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4그루 다시 심는데 추가경정예산 1억 원 요청

 
■ 강변도로 벚나무 집단고사
지대 낮아 배수 불량
제설용 ‘염화칼슘’ 원인 추정
고사 원인 규명이 우선
반복되는 고사가 더 문제

평택호 강변도로에 식재한 왕벚나무 가로수가 집단으로 고사해 시민의 세금으로 새로 심어야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평택시 안중출장소는 벚나무 고사 원인을 “집단적으로 고사된 오성면 당거리 구간은 도로가 경사지고 지대가 낮아 배수가 불량하며, 겨울철 제설작업 시 염화칼슘이 원인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히면서 5월 22일부터 열리는 제149회 평택시의회 임시회 제1회 추가경정예산에 나무 보식에 쓰일 시비 1억 원을 포함시킨 것으로 밝혀져 시의회의 예산 승인 여부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문제가 된 벚나무 고사 구간은 시도 6호선 팽성~안중간 강변도로에 심어진 1700그루의 왕벚나무 중 고사한 150여 그루로 봄철 벚꽃이 필 때면 시민의 드라이브 코스로 각광을 받고 있다.
그러나 안중출장소에 따르면 강변도로 양측에 심겨진 전체 수량의 8%인 146그루가 집단으로 고사해 지난 5월 초 고사목 제거작업을 마치고 이번 임시회에 1억 원의 추경예산을 상정, 올 10월 124그루를 보식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중출장소는 고사 원인으로 “집단 고사 지역은 배수가 불량하고 겨울철 제설작업 시 염화칼슘 성분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한 후 “일부 1그루씩 고사된 지역은 도로법면이 협소해 뿌리의 활착이 어렵고 바람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안중출장소의 이러한 입장 표명과 벚나무를 다시 식재하는 것에 앞서 선결되어야 할 과제는 집단고사의 원인이라고 밝힌 경사면 배수불량의 원인이다. 팽성~안중간 강변도로 인근에서 벌어지고 있는 안성천 생태하천 조성사업으로 쌓은 제방이 원인이라면 평택시가 직접 나서서 1억 원이라는 시 예산을 사용할 것이 아니라 공사를 맡은 서울지방국토관리청에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또 배수 불량이 원인이라면 이번 기회에 도로 배수를 점검해 문제를 해결한 후 나무를 보식해야 한다.
시는 겨울철 염화칼슘이 원인일 수 있다고 추정하지만 염화칼슘 살포가 특정 지역에만 이뤄진 것은 아니며 다른 지역은 피해가 경미한데 유독 이곳에만 고사목이 집중되어 있다는 것은 염화칼슘 살포가 벚나무 고사의 주 원인인지에 대해 정밀한 조사가 필요한 부분이다. 염화칼슘 사용이 불가피하다면 염화칼슘에 강한 수종으로 가로수를 교체해야 벚나무 집단 고사와 같은 상황이 재발하지 않을 것이다.
산림환경연구원 K 박사는 한 언론을 통해 “눈이 그친 후 도로에 남겨진 염화칼슘을 치우면 도로 부식과 식물 고사 등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며 “당장의 경비만 생각할 게 아니라 앞을 내다보고 친환경 제설제를 사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염화칼슘으로 인한 가로수 고사문제는 사전 예방조치를 통해 얼마든지 줄일 수 있으며 향후 평택시가 가로수 관리를 체계적으로 해야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 국도 38호 배롱나무 고사
남방계 수종 온난화로 식재
혹한 장기화로 줄기 고사
고사목은 지표면에 맹아 발생
지역에 안맞는 ‘수목선정 논란’

평택시의 가로수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니다. 국도 38호 평택대~굿모닝병원 주변 중앙분리대에 심은 배롱나무가 거듭 활착에 실패, 가로수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점도 문제다.
목백일홍이라고도 불리는 배롱나무는 주로 대전 이남에 식재되던 수종으로 최근 평균기온 상승으로 경기도 지역에도 월동이 가능하다는 연구결과가 있어 평택시에서도 가로수로 식재했다.
평택시 공원녹지과는 배롱나무가 고사하는 문제가 발생하자 2011년 6월 3일 경기도산림환경연구소에 조사를 의뢰했다.
지난해 6월 10일 현장조사를 실시한 경기도산림환경연구소는 피해수목 발생 원인으로 “2011년 겨울은 영하 10도 이하의 일수가 전국 평균 13.9일로 가장 많을 정도로 추웠고 이에 따라 남방계 수목인 배롱나무가 고사된 것으로 보인다”며 “겨울철 월동 대책을 철저히 해야 한다“는 답변을 보내왔다. 이와 함께 염화칼슘으로 인한 간접적인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견해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공원녹지과 관계자는 “문제가 된 지역은 중앙분리대의 폭이 좁아 염화칼슘의 영향을 많이 받고 활착도 어려우며 차량 통행이 잦아서 공해에 약한 배롱나무가 고사한 것으로 보인다”며 “배롱나무는 경기도에서도 가로수로 많이 쓰이고 있는 수종으로 인근 중앙분리대 폭이 넓은 곳에 식재된 배롱나무는 잘 자라고 있다”고 말해 수종선정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말했다. 또 “겨울철 동해 방지와 염화칼슘 피해를 막기 위해 다각도로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여러 가지 수종을 검토해 보기는 했으나 현재까지는 다른 수종으로 교체해 심을 계획을 세우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2011년에 이어 올해도 이 구간의 배롱나무는 상부가 고사한 경우가 상당수 발생했다.
천안 연암대학 환경조경과 송근준 교수는 “배롱나무가 살 수 있는 수목한계선은 대전 이남이라고 봐야한다. 일부에서 온난화로 인해 경기도에도 식재가 가능하다고 하지만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며 “배롱나무는 공해에 취약해 추위와 바람의 영향이 적은 정원수라면 몰라도 경기도 지역에서 가로수로는 적합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또한 “염화칼슘 살포가 가로수 고사의 간접적인 원인이 될 수도 있지만 그 영향은 미미하다”며 “그보다 중요한 것은 먼저 토양조사 등과 같은 체계적 조경계획을 세우는 것이며 그 후에는 철저한 사후관리를 통해 피해를 예방하는 것이 순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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