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단체에서도 의료진들에게
많은 격려와 지원을 보내주어
힘들었던 마음이 조금은 용기를
되찾고 있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
직원들은 이러한 고마운 마음을 받아
더욱 힘을 내 시민의 주치의 병원으로
오늘도 열심히 뛰고 있다

 

▲ 김병근 병원장 박애병원
메르스 바이러스의 전파가 끝을 보이는가 싶더니 예기치 못한 확진 환자 발생으로 그 연결 고리를 끊지 못하고 여전히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산발적 파장이 지속되어 걱정이 된다. 그러나 전 국민이 메르스에 대해 경각심을 갖고 있으며 정부가 메르스 퇴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고 모든 병원들이 철저한 진료체계와 방역에 힘쓰고 있기에 조만간 종식 될 것으로 예상한다.

메르스 발생 이후 지난 한 달여 동안 단 하루도 마음편히 잠을 이뤄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박애병원은 메르스 바이러스에 대한 정보가 부족했던 때에도 발 빠르게 메르스 전담의료팀을 구성하고 원내 전 구역을 매일 3회 소독하며 최초 공간살균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방역에 만전을 기해왔다.

또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선별진료소 운영과는 별도로 병원 정문과 후문에서 24시간 교대로 내원객의 체온체크·문진표를 작성하며 철저하게 대비했다.

이렇게 긴장을 늦추지 않고 밤낮으로 고생한 덕분인지 여러 메르스 감염환자가 경유해 갔지만 박애병원은 감염환자가 한명도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현실은 냉혹했다. 메르스 감염 환자가 경유해 갈 때마다 확실하지 않은 보도와 여론으로 시민들이 박애병원을 기피하곤 했다. 입원 환자들도 불안해하며 다른 병원으로 가는 것을 원하기도 했다.

감염예방 시스템을 구축하고 22번 메르스 의심환자를 발견해 보건소에 신고하고 격리치료를 받을 수 있게 했지만, 병원에게 돌아오는 건 메르스 경유병원이라는 타이틀뿐이었다. ‘메르스 병원‘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로 인해 환자감소와 매출은 급감했고, 메르스 경유병원에서 일을 한다고 하면 바라보는 시선도 곱지 않아 직원들의 스트레스는 이만저만한 것이 아니었다. 

외래 입원 환자 모두 50%이상 줄어들었고, 계속된 교대 운영으로 물질적·체력적으로 많이 지쳐 있었다. 그러나 의료인으로서의 사명감은 우리를 여전히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감염예방과 방역에 최선을 다하도록 만들었다. 메르스 전담의료팀 구성으로 24시간 비상근무체제 돌입과 감염예방을 위해 병원 전역 방역과 환자들의 손 소독 강화, 병실 침상·상두대·창문·에어컨 등을 전부 소독했다.

메르스 발병 후 평택지역 경제도 침체기로 접어들었다. 거리에는 사람들이 보이지 않게 되었고, 각종 행사들이 취소됐으며 사람들과의 만남을 기피하는 현상까지 생겨났다. 이런 상황에서 시내중심지에 있는 박애병원의 고통은 더 클 수밖에 없었다.

국민안심병원으로 지정된 후에는 고객들이 메르스의 감염으로부터 안심하고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별관 검진센터를 선별진료소와 안심병원으로 별도 운영하여 본원과 완전히 분리된 진료를 시행했다.

이러한 마음을 알아준 때문인지 각 단체에서도 의료진들에게 많은 격려와 지원을 보내주어 그동안 힘들었던 마음이 조금은 용기를 되찾고 있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 직원들은 이러한 고마운 마음을 받아 더욱더 힘을 내 평택시민의 주치의 병원으로 클린 박애병원으로 거듭나겠다는 각오로 오늘도 열심히 뛰고 있고 그런 모습을 보는 나 역시 다시 한 번 의료인으로서의 사명감을 되새긴다.

이제는 메르스가 종식된 이후를 준비해야 할 때다. 감염을 우려해 가까이 하지 못했던 이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러 가고, 마스크를 벗고 이웃들과 함께 즐겁게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날도 멀지 않았다.

병원 기피현상으로 인해 치료를 받아야할 환자들이 내원하지 못하는 상황도 이젠 메르스 종식을 앞두고 다시 마음 편히 치료를 받으며 걱정과 근심을 함께 풀어나가고 건강한 웃음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삭막했던 평택시가 다시 활기를 되찾고 예전의 사람 냄새나는 거리로 돌아오길 희망한다. 때마침 오랜 가뭄에 반가운 비소식도 있다. 곧 우리 모두에게 반가운 소식이 올 거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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