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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현 교수의 그때 그시절 평택은 - 85 - 어느 작부의 자살 미수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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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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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 12월 20일

손님과 다른 음식점 나오다 주인에 들켜
170원 팔려온 작부, 세상 비관 우물 투신

   
 
“본적을 경성에 두고 목하 경부선 평택역전 이경화(李京化)음식점에서 채금 一백七十원에 고입되어 작부 노릇하는 권농월(權弄月)은 금월 十八일 밤에 마침 전일에 친분이 있는 성환 방면의 손님이 내방하였음으로 十二시까지 지내도록 술을 팔고, 오전 一시경에 그 손님의 인도로 다른 음식점에 가서 음식을 먹고 동 二시경에 돌아가던 바, 그 주인이 자기 집 영업에는 열심히 없고 남의 집 영업에 종사하느냐고 너무나 압박이 심하므로 세상을 비관하는 마음이 일어나서 자살코자 그 앞 우물에 몸을 던졌던 바, 마침 이웃사람이 구해내어 생명에는 관계가 없다고 한다.”(동아일보, 1930년 12월 28일자)

작부는 ‘술집에서 손님을 접대해 술을 따르는 여자’를 뜻한다. 요즘에는 이러한 의미의 작부는 대부분 없어졌지만 그래도 여전히 이와 비슷한 일에 종사하는 직업여성들이 없지는 않다. 그렇지만 작부라는 말은 사라진지 이미 오래다.

1930년, 그 해를 넘기면서 평택에서 작부의 자살 미수사건이 있었다. 사연인즉 다음과 같다. 경부선 평택역이 설치되면서 역 주변은 평택의 중심지로 발전했다. 역 주변에는 관공서를 비롯해 금융기관·교육기관·시장 등이 몰려들면서 복합적인 기능을 수행하는 행정타운이 됐다. 그렇지만 이들 공공기관뿐만 아니라 음식점·술집 등도 새롭게 자리를 잡았고 유흥가도 형성됐다. 그래서 역 주변은 언제나 사건사고들이 많았다.

이경화음식점도 이러한 과정에서 평택역 앞에 자리를 잡았고, 음식과 술을 파는 한편 작부도 두었던 것이다. 170원에 팔려온 권농월은 손님에게 술을 파는 작부였다. 1930년 12월 18일 늦은 밤 단골 중의 하나였던 성환 손님이 찾아와 12시까지 함께 술을 마신 후 단골손님의 손에 이끌려 새벽 1시경 근처의 다른 음식점으로 옮겨 새벽 2시까지 시간을 보냈다.

돌아오던 중 주인 이경화에게 발각이 돼 ‘왜 남의 집 장사를 해주냐’고 난리가 났다. 처음 한 두 번은 그냥 넘겼지만 주인 이경화의 계속된 압박으로 위협을 느낀 권농월은 더 이상 견딜 수가 없어 자살을 결심했다. 음식점 앞 우물에 몸을 던졌으나 지나가던 사람들이 권농월을 구해 생명을 건질 수 있었다.

권농월의 자살 미수사건은 주인과 고용인의 갑을 관계로, 고용원을 함부로 하대하는 당시의 사회현장을 보여주는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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