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장마가 오기 전인데,
리더스하임·우미린아파트 주변
보전녹지구간 배수로·집수정에서만
50여 개체 이상 맹꽁이가 확인됐다.
지난해 늦장마 때 내린 정도의
비가 온다고 해도 이곳에 출현할
맹꽁이는 수백 마리가 넘을 것이다

▲ 김만제 소장
경기남부생태교육연구소
지난 6월 24일 제주에서 시작된 장마전선이 평택을 덮는 데는 채 하루가 걸리지 않았다. 오매불망 장마만을 기다려왔던 맹꽁이들에게는 장맛비의 양이 아니라 장맛비의 시작만으로도 번식을 준비하는 계기가 되었다.

사실, 장마가 시작되기 전부터 맹꽁이의 움직임은 예사롭지 않다. 장마전선 상에서 발달하는 저기압의 흐름을 감지한 수컷 맹꽁이들은 야트막한 산으로부터 내려와 물 고인 곳에 자리를 잡은 후 암컷을 기다린다. “맹, 맹, 맹~” 마을을 떠들썩하게 하는 그들의 우렁찬 울음소리는 장맛비로부터 시작되며 번식을 위한 암컷들의 움직임 또한 이때부터다.

지난해 7월 중순, 예년보다 한 달이나 늦은 장마가 시작되었을 때 이미 공사를 마쳤거나 공사가 진행 중이던 평택 이화택지지구(구 소사벌택지지구) 전체가 맹꽁이의 울음소리로 넘쳐난 적이 있었다. 장마가 오기 전 이미 우미린아파트 공사현장 주변의 보전녹지를 중심으로 배수로와 집수정 그리고 초등학교 예정지 웅덩이에서 20개체 이상의 맹꽁이 성채를 발견해 덕동산 맹꽁이서식지 등으로 옮겨주었지만 이것은 극히 일부분에 지나지 않았다.

2011년 6월, 환경부는 맹꽁이를 포함한 18종을 멸종위기종 해제후보종으로 지정함으로써 법적 지위와 관련하여 맹꽁이가 위기에 놓인 적이 있었다. 맹꽁이의 해제후보종 사유로는 주변에 광범위하게 분포하고 개체수가 많다는 이유였지만 그 이면에는 개발에 따른 사업주체자들의 적극적인 건의가 작용했을 것으로 본다.

전문가들은 “맹꽁이의 서식처 자체가 논 습지나 야산 같은 곳으로 사람들의 개발 압력이 높은 곳이다. 산업단지 혹은 택지개발지구에서 자주 발견된다고 해서 그 개체 수 전체가 늘어났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한다.

환경영향평가를 거쳤기에 멸종위기종 맹꽁이가 나와서는 안 될 평택 이화택지지구(구 소사벌택지지구)의 개발현장에 맹꽁이 출현이 끊이질 않고 있다. 2013년에는 비전중학교 앞 대광교회를 중심으로 주민들의 신고가 있었고, 작년에는 대광교회 쪽은 물론이고 리더스하임아파트와 우미린아파트 공사현장주변 보전녹지를 중심으로 수없이 많은 맹꽁이들이 생명의 소리를 이어갔다. 심지어는 멸종위기종인 금개구리도 비전중학교 옆 공터에서 발견돼 200개체 이상을 배다리저수지에 조성된 대체서식지로 옮겨주었다.

아직 본격적인 장마가 오기 전인데, 리더스하임아파트와 우미린아파트 공사현장주변 보전녹지구간 배수로와 집수정에서만 50여 개체 이상의 맹꽁이들이 이미 확인되고 있다. 앞으로도 우리의 편안한 삶을 위해 넘고 가야 할 생명들은 얼마나 많아야 하며, 이 끝은 어디인가? 생명 있는 것들에 대한 깊은 관심이 없는 상황에서 이화택지지구(구 소사벌택지지구)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규모의 고덕국제화계획지구는 현재 공사 중이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맹꽁이와 함께 환경부 멸종위기종에 속한 금개구리와 수원청개구리 또한 같은 처지에 놓여 있다는 것이다. 쉼 없이 이어지는 개발로 땅속에 묻히거나 죽음으로 내몰려야 할 우리 맹꽁이들, 그 귀한 생명의 끝은 대체 어디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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