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악의 가뭄으로 인한
농산물 가격 폭등에도
농민들의 소득은 늘지 않고
소비자만 울상이다.
기초농산물 국가수매제 실시로
농민과 소비자가 함께
웃을 수 있는 세상을 만들자


▲ 이상규 정책실장
평택농민회
기나긴 가뭄이 지속돼 밭에 심은 곡식들이 말라죽고 농민들의 마음이 타 들어가고 있다. 과학이 발전하고 농업기술이 발달해도 ‘농사는 하늘이 짓는 것이다’라는 옛 어른들의 말씀처럼 지독한 가뭄을 이길 도리가 없어 농민들은 그저 하늘만 바라볼 뿐이다.

2015년 한반도에 불어 닥친 사상 최악의 가뭄! 극심한 가뭄의 끝이 보이지 않아 속이 타들어가는 것은 농민들만이 아니다. 도시 서민·소비자들의 마음도 편치 않다.

오랜 가뭄으로 채소를 비롯한 각종 농산물의 작황부진으로 생산량이 줄어들어 농산물 값이 많이 올랐기 때문이다. 배추·무·감자·마늘·양파 등 거의 모든 봄철 농산물 값이 예년에 비해 많이 올라 소비자들이 장보기가 무섭다는 말이 나올 정도라 한다. 

아주 상식적인 이야기이지만 농산물은 공산품과 달라 짧은 시간에 필요할 때마다 마음대로 만들어 낼 수가 없다. 또한 공산품처럼 가격이 올랐다 해서 그 이윤이 생산자인 농민에게 고스란히 돌아가는 것도 아니다.

농민 입장에선 생산량 감소로 현재 형성되고 있는 농산물의 높은 시세가 대부분 농가에겐 ‘그림의 떡’이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로 지구 한쪽에선 극심한 가뭄이 지속되고 반대편에선 집중호우로 인한 물난리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많은 나라들이 이상기후를 대처하고 농산물의 안정적인 수급을 위해 각종 농업 대책들을 내놓으며 자국의 농업을 보호하고 있다.

그런데 유독 우리나라는 농업을 홀대하고 경쟁력 운운하면서 값싼 수입농산물 공급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작금의 상황처럼 우리 국민들에게 필요한 필수 농산물이 부족할 경우 농산물 생산 안정 대책을 내놓고 중장기적으로 농산물이 안정적으로 공급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수입농산물 저가 공급정책 일변도의 수급 대책을 반복적으로 내놓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농산물의 수급 불균형과 가격 폭락과 폭등에 따른 농민과 소비자 피해를 동시에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인가?

분명 길은 있다. 바로 ‘기초농산물 국가수매제’인 것이다. 기초농산물 국가수매제란 쌀·보리·고추·마늘·양파 등 우리 국민 식생활의 필수적인 농산물의 생산기반을 정부가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수급을 조절하며 적정 가격을 유지하기 위해 국가가 수매하는 제도이다. 또한 농민·소비자·정부가 참여하는 가칭 ‘기초농산물국가수매위원회’를 두어 기초농산물의 생산과 가격 상·하한선을 결정, 안정적인 농산물 공급을 위한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농민들은 최소한의 생산비를 보장받을 수 있으며 소비자는 지속적으로 적정한 가격에 농산물을 공급받을 수 있게 된다. 가격 폭락과 폭등이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현재 우리 농업이 갖고 있는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제도이다. 

기초농산물 국가수매제를 시행할 수 있는 법안이 지난 5월 새정치민주연합 황주홍 의원에 의해 제19대 국회에 발의돼 있는 상태다. 여·야 구분 없이 이 땅의 농업을 살리고 농산물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국회의 적극적인 논의를 통해 제도가 만들어 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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