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 정체성·애향심 고취의 기본 평생학습기관
과거 역사만이 아닌 현재·미래의 삶을 제시하는 곳
도시 정체성·사회 발전, ‘문화향유권’ 증진에 기여

‘도시가 교육한다’는 말이 있다. 이는 최근 들어 많은 도시들이 학습·교육·연구·혁신 등을 핵심적으로 추진하고 있고, 이를 통해 지역 살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핵심적인 것이 교육에 대한 투자이다. 바로 ‘평생 학습을 통한 교육’이다.
도시들이 여기에 주안점을 두는 이유는 사회 전 영역에 걸쳐 급격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으며, 이러한 환경의 변화에 대응하는 것이 학습의 본질이라는 생각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주요한 것은 학습이 개인의 성공뿐만 아니라 국가, 지역, 도시경제의 비교 우위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라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평택시는 ‘시민 모두가 행복한 일류 문화도시’를 지향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그런데 문제는 정작 평택이라는 도시가 시민 모두가 행복한 일류 문화도시를 지향하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말로만 그치는 것이라면 하루빨리 폐기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학습도시라는 개념은 기본적 번영, 사회 안정, 개인의 행복에 있어서 학습이 열쇠의 역할을 한다는 것을 인정하고 이해하는 도시로서, 모든 시민의 최대한의 잠재력을 개발하는데 인적자원, 물적자원, 금융자원을 동원하는 도시를 의미한다. 이러한 인식에서 오늘날 도시들은 평생학습에 대한 참여를 확대하고 있다.
때문에 정부에서도 ‘평생학습진흥종합계획’을 수립하고 지역에 맞는 학습을 지원하고 있다. 평생학습은 학습센터, 시민대학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진행되고 있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박물관이다.
박물관은 단순한 전시를 위한 학습기관이 아니라 시민의 정체성을 확립시켜주고 애향심을 고취하는 가장 기본적인 평생학습기관이기 때문이다. 이를 가장 잘 실천하고 있는 도시가 부천시다. 부천시는 다양한 박물관을 설치할 뿐만 아니라 이를 지원하고 교육의 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도시의 역사는 도시의 문화적 특성을 기반으로 시대적 상황과 시민생활 방식에 따라 날로 새로워지고 바뀌고 있다. 때문에 도시의 역사는 항상 살아 있다. 이 살아있는 역사를 어떻게 유지 보존할 것인가. 그 해결책이 바로 박물관의 설치이다.
박물관은 단순한 과거의 역사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현재와 미래의 삶을 제시해준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도시의 정체성을 일깨우고 사회의 발전, 나아가 시민의 ‘문화향유권’ 증진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그렇다면 평택에서 볼만한 박물관이 존재하는가이다. 평택시농업기술센터 내에 농업박물관이 있긴 하지만 수장고와 보존처리실, 학예연구사를 제대로 갖추고 있지 않아 현실적으로 평택시에 지정 박물관은 없다고 볼 수 있다.
그나마 지난해 평택문화원에서 제1회 평택향토사료전시회를 의욕적으로 준비, 전시해 그동안 ‘평택에 박물관을 지으면 전시할 사료라도 있나?’라는 우려를 불식시키고 박물관 건립 및 운영의 가능성을 열어 준 것이 다행이라고 볼 수 있다.
수도권에서 박물관이 없는 도시하면 이제는 ‘평택’이 우선적으로 꼽히고 있다. 몇 년 전부터 초등학교에서는 ‘우리 고장 평택시’를 교과목에서 다루고 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평택은 지역의 역사를 한 곳에서 볼만한 곳이 없다. 지역의 역사를 배우는데 우선적으로 필요한 것이 평택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박물관이다. 나도 이제 평택의 역사와 삶을 체험할 수 있는 박물관에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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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현
청암대학교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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