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지역 교회 보호하려다 ‘사회문제로 관심 확대’

 
평택시기독교연합회 개발대책위원장으로 활동하며 지역사회 현안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있는 고연복(60·성은장로교회) 목사는 매우 보수적인 신앙노선을 견지하고 있는 목회자였다. 여목사와 여장로제도를 반대하며 WCC로 알려진 세계교회협의회에 가입한 교단 교회들과 분명하게 선을 긋고 있는 그가 정부나 지자체의 개발정책을 강하게 비판하는 이유에 대해 들어봤다.

왜 개발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나
“평택시의 재개발사업 예정지에 상당수 교회들이 포함돼 있는 것을 보고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언젠가 원유철 국회의원이 국정보고회를 하는데 가서 재개발지역에 있는 교회에 대해 대지 350평 미만은 폐지하고 350평 이상 되는 교회는 유지한다고 하는 재개발 정책에 관한 유인물을 보게 됐어요. 그렇다면 제가 목회하는 신장동 재개발지역만 해도 350평 이상 되는 교회가 5개에 불과한데 그 밖에 규모가 작은 교회들은 모두 청산해야 된다는 말 아닙니까. 그래서 3년 전 평택시기독교연합회에 ‘개발대책위원회’라는 특별위원회를 만들었던 것입니다”

‘평택지원특별법 개발포럼’에 대해서 곱지 않은 시각도 있었는데
“우리가 개발구역 내에 있는 교회를 보호하기 위해 개발대책위원회를 구성했는데, 그 지역에는 교인들도 많이 살고 있었습니다. 그 분들도 우리에게 와서 도와달라고 요청했지요. 개발위원회에서 조사를 해보니 상당수 교인들이 개발구역 내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개발구역내 교회문제만 다룰 것인가, 사회 전반의 문제를 다룰 것인가, 고민하다가 결국 사회문제로 확대해 목소리를 내게 된 것입니다. 그 후 우리는 평택시에 많은 요구를 했습니다. 평택시는 귀를 막고 들어주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개발문제에 대해 객관적으로 조명할 수 있는 방법으로 생각해낸 것이 ‘평택지원 특별법에 의한 개발포럼’이었습니다”

성은교회 주변 재개발 절실하지 않나
“이 동네는 신장동 뉴타운지역입니다. 이것도 속임수예요. 반경 3km 지역 내의 개발은 의무적으로 해야 합니다. 그 동안 이 지역은 미군부대 때문에 전혀 개발하지 못 했습니다. 국방부장관의 허가가 있어야 개발할 수 있었죠. 그러나 평택지원 특별법에 의해 국가의 권한이 행정자치부장관이나 시장에게 넘어왔습니다. 반경 3km 이내의 정비사업은 의무적으로 하도록 돼 있는데 평택시가 돈을 들이지 않기 위해 주민들에게 떠넘긴 것입니다. 주민들은 모르고 떠맡았지만 똑똑한 주민들은 합의하지 못하겠다고 항의했습니다. 그 동안 주민들이 많이 항의를 했지만 평택시는 대책도 없고 개발하겠다는 적극적인 의지도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고연복 목사는 충남 홍성 출신으로 26년 전 평택시 서정동에 와서 개척한 성은교회에서 지금까지 목회활동을 하고 있다. 처음에는 조그마한 집을 사서 가정교회 형식으로 예배를 드리기 시작했고 차츰 터를 넓혀가며 지금의 예배당 형태를 갖추게 됐다. 교회 주변은 신장동 미군부대를 끼고 형성된 자연부락으로 6·25한국전쟁 때 월남한 북한 사람들이 많았다고 한다.
고연복 목사는 가난한 주민들에게 복음을 통해 삶에 의욕과 용기를 불어넣었고 감화를 받고 새사람이 되어 생활형편까지 나아지는 것을 볼 때마다 큰 보람을 느꼈다고 회고했다. 그러나 더 나은 삶을 위해, 또 돈을 벌어서 대도시로 떠나는 교인들도 많아 아쉬운 이별도 자주 해야만 했다.
한때 교인 수가 100명이 넘은 적도 있지만 지금은 그리 자랑할 만한 교세가 아니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는 서정동의 가난한 주민들과 항상 함께 하며 그들을 대변하고 복음으로 치유하고 희망을 주는 목회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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