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8년 8월 30일

 

나무하러 갔던 아이가 발견해 잡아
평택 읍내서 공개, 구경꾼 대 혼잡

 

 

“진위군 부용면 객사리(振威郡 芙蓉面 客舍里) 망한사(望漢寺) 부근에 머리가 두 개인 배암을 나무하던 아이가 잡았는데, 동면 추팔리(秋八里) 박병구 군이 일반에게 관람시키기 위하여 일전에 그것을 가지고 평택에 온 바, 잠시 동안은 관람자로 인하여 대혼잡을 이루었으며 장차 인군으로 순회할지도 모른다고”(동아일보, 1928년 9월 4일자)

세상에는 희귀한 것이 늘 관심거리고 구경거리가 된다. 그래서 많은 이야기 거리가 만들어지고 회자된다. 예로부터 희귀하고 이상한 물건이나 동물들이 출현하면 그것이 좋은 일인지 아니면 불길한 일인지 점쳐지기도 한다. 고대사회에서 쌍두사는 신화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으며 생식 즉 다산을 의미한다고 한다.

얼마 전 중국 광시성 장족자치구 위린시 한 뱀 사육장에서 머리가 둘 달린 쌍두사가 태어났다고 보도한 바 있다. 쌍두사가 태어나는 것은 옛날에는 신이한 일로 여겼지만 지금은 기형적인 현상으로 유전적 변이로 보고 있다. 그런데 이런 쌍두사가 태어날 확률은 약 10만분의 1정도로 극히 드문 현상이다.

우리나라에서 지난 2011년 안동에서 쌍두사가 나타난 적이 있으며 최근에는 지난 5월 초 울산에서도 머리 둘 달린 뱀을 발견된 적이 있다. 일제강점기인 1927년 평남 박천에서 그리고 1941년에도 쌍두사가 나타났다는 신문기사가 있다.

이 쌍두사가 평택에서도 발견됐다. 1928년 8월 말경, 팽성읍 추팔리에 사는 한 소년이 부용면(현 팽성읍) 객사리 망한사 부근으로 나무를 하러 갔다가 생전 처음 보는 쌍두사를 발견하고 잡아서 돌아왔다. 이를 본 인근의 박병구라는 청년이 신기한 쌍두사를 사람들에게 구경시키기 위해 평택 읍내로 가지고 왔다. 지나가던 사람들은 쌍두사라는 말을 듣고 몰려들기 시작해 너도 나도 구경하느라 일대는 순식간에 크게 혼잡을 이뤘다. 신이 난 박병구는 쌍두사를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인근 지역까지 순회할 예정이었다. 실제로 안성이나 아산 등 인근지역까지 돌아다녔는지는 확인이 되지 않지만 흔희 볼 수 없는 쌍두사가 좋은 구경거리가 됐던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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