 도래를 앞두고 시급히 해결해야할 과제라는 것이 중론이다. 최근 보도된 언론에 의하면 경찰 관계자는 “외국인들은 범죄 때 주로 흉기를 사용하며 법 대신 폭력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있다”고 전해 이와 같은 우려를 뒷받침했다.
포승읍 도곡리 믿음공인중개사사무소 이성주 부장은 “이 지역 인구 중 약 10% 정도의 비율로 조선족을 비롯한 외국인 노동자들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본인의 이름으로 원룸을 임대하는 경우가 극히 드물기 때문에 어느 곳에 몇 명이 거주하는지는 알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밝혀 거주자에 대한 소재파악이 어려운 점도 범죄 증가의 한 원인으로 볼 수 있다.
보안등이나 CCTV가 설치되어 있기는 하지만 보안등의 경우 최근 두 차례 평택시사신문에서 취재한 결과 실제로 점등되지 않은 곳이 많았고, 식당 등 업소의 간판불이 꺼지기 시작하는 자정 이후에는 자동차 불빛 없이는 통행이 어려울 정도여서 보안등 유지관리에 평택시가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상황이다. 이곳에 거주한지 1년이 되었다는 한 시민은 “거리거리 골목골목 마다 CCTV가 많이 있지만 쓸모가 없는 것 같다”며 “얼마 전 CCTV 앞에 차를 세워놨었는데 누군가 차량을 파손한걸 보고 신고했는데 현장을 찍어야 할 CCTV가 반대방향으로 돌아가 있어서 범인을 잡지 못했다”고 말했다.

실거주인 파악, 치안·행정 반영해야
행정, 현지 출장소 신설 시급
파출소 신설, 경찰 증원 절실
포승 치안문제는 ‘평택의 미래 치안’

평택시사신문의 기획취재에 동행한 평택참여자치시민연대 손현식 사무국장은 “이런 곳에 제대로 된 행정관서 하나 없다는 것이 더 문제다. 면사무소 신설이 예산이나 인력 때문에 어렵다면 간이출장소 같은 시설을 갖춰 주민편의를 도모하면 주소지 이전 비율도 높아지는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통해 통계상의 인구수와 실제 거주 인구수의 오차를 줄여 등록 인구가 증가한다면 법적인 지원 요건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또 “치안 취약지역에 순찰초소를 세워 예방활동을 할 수 있도록 평택시와 경찰서 간의 긴밀한 협조가 필요하다”고 현장을 답사한 견해를 밝혔다.
평택은 곳곳에 산업단지가 들어서고 삼성, LG전자와 같은 대기업 유치가 가시화 되면서 외국인과 외지인들의 유입·증가가 예상된다. 또 주한미군 평택이전으로 다문화사회가 급속히 진전되면 향후 치안문제가 중요한 이슈로 떠오를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포승읍 도곡리 치안문제는 평택의 미래 치안을 보여주는 바로미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다양하고 복잡한 숙제를 갖고 있다. 때문에 주민의 생명과 재산보호를 위해 한시라도 빨리 평택시와 경찰, 관계 기관이 힘을 모아 해결책을 내놔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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