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의 20% 잃어도 위험신호 없어
당뇨·고혈압·가족력 시 정기검진 필수

 

   
▲ 박애병원 신장내과 전문의/
김현정 과장

콩팥은 우리 몸속 노폐물을 제거하고 체내 수분 대사를 조절하는 중요한 장기다. 그러나 콩팥은 기능을 20%밖에 수행하지 못할 정도로 손상됐을 때도 별다른 위험 신호를 보내지 않는다. 콩팥이 간과 함께 대표적인 ‘침묵의 장기’로 불리는 이유다. 콩팥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알아보자.

무분별한 약물 복용
약물을 복용하면 간과 콩팥에서 해독되고 체외로 배설된다. 특히 콩팥은 거의 모든 약물의 배설기관이다. 콩팥의 약물 소화능력은 콩팥이 이를 처리할 수 있는 정도에 따라 다르다. 콩팥이 소화할 수 있는 양을 넘어서면 약물 부작용이 나타나기 쉽다. 따라서 약은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꼭 필요한 양만 복용하는 것이 좋다. 특히 진통소염제와 영양제, 한약 등을 복용할 때는 해당 약물의 콩팥 독성 여부를 꼼꼼히 따져야 한다. 약재로 사용되는 마두령·방기·목향·세신 등에 포함된 ‘아리스톨로킥산’ 성분이 콩팥에 해가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소금을 제한하는 식단 필요
이미 콩팥에 문제가 생겼다면 식단 조절이 중요하다. 콩팥에 문제가 있으면 기본적으로 소금 섭취를 제한해야 한다. 일반인과 비슷한 수준으로 소금을 섭취하면 혈압이 상승하고 몸이 부어 콩팥 기능이 빨리 나빠진다. 조리할 때 소금·간장·된장 등 양념을 넣는 양을 줄여 싱겁게 먹는 습관을 들이면 좋다. 햄·소시지류 역시 적게 먹어야 한다.

과일·채소의 칼륨
과일·채소의 칼륨 성분도 콩팥에 좋지 않다. 칼륨은 소변으로 배출돼야 하는데 콩팥환자는 콩팥 기능이 떨어진 상태이기 때문에 배설이 어려워 몸속에 쌓일 수 있다. 칼륨이 증가하면 부정맥·심장마비 등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콩팥에 문제가 있는 사람은 칼륨 함유가 많은 바나나·키위 등의 과일과 늙은 호박·시금치 같은 채소, 초콜릿·땅콩·아몬드 등을 피하는 게 좋다.

담배·술 줄이고 운동 늘려야
콩팥 건강을 위해서는 담배는 끊고 술은 하루 한두 잔 이하로 줄여야 한다. 담배를 피우면 혈관이 수축해 혈압이 올라가고 콩팥으로 가는 혈액의 양이 줄어든다. 매일 한 갑씩 15년 이상 담배를 피운 경우 말기신부전 발병 위험이 비흡연자보다 5배 이상 증가한다고 알려졌다. 술도 마찬가지로 음주를 하는 만성콩팥병 환자의 출혈성 뇌졸중 위험은 비음주자에 비해 6배 이상 높다.
걷기와 같은 유산소운동은 만성콩팥병 환자의 심혈관계 능력을 향상시키고 혈압·혈당을 효과적으로 조절한다. 또한 운동으로 체중을 줄이면 혈압이 조절되고 단백뇨가 감소해 콩팥 기능이 좋아진다. 평소 운동을 하지 않았던 사람은 하루 10~15분 정도로 운동을 시작해 서서히 운동량을 늘리고 매주 3일 이상 꾸준히 실천하는 게 좋다.
 
3월 10일은 ‘세계 콩팥의 날’

오는 10일은 세계신장학회와 국제신장재단연맹이 콩팥 질환에 대한 예방과 교육 및 홍보를 위해 정한 ‘세계 콩팥의 날’이다. 콩팥은 양쪽을 합해 300g정도 무게의 작은 장기이지만 우리 몸이 정상적인 생체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콩팥의 조절 기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콩팥은 노폐물을 걸러내는 역할뿐 아니라 인체의 기관 중 몸의 산도와 수분 삼투압, 혈압을 일정하게 유지하고 전해질의 농도를 조절하는 기관이기 때문이다. 또한 적혈구를 만드는 데 필요한 조혈 호르몬을 분비하는 등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만성콩팥병은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면 악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지만 질병의 특성상 특별한 증상이 잘 나타나지 않아 환자가 증상을 느껴 병원을 찾았을 땐 이미 투석이나 신장이식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평소 관심을 갖고 시기를 놓치지 않고 진단 받는 것이 중요하다. 콩팥병이 발생하기 쉬운 당뇨병·고혈압 환자, 콩팥병을 앓고 있는 환자의 가족 역시 정기적인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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