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0년 4월 13일

 

평택공립보통학교장 퇴임 맞아 기부
보통학교 학부형회·야학부 등 5곳

 

 

“평택공립보통학교장 임신병위(平澤公立普通學校長 林新兵衛) 씨는 금회 퇴관의제에 평택재근을 기념하기 위하여 각종 공공단체에 좌기와 같이 금품을 기부하였다더라. 군교육회 5원, 보통학교 학부형회 10원, 청년회 야학부 5원, 학교조합 10원, 재향군인분회 10원, 소방조 10원”(동아일보, 1930년 4월 13일자)

연말이면 늘 우리는 불우이웃돕기를 한다. 텔레비전 뉴스가 끝날 때면 ‘누가 얼마’ ‘누가 얼마’하고 기부금 내역이 남는다. 그리고 길거리에는 붉은 구세군 모금함의 정겨운 종소리가 울린다. 이에 비해 한 동안 뉴스로 크게 관심을 끈 것이 기부금을 많이 내면 세금을 더 많이 내야 한다는 소식이었다. 기부를 하면 마음이 즐거워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기부는 주로 연말에 많이 이뤄지고 있지만 공직자들이 정년퇴임을 할 때도 종종하는 경우가 없지 않다. 1930년 4월 13일 동아일보 기사에 의하면 평택공립보통학교를 퇴임하는 일본인 교장 린신(林新兵衛)은 평택지역 단체에 50원을 기부한 바 있다. 그가 기부한 곳은 진위군교육회에 5원, 평택공립보통학교 학부형회에 10원, 진위청년회 야학부에 5원, 진위군 학교조합에 10원, 재향군인회 진위분회에 10원, 진위군 소방조에 10원을 각각 기부했다. 기부 단체를 보면 교육 관련 단체가 4곳이고 일본인 중심 단체가 2곳이다.
린신 교장은 1912년 평양고등보통학교에 첫 부임한 이후 와산공립보통학교, 남대문공립심상소학교, 원정공립심상소학교, 독도공립보통학교를 거쳐 1928년 평택공립보통학교로 전근됐다. 이후 2년간 교장으로 활동하다가 퇴임했다. 린신 교장은 독도(지금의 서울 잠실)공립소학교 교장 시절 하기강습회를 개최해 좋은 반응을 얻은 바 있고, 교우회를 부활시키고 학예회를 개최하는 등 교육자로서 적지 않은 활동을 했다. 교육자로서 자신의 역할을 최대한 발휘한 인물로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일제강점기 교육은 식민 지배정책을 위한 보조수단이었다.
비록 린신 교장이 식민지시기 식민지배정책에 충실한 일본인 교육자였음에도 불구하고 퇴임 당시 기부를 했다는 점에서는 나름대로 의미 있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기부는 언제 어느 시기든 사람의 마음을 즐겁게 한다. 기부문화는 특별한 것이 아니라 일상이라는 인식이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

저작권자 © 평택시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