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서
인성 바른 어린이들이
성장하기를 진정으로 바란다면
여·야는 대안 없는
책임 미루기를 그만하고
미래를 위한 합의점을
조속히 결단해야 한다

 

▲ 이은숙 연합회장/평택시어린이집연합회

생태체계이론을 정립한 브론펜브레너(Bronfenbrenner)는 영·유아 개인과 환경체계가 맺고 있는 관계를 설명했다. 가정·어린이집·유치원 같이 영·유아와 직접적으로 상호작용하는 체계를 미시체계(Microsystem), 미시체계 간의 상호작용을 중간체계(Mesosystem), 교육위원회·정당·정부 등을 외체계(Exosystem)라고 하여 각 하위체계를 순차적으로 속하는 벤다이어그램을 모형으로 보여주었다.

이 모형에서 보면 정부라는 체계 안에 어린이집과 가정이 속해 영·유아 개개인과 영향을 주고  받는다. 이 이론이 중요한 이유는 정부·정당·지자체를 영·유아를 위한 교육적 환경으로 의미를 부여하기 때문이다. 즉, 가정과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 이루어지는 영·유아의 모든 교육은 외체계인 중앙정부·지자체·정당의 총체적인 영향력 하에 있다.

중앙정부·지자체·국회는 서로가 실제 예산을 떠넘기고 각기 다른 주장을 발표하며 의견을 좁히지 않고 있다. 이러한 국가적 혼란 속에서 아이를 키우고 있는 미시체계인 가정·어린이집·유치원의 혼란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졸업이나 입학시즌이 되면 어린이집에는 국가의 누리과정 예산안을 발표하는 미디어에 주의를 기울이면서 ‘우리 아이가 어린이집에 다닐 때 누리과정 지원을 받지 못하면 어떡하나’ 하고 걱정하는 학부모들의 질문이 쇄도한다. 누리과정에 대한 예산은 중앙 정부·지차체·국회의 의견이 대립하고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으려고 하는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하다.

이렇듯 안정되지 않은 정책의 진행으로 인해 보육현장은 뉴스 하나하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어린이들의 교육에 최고로 관심을 쏟아야할 교육현장에서 예산에 대한 갈등은 어린이 교육환경의 즐거움과 안정감을 빼앗아 간다.

중앙정부·지자체·국회는 어린이에게 안정되지 않는 교육환경을 제공했던 불안의 대가에 대한 책임을 지고 결단해야 할 것이다. 국가의 전반이 합력하지 않는 모습은 대한민국 모든 어린이들의 환경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음을 알고 빠른 시일에 영·유아의 교육을 최선으로 생각하는 정책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2015년 대한민국 국회는 전원 찬성으로 세계 최초의 ‘인성교육 진흥법’을 제정했다. 이로 인해 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인성교육은 의무적으로 실현되고 있다. 영유아의 교육환경에 혼란만 가중하는 국가와 정당은 말뿐인 인성교육을 제정만 해놓고, 우리 어린이들은 또 하나의 의무교육만 더 늘어나게 됐다.

현 시국의 영·유아 정책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협력하지 않고 싸우는 가정 안에서 ‘바른 인성으로 자라라’라는 의무만 지워져 버거워하는 아이의 모습이 떠오른다. 대한민국에서 인성 바른 어린이들이 성장하기를 진정으로 바란다면 여·야는 대안 없는 책임 미루기를 그만 하고 미래를 위한 합의점을 조속히 결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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