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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규의 세상돋보기 - 가장 평택다운 축제를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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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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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다리기나 동제洞祭처럼
농경사회에서 하늘에 감사하며
공동체가 함께 즐겼던
마을축제의 회복을 소망한다.
배꽃축제·들녘축제, 전통 수로교통과
평택항을 접목시킨 나루-포구축제처럼
역사성에 기반 한 축제가
재생·복원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 김해규 소장/평택지역문화연구소
바야흐로 축제의 계절 가을이다. 온 산이 붉게 타오르고 들판이 황금빛으로 넘실대면 우리네 마음은 넉넉해진다. 농경문화를 배경으로 살아온 우리 조상들은 감사함을 담아 하늘에 제祭를 올리고 한바탕 신나게 놀았다. 사실 농촌에 살다보면 일상의 모든 것들이 감사하다. 적절히 비를 내려서 감사하고, 여름햇볕에 벼가 쑥쑥 자라 추수하게 해줘서 감사했다.

세계의 유수한 축제들은 저마다 역사적 기원이 있다. 매년 10월에 열리는 뮌헨 맥주축제 ‘Oktoberfest 옥토버페스트’는 1810년에 시작되어 600만 명 이상이 즐기는 세계인의 축제다. 바이에른의 황태자 루드비히 1세와 테레제 공주의 결혼식을 축하하기 위해 열린 경마경기에서 시작된 이 축제는 19세기 말 맥주와 튀긴 소시지 판매를 허용하면서 맥주축제로 거듭났다.

영국 에든버러 국제페스티벌은 제2차 대전으로 상처받은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하기 위해 민간차원에서 기획되었다. 매년 3월 15일에서 19일 사이 스페인 발렌시아지방에서 열리는 Las Fallas de Valencia 산호세 불축제는 수호성인인 성모 마리아에게 꽃을 바쳐 감사함을 전하고 불꽃과 더불어 묵을 일상을 날리며 새봄을 맞이하기 위해 시작되었다.

올 가을 평택지역에서도 ‘제10회 대한민국무형문화재축제’를 비롯해 오는 10월에 있을 ‘제56회 한국민속예술축제’, ‘2015 평택항평택호물빛축제’, ‘제2회 노을동요제’, ‘원평나루 갈대억새축제’ 등 다양한 축제가 개최된다. 지역축제는 역사성과 고유성, 공동체적 동질성 회복을 목적으로 한다. 과거 평택지역에도 역사성과 고유성이 있는 축제들이 많았다. 음력 7월 15일 백중을 맞아 놀았던 ‘백중놀이’는 가을 초입을 장식했던 축제였다. 백중놀이는 논매기가 끝나 ‘호미씻이’를 하는 백중을 맞아 수고한 일꾼들을 위로하고 피로를 풀어주기 위해 시작되었다. 농민들은 백중이 되면 농사가 잘 된 부잣집을 골라 머슴의 몸에 진흙을 바르고 우장을 씌운 뒤 소에 태웠다. 머슴이 주인집에 당도하면 주인은 여름 내내 수고했다며 술과 음식을 장만하여 실컷 먹이고 놀게 했다. 이것이 백중놀이다. 그래서 백중을 머슴명절 또는 일꾼들 생일이라고도 불렀다. 농민이 중심이 된 농민축제였던 셈이다. 추석은 농경사회에서는 최고의 명절이다. 추수 때가 되어 하늘에 감사하는 마음은 농민들이 가졌던 가장 보편적인 정서였다. 그래서 송편을 해서 조상에게 차례를 올리고, 올벼심리나 풋바심 같은 의례, 강강술래, 줄다리기, 소놀이, 거북놀이로 풍농을 기원하고 축하했다.

이처럼 과거 우리의 축제는 삶 속에서 잉태되었고 주민들의 공동체성이 살아 있었다. 기원과 놀이는 하나였으며 제액이나 복을 기원하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제를 올리고 놀았다. 필자는 스페인의 산호세 불축제와 우리의 정월대보름 줄다리기나 달집태우기의 유상성에 놀란다. 우리의 전통 속에도 세계인이 즐길 수 있는 문화콘텐츠가 있다는 말이다. 그런 측면에서 올 가을에 개최되는 각종 축제들은 아쉬움을 남긴다. 대한민국무형문화축제 같은 대형 퍼포먼스의 가치는 인정되지만 평택호평택항물빛축제 같은 일련의 축제들은 그 정체성이 무엇인지, 목적은 무엇인지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다. 더구나 ‘물의 도시 평택’이라는 역사성에 기반을 두었으면서도 내용은 역사성이나 고유성과는 거리가 멀고 목적성도 불문명해서 과연 이 축제가 시민들의 혈세로 개최될 필요가 있는가 의문마저 든다. 필자는 비싼 돈을 들여 유명 연예인을 초청하고 화려한 퍼포먼스로 시민들의 눈을 현혹시키는 축제에 비판적이다. 줄다리기나 동제洞祭처럼 농경사회에서 하늘에 감사하며 공동체가 함께 즐겼던 마을축제의 회복을 소망한다. 이른 봄 순백의 꽃을 피워내는 배꽃축제·들녘축제, 전통의 수로교통과 평택항을 접목시킨 나루-포구축제처럼 역사성에 기반 한 축제가 재생, 복원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만 평택시민들이 자긍심을 가질 평택다운 축제가 만들어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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