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6년 7월 8일

 

친구들과 물놀이 갔다가 빠져 죽어
‘세상을 등지고 어데로?’처럼 슬픔만

 
“경기도 진위군 서면 노양리(京畿道 振威郡 西面 老陽里) 일백삼십오번지 김백호(金白虎)는 지난 팔일에 동리 아이들과 함께 그 앞 계양(桂陽) 개천에서 목욕을 하러 갔다가 깊은 물에 빠져 그만 무참히 빠져 죽었는데, 박도화(朴桃花, 45)라는 과부의 독자로 그가 처함이 죽었으므로 그의 모친은 그만 기절하여 어쩔 줄 모르다가 같이 죽는다고 물에까지 뛰어 빠진 것을 동리 사람들이 구조하여 겨우 생명에는 관계가 없으나 시체를 붙들고 애통함은 차마 볼 수가 없었더라”(동아일보, 1926년 7월 16일자)

비는 안 와도 걱정, 너무 와도 걱정이다. 최근 장마철에 비가 오지 않아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요즘 뉴스 중에서 가장 관심이 많은 것이 ‘일기예보’다. 해마다 여름이면 장마와 태풍으로 많은 피해를 입기 때문에 날씨에 관심이 많다. 이에 비해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물놀이 등 피서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전국의 해수욕장이나 물가에는 피서객으로 넘쳐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물놀이 사고가 잦다는 것이다. 안전을 강조하고 스스로도 안전을 지키고자 하지만 그럼에도 사고는 늘 우리 주변을 맴돌고 있다.
1926년 평택에서도 물놀이 사고가 나서 마음을 아프게 했다. 지금의 팽성읍인 진위군 서면에 살고 있는 과부에게 아들 하나가 있었는데, 김백호였다. 나이는 정확하지는 않지만 ‘아이들과 함께’라고 한 것으로 보아 지금의 초등학생에 해당되지 않을까 한다. 무더위가 시작되는 7월 8일 아들 김백호는 친구들과 계양 앞을 흐르는 둔포천으로 물놀이를 갔다. 즐겁게 놀던 김백호는 수심이 깊은 곳으로 헤엄쳐 나갔다가 그만 허우적거렸다. 친구들이 구해주려고 했으나 깊은 물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끝내 목숨을 잃고 말았다.
하나 밖에 없는 아들이 죽었다는 소식을 들은 어머니 박도화는 하늘이 무너지는 것과 같은 충격이었다. 박도화는 아들을 따라 같이 죽으려고 물로 뛰어 들어갔지만 마을 주민들이 구조해 겨우 살아날 수 있었다. 아들을 잃은 어머니의 마음은 말로 표현하기가 어렵지만 ‘세상을 등지고 어데로?’처럼 참담함 그 자체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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