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 없애 주민에게 다가가는 ‘초임동장’

동장실 민원실로 옮겨 섬김 행정 실천
‘스마일봉사단’ 운영, 서비스 질 높여

 
“저는 고향이 서탄면입니다. 이곳에서 학교를 다녔죠. 아버님도 평택시에서 공무원 생활을 하다 은퇴하셨기에 처음 일선 동장으로 부임한 곳이지만 전혀 낯설지 않습니다”
경기도에서 근무하던 윤영미 서정동장이 평택시로 발령받아 온 것은 불과 4개월전 하지만 본래 고향과 같은 지역이었고 주민들과 친숙해지기 위해 동장실도 민원실로 옮기는 섬김 행정을 위해 노력한 결과 처음에는 젊은 여자 동장에 냉소적이던 주민들의 대함이 점차 따스해지고 요즘은 초임동장으로의 보람도 찾아가고 있다.
“전임 동장도 경기도에서 발령받았던 분이셨죠. 또 공무원 사회에서도 도청에서 내려온 사람을 바라보는 눈초리가 마냥 환영 일색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에 맘이 편치만은 않았죠. 서정동 주민들께서도 처음엔 ‘왜 외부인들만 동장으로 오나, 타지 사람이 뭔들 알겠어, 어차피 잠시 머물다갈 사람이겠지’ 등 많은 오해 속에 저를 보셨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제 고향이 이곳이어서 아는 분들이 많았고 기반과 관계없이 있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으로 나름 활동하다보니 주민들이 저를 잘 봐주시는 것 같습니다”
행정 일선인 주민센터는 언제나 갖가지 민원을 가진 주민들로 북적인다. 특히 평택시 22개 읍·면·동 중에서 네 번째로 많은 인구가 살고 있는 지역인 서정동은 기초생활수급자가 많은 지역이라는 상황과 맞물려 소소한 민원이 끊이질 않는 곳이다.
유영미 동장은 이러한 지역 특성을 감안해 ‘서정동스마일봉사단’을 조직, 주민센터를 찾는 주민들을 상대로 행정편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업무 과다로 민원인에게 소홀함이 없기 위해 시작한 스마일 봉사단은 순수하게 자원자들로 구성된 25명의 봉사자가 매일 방문객이 가장 많은 시간인 오후 1시 30분부터 4시 30분 까지 보모서비스와 팩스·복사서비스, 안내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주민편의 위주의 섬김 행정은 윤 동장의 파격적인 자리배치에서 드러난다. 기존 동장실을 ‘주민대화실’로 개방하고 자신은 민원실 한편에 자리를 마련해 주민과의 거리를 줄여나갔다.
“간혹 어떤 분들은 체통이 없다느니 격이 떨어진다느니 지적을 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그분들 말씀도 틀린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어느 정도 권위는 있어야겠죠. 하지만 편하게 이웃집 아낙네처럼 대해주시는 주민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봅니다. 흔치 않은 여성동장이기에 호기심 반 의혹 반으로 바라보는 사람도 있지만 어르신들도 여성이라서 귀엽게 봐주시는지 지적보다는 감싸주시려 하는 모습을 볼 때 항상 감사하죠”
경기도에서 근무할 때 장애인 관련 부서에도 근무한 경험이 있는 윤영미 동장은 서정동을 자원봉사가 가장 활발한 지역으로 만들고픈 꿈을 갖고 있다. 그러나 지난 총선 당시 22개 읍·면·동 중에서도 가장 투표율이 저조했을 만큼 주민 참여도가 낮은 것이 걸림돌이다. 때문에 윤 동장은 각종 봉사단체에 참가하는 인원을 확대하는데 힘을 기울이고 있다.
“훌륭한 직원들이 있어서 임무를 수행에 무척 도움이 됩니다. 제가 평택출신이기는 하지만 막상 지역과 관련된 문제가 생기면 계장님들이 많은 도움을 주시죠. 초임에 여성이라는 불리함에도 불구하고 이만큼 해올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직원 여러분의 공이죠”
모르는 것이나 어려운 것이 있을 때에는 서슴없이 담당 계장이나 직원들에게 물어보고 조언을 얻기를 주저하지 않는 것도 윤 동장의 남다른 일면이다.
“요즘 원룸촌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환경정리 문제가 시급해졌습니다. 아파트처럼 쓰레기 처리가 원활하지도 않고 아무데나 버리는 분들이 많아져서 걱정입니다. 막상 동장으로 부임하고 보니 깨진 보도블록, 흩날리는 쓰레기, 도로를 점용한 물건 등 예전에는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지나치던 것들이 눈에 너무 잘 띠더군요”
보신탕을 좋아한다고 거리낌 없이 말할 수 있는 당찬, 하지만 일에 있어서는 꼼꼼하기 그지없는 여성 특유의 장점을 잘 살려가는 행정가. 3만 3000여 동민의 수장으로서 그녀가 펼쳐갈 서정동의 미래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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