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수 작가 작품의 감정가는
엄청나게 고가로 책정돼 있다.
그런 작품이 평택시에 기증된다면
훌륭한 문화콘텐트를 축적하는 것이며
시민과 인근 지역의 주민들에까지
의미 있는 볼거리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 이진록 대표/한국국제미술협회

평택호예술관은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에코뮤지엄(미술관)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자연과 예술이 어우러지는 여가와 관광을 융합한 복합문화공간으로서의 발전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대착오적 안이한 정책과 운영으로 퇴색되어 가고 있다.

전문성을 갖추고 현재의 시설물 이용을 최적화해 경제성과 예산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수준 높은 미술문화를 창출해야 한다. 이를 통해 미술관이 지역미술가들의 발표의 장에서 나아가 미술가들의 재교육이 이뤄지는 공간, 아시아 물류의 중심지로서의 위상에 어울리는 ‘아시아 미술’의 중심지가 돼야 한다.

최근 평택의 발전과 입지조건의 가치를 인식한 유명한 작가들이 평택시에 미술작품을 기증하겠다는 제안을 받았다. 우리나라 1세대 화가로는 이중섭·박수근·천경자·김흥수를 꼽을 수 있는데 그중 작고한 김흥수 화백의 생전의 뜻에 따라 평택시립미술관에 자신의 작품을 기증하겠다는 확답을 받은 상태다.

국제적, 미술사적으로도 유명한 구상과 추상의 이질적인 조화를 아름답게 표현한 Harmonism 하모니즘의 창시자로 손꼽히는 김흥수 작가의 작품 감정가는 오늘날 엄청나게 고가로 책정돼 있다. 그런 작품이 우리 평택시에 기증된다면 매우 좋은 문화콘텐트를 축적하는 것이며 시민들 뿐 아니라 인근 지역의 주민들에까지 의미 있는 볼거리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문제는 평택시가 시립미술관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지난해 말 평택호예술관을 평택시립미술관으로 변경 운영할 것을 제안했는데 그에 대한 검토와 진행과정은 현재까지 전혀 알 수가 없다. 참으로 안타까운 실정이다. 시장과 담당 공무원의 문화예술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과 의지만 있다면 리모델링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성공적인 평택시립미술관을 위한 선결조건은 첫째, 전문 인력이다. 미술관 운영을 위한 지식과 경험, 지역미술에 대한 애정과 책임감을 갖춘 관장, 학예연구사, 미술교육을 위한 교육사가 기본적으로 갖추어져야한다.

둘째, 미술관에 걸 맞는 시설정비가 필요하다. 현대미술의 다양성에 적합한 전시실, 항온·항습 조절이 가능한 수장고, 학예연구실, 프레젠테이션·토론·공청회가 가능한 교육시설, 일반관람객을 위한 휴게 공간, 미술 관련 자료실과 도서실, 장애인과 영아를 위한 편의시설 등 미술관으로서 갖추어야 할 최소한의 기본시설이 필요하다. 새롭게 미술관을 건립하는 것보다 현재의 시설을 리모델링하여 예산을 절감할 수 있다.

셋째, 작가와 비평가가 필요하다. 지역미술가를 중심으로 세계 미술가와의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세계적인 수준의 비평을 할 수 있는 미학과 예술철학을 전공한 비평가 집단을 확보한다.

넷째, 전시·교육·학술 등 미술관 콘텐츠가 필요한데 이는 전문 인력이 영입되면 해결될 것이다. 다섯째, 소장품이 필요하다. 이것은 평택시의 자산으로 편입되는 것이므로 소장품을 잘 관리할 수 있는 능력 있는 관장의 영입 또한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평택시의 현실에 맞는 시립미술관으로서의 제안과 미술관 건립의 조건, 미술관 조건에 부합하는 기증 소장품에 대한 좋은 기회 등에 대한 의견을 두 달 전쯤에 평택시장에게 제안하고 문예관광과 공무원들과도 충분한 대화를 나눴다. 시장께서도 그 자리에서 흔쾌히 좋은 기회에 좋은 조건이라며 담당 직원들과 구체적으로 상의토록 했으나 두 달이 지난 지금까지 아무 연락도 없는 상태다.

평택시립미술관 건립추진위원회를 구성할 때, 평택의 역대 미술협회 지부장들에게 평택시립미술관 건립추진에 대한 제반사항을 언급했고 그들에게도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 받았다. 아울러 평택시립미술관 건립 서명운동을 통해 불과 열흘 사이에 2420명이 평택시립미술관 건립운동에 적극 서명했다. 이는 우리 평택 시민들이 시립미술관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표현하고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추진위원단에서는 앞으로도 평택시립미술관 건립 서명운동을 적극적이고 꾸준히 전개해나갈 것이다. 현재 평택시민과 미래의 후손을 위해 이 일은 그 어떤 일보다 중요하며 시급히 해결돼야 할 것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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