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만 따질 것이 아니라
지역 문화예술계 전문가의 의견을
청취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우리시에 건립될 공연장은
지역 예술인들과 향유할 시민들이
가장 많이 이용할 것이다.
정작 지역 문화예술인의 의견은
얼마나 반영될 것인지는 미지수다

 

▲ 오은영 교수/평택대학교 실용음악학과
지난 주 고덕국제신도시에 새로 건립될 ‘평화예술의 전당’에 대한 연구용역보고가 있었다는 보도를 접했다. 용역보고를 진행한 한국산업관계연구원은 평화예술의 전당에 대해 공연시설로 1200석 대공연장 1개, 400석 소공연장 1개, 음향·조명·준비실, 야외 공연장, 공연 외 문화시설로 컨벤션홀과 전시실, 편의시설로 아카데미, 레스토랑, 카페테리아, 키즈카페, 야외녹지, 분수 등을 도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 결과를 보면서 지역에서 활동하는 예술인으로서 몇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평택시는 삼성전자 입주와 주한미군의 이전 등으로 인해 인구 46만 명 도시에서 80만 명 이상의 도시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러한 시기에 제대로 된 전문 공연장 건립은 논란의 대상이 아니라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기존 공연장으로도 충분하다는 의견이 있지만 현재의 공연장들은 노후 된 시설이어서 급변하고 있는 공연계의 내용물을 담기에는 역부족이며 공연자들이나 관객들도 외면하는 공연장이 되어가고 있다. 실제로 권역별 공연장이 1년 동안 어떤 내용들로 채워졌는지 살펴보면 잘 알 수 있다.

좋은 집을 짓기 위해서는 그 집에 살 사람을 얼마나 배려하는가가 중요하다. 공연장도 마찬가지이다. 무대 위의 공연자들과 객석의 관객들을 배려한 공연장이 좋은 공연장이다.

현재 공연장 규모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의견들이 많으나 사실 공연장 객석수의 문제보다는 얼마나 수준 높은 공연을 유치할 수 있는가가 중요하다. 여기에는 공연기획의 문제도 있겠지만 공연장의 특성상 음향이나 무대설계가 가장 중요시 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클래식 공연이 마이크나 음향시설에 의존해야 한다면 잘 지은 공연장이 아니다. 그러니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수익성만 따질 것이 아니라 지역의 문화예술계 전문가와 실연자들의 의견을 청취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대도시와는 달리 우리시에 건립될 공연장은 지역의 예술인들과 이를 향유할 시민들이 가장 많이 이용할 것이다. 그런데 정작 지역의 문화 예술인들의 의견은 얼마나 청취되고 반영될 예정인지는 미지수다. 물론 실시설계 과정에서 세부적인 계획을 수립하겠지만 연구용역 단계에서부터 기본계획을 충실히 세워야 할 것이다.

분명 평택시민들의 문화 예술향유에 대한 욕구는 높아지고 있고 이를 충족시켜 주어야 하는 것이 평택시의 의무이기도 하다. 평택시민들의 수준은 좋은 공연이 있다면 원거리를 마다하지 않고 서울이나 대도시까지 가는 불편을 감수할 정도로 높아져 있다. 주한미군들 또한 다양한 공연과 즐길 거리를 찾아 전국을 누빈다. 이들에 대한 수요도 상당함을 고려하면 좋은 공연장을 확보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공연장은 수익성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내실 있게 운영하는가에 성패가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를 위해서는 공연자들이 편안하게 연주할 수 있는 무대가 우선 확보되어야 한다. 그래야 보는 관객들도 공연에 대해 만족할 수 있고 두 번 세 번 그 공연장을 다시 찾게 될 것이다.

내년 KTX 평택지제역이 개통되면 전국 각지에서 좋은 공연을 보러 오는 관객들로 평택시는 문화예술을 선도하는 도시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평택시를 명품도시로 만들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면 이제라도 ‘평화예술의 전당’ 연구용역 과정에서 문화예술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을 반드시 거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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