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문화로 극복하자


‘탄저균’ ‘메르스’ 공포에서 벗어나
모든 평택시민이 하나가 돼
용기와 희망을 갖고 살아가기 위한
평택 ‘평화대축제’를 제안합니다.
평택이 전쟁의 공포에서 벗어나
평화롭게 살아갈 그 날을
위해서 말입니다

 

감기가 낫지를 않습니다. 조금 낫는가 하면 어느새 다시 콧물이 시작됩니다. 가벼운 몸살, 두통이 며칠 계속되더니 급기야 온몸이 몽둥이로 두들겨 맞은 듯 전신이 아파 일어날 수가 없습니다. 며칠이 지나자 가슴이 찢어질듯 통증이 심하고 기침을 할 때마다 폐가 터져나갈 듯 아픕니다.

감기가 시작될 그 무렵 일주일에 한 번은 기차를 타고 서울을 오르내렸습니다. 무궁화호 기차를 타고 서울엘 가려면 평택을 거쳐야 하고 평택역에서는 어김없이 평택사람들이 기차에 오릅니다. 그 사람들 가운데 많은 사람이 ‘메르스’ ‘탄저균’ 보균자가 아니라고 단정 지을 수 없습니다. 결국 평택에서 옮은 병균 탓이라 생각했습니다.

‘메르스’ 사태는 평택시민 모두가 다 피해자였지요. 하지만 아무리 세월이 약이라고는 해도 근본적인 대책수립은 외면한 채 ‘시간이 흐르면 잊히겠지’하는 책임회피와 기회주의적 사고로 시민의 고통을 외면하고 있는 행정기관의 일시적인 땜질처방으로 분노한 시민을 달래는데 성공했다고 생각할는지 모르지만 기본적인 대안이 마련되지 않는 한 ‘메르스’ ‘탄저균’이란 원자폭탄보다 더 파괴력이 큰 시한폭탄은 언제 다시 평택을 뒤집어 놓을지 알 수 없는 일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염려와 걱정은 다른 무엇보다 먼저 우리 땅 평택에서 미래를 살아갈 우리 아이들을 위한 일이기에 더 심각합니다.

주변 강대국들과 맞서 우리나라를 지켜내는데 없어서는 안 될 전술 전략적 요충지인 평택에 언제 또다시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위협하는 일이 닥쳐오려는지 아무도 알 수 없는 일이지요.

금세기 최고의 걸작으로 칭송을 받는 피카소 그림 ‘게르니카’.

1937년 스페인 프랑코 파시스트 독재정부를 돕기 위해 독일 나치스를 이끌던 히틀러는 스페인으로 독일 공군 폭격기 편대를 보내 스페인 ‘게르니카’ 지역 사람들이 살고 있는 마을에 마치 비행기 폭격연습을 하듯 엄청난 폭탄을 퍼부어 많은 무고한 시민들이 죽고 다쳤습니다.

이에 분노한 스페인 공화정부는 프랑코 파시스트 독재정부와 나치스의 만행을 알리기 위해 이미 세계적으로 이름을 드날리고 있던 피카소에게 ‘게르니카’의 비극을 주제로 한 그림을 부탁했고 완성된 그림은 1937년 파리에서 열리는 국제박람회장에 지어놓은 스페인관館에 걸렸습니다.

울부짖는 엄마와 죽어가는 아이 그리고 폭탄에 찢겨진 시체… 이 그림을 본 수많은 세계 사람들은 피카소가 그려낸 그림을 통해서 파시스트 프랑코 독재정부와 나치스가 저지른 악행을 낱낱이 알 수 있었지요.

이 그림은 제2차 세계대전 때 미국으로 옮겨져 뉴욕 현대미술관에 걸려 있다가 피카소가 남긴 ‘조국 스페인에 자유와 평화가 오면 조국에 돌려주라’는 유언에 따라 1981년 스페인으로 돌아가 스페인 마드리드에 있는 ‘마드리스 레이나 소피아 아트센터’에 소장됐는데 지금도 전쟁의 고통을 겪은 많은 사람들이 이 그림을 찾아와 전쟁의 상처를 치유 받고 위로 받으면서 더는 수많은 사람이 죽고 다치는 전쟁이 없는 세상이 오기를 기도하고 있습니다.

사족巳足을 달면 이 전쟁을 배경으로 미국 소설가 헤밍웨이가 쓴 소설이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였고 이 소설을 바탕으로 ‘게리 쿠퍼’와 ‘잉그리드 버그만’이 주연한 영화가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고 있는 세계적 명화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입니다.

‘메르스’로 집단 공황장애를 앓고 있는 사람들을 위로하기 위해 떼로 모여 먹고 마시며 잔치판을 벌여 슬픔을 잊고 기쁨을 돌려받으려는 행위는 잠시 잠깐입니다. 물질은 정신을 치유해주지 못하기 때문이지요. 그러기에 역사와 시대에 관계없이 어느 지역에서든 사람들은 흐트러진 마음을 하나로 이어가기 위해 문화를 통한 치유법을 선택했습니다. ‘게르니카’처럼 말입니다.

바로 상처를 받아 흐트러진 마음을 하나로 묶을 구심점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지요. 종교로 나라가 파탄이 난 고려를 뒤엎은 이성계가 조선을 세우고 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세종대왕은 훈민정음을 만들어 배우지 못한 낮은 신분의 사람들도 글을 읽고 쓰게 했습니다.

현대 과학문명의 상징인 인터넷, 스마트폰에 필요한 자판을 아무 불편함 없이 쓸 수 있도록 세종대왕께서 600년 전 한글을 만드실 때 이미 오늘의 과학문명을 손바닥 들여다보듯 예견하신 놀라운 지혜에 다만 감복할 따름입니다. 혼란한 조선을 하나로 묶은 ‘한글’.

‘탄저균’과 ‘메르스’ 공포에서 벗어나 모든 평택시민이 하나가 돼 용기와 희망을 갖고 살아가기 위한 평택 ‘평화대축제’를 열 것을 제안합니다. 모든 평택시민이 참여하는 문화행사, 글쓰기·그림그리기·영화상영·민속놀이 등등.

평택이 전쟁의 공포에서 벗어나 평화롭게 살아갈 그 날을 위해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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