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축제란 무엇인가를
한 번 더 생각해보고
대표브랜드로 활용할
또 다른 무언가를 모색하는 것까지
이번 프로젝트에 포함시킨다면
진정 신 성장 전략이 될 것이다

 

   
▲  이수연 전 부이사장
한국사진작가협회

금년에는 지역뉴스에서 반가운 기사를 여러 건 접했다. 평택의 대표축제를 개발하기 위해서 시의회에서도 문화관광 축제개발연구회를 만들고 나아가 곳곳을 벤치마킹했다는 내용이 그중 하나이다. 의회 안의 작은 위원회지만 그동안 우리 지역의 규모 큰 축제를 대부분 시에서 주도했다는 차원에서 볼 때 다양한 의견을 접목시키려는 바람직한 현상이기 때문이다.

평택시에 대표축제를 만들려는 시도는 2003년부터 있었다. 바로 ‘평택항축제’다. 당시 소규모 축제가 여러 개 있었으나 평택시를 대표하고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축제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이를 추진한 것이다. 대전의 배제대학교 관광이벤트사업소에 용역을 의뢰한 결과 ‘평택항을 중심으로 하는 평택항축제로 가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는 기본방향을 설정해 놓았다. 그런데 12년이 지난 지금 다시 대표축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시의회와는 별도로 우리시도 신 성장 동력 차원에서 평택 대표축제 개발 실무협의회를 출범시켰는데 보도대로라면 금년 4~5월 시민 대상 제안공모, 9~11월 전문가 컨설팅 그리고 축제 안 설명과 의견 수렴을 위한 시민공청회, 내년 2월에는 투융자 심사를 한다. 아울러 6월에 조례제정을, 그리고 10월 예산편성 등의 과정을 거쳐 2017년부터 평택시를 대표할 새로운 축제를 개최하는 것으로 되어 있는데 그 과정의 속보를 접하지 못했다. 다만 출발 첫해의 중간 결과가 12년의 간격을 뛰어넘을 수 있는 것으로 나왔을까가 몹시 궁금하다.

세상과 유행은 너무도 빨리 변한다. 국제화, 세계화, 글로벌화, 유비쿼터스, 웰빙, 힐링, 굿다잉, 창조경제 등등 최근에 명멸한 사회문화 코드들을 보면서 그것들을 소화시킬 사이도 없이 새로운 흐름과 맞닥트리게 된다. 축제도 마찬가지다. 자료에 따르면 한때 우리나라의 연간 축제 회수가 1000건을 넘은 적이 있었지만 지금은 그보다 훨씬 줄었다. 그 많은 지자체에서 홍보용 사진을 확보하기 위해 보내오던 축제 촬영대회 초청장이 이제 거의 없다는 것에서도 이를 피부로 느끼고 있다.

또한 직업이 사진가이면서도 실제로 어지간한 축제에는 잘 가게 되지 않는 게 현실이다. 갈증처럼 느끼던 새로운 문화체험의 열망을 그동안 많이 충족했기에 생긴 ‘축제 피로현상’ 혹은 ‘축제 쇠락기’라는 생각이다. 그렇다면 오늘 이 시점이 아니라 향후 이런 흐름이 어찌될 것인가를 대표 축제개발과 동일 선상에 놓고 검토해보아야 할 것이다. 그래도 대표축제를 꼭 개발하겠다면 지난 12년 사이에 우리 시가 추진했던 평택항축제는 왜 열지도 못했는지, 22개국 46개 시장까지 불러 모은 실크로드축제는 어찌되었는지를 비롯하여 숱하게 명멸해 간 다른 곳의 사례를 먼저 분석하는 것이 순서가 아닐까 싶다. 

우리나라 안동, 부여, 충주가 낙동강의 물도리동, 백마강 그리고 충주호를 중국 계림 양삭의 인상(印象) 유삼저(劉三姐·유 대감댁 셋째 딸) 쇼처럼 만들려다가 실패한 사례를 보자. 물과 주민과 스토리는 그에 필적할 만 했지만 관광객이라는 요소를 간과했다. 인상 유삼저 쇼는 천하의 오지인 그곳에 어차피 와 있는 1회용 관광객들을 겨냥한 행사다. 재미가 있든 없든 한 번 보고 말면 그만이지만 우리나라는 그렇지 못하다는 것을 빠뜨렸다. 우리시가 벤치마킹 차 나섰던 이태원의 성공 신화도 용산 주둔 미군만으로 이루어진 게 아니다. 천만 시민과 서울을 방문한 여행객들이 그 배경이다. 5년 후 인구 80만 명을 넘어서는 대도시에서 지향할 것이 농업도시 축제 벤치마킹인가. 그렇다면 그 당위성은 검토했는가를 생각하자.   

평택대표 축제 개발에는 절대 찬성한다. 그러나 우리에게 축제란 무엇인가를 한 번 더 생각해보고 대표브랜드로 활용할 또 다른 무언가를 모색하는 것까지 이번 프로젝트에 포함시킨다면 진정 신 성장 전략이 될 것이다, 아울러 스스로 나선 의회 차원에서도 축제를 기정사실화하기 이전에 무엇이 진정 평택을 위한 방향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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