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해고자와 문학인의 따뜻한 콘서트

소설가 김별아 등 작가 10여명 ‘와락’에 모여
노래·시 ‘두 바퀴로 가는 자동차’ 문학콘서트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와 가족들의 심리치유센터 ‘와락’에서 6월 15일 오후 7시 아주 특별한 문학콘서트인 ‘두 바퀴로 가는 자동차’가 진행됐다.
한국작가회의가 주최하고 자유실천위원회와 와락이 주관한 이번 문학콘서트에는 한국작가회의 회원인 문동안 시인, 황규관 시인, 송기억 시인, 김근 시인, 오도엽 시인, 류외향 시인, 김별아 소설가 등 10여명의 시인과 소설가 등이 함께 해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 그리고 그 가족들과 진솔하고 따뜻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마련했다.
사회를 맡은 김근 시인은 “이제야 오는구나 하는 생각에 미안한 마음을 갖고 이곳에 도착했다. 쌍용자동차 해고 문제는 한국 사회의 노동이 처한 현실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으로 당사자들의 아픔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사회의 고통”이라며 “작가는 언어의 제일선에 서 있는 사람들로 글을 통해 꿈을 꾸고 불가능한 많은 것들을 이뤄가는 사람이다. 오늘 이 행사가 더 나은 미래를 꿈꾸는 행사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의 아내인 이정아 씨는 예전 한겨레신문에 투고한 글을 낭독하며 “쌍용차 파업이 끝난 뒤 3년째 투쟁하고 있다. 앞이 보이지 않는다 생각할 때 희망텐트를 설치하고 농성에 돌입했다. 힘든 시간을 보내며 관심을 가져주는 사람들이 모두 거짓이라고 생각하며 혼자 비관하고 있을 때 와락을 만나게 되었다”며 “와락에서 많은 것들을 치유하고 있다. 이제는 사람들의 마음을 진심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게 되었다. 힘을 주시고 손을 내밀어준 모든 분들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대추리 현장에서 함께 투쟁하기도 한 류외향 시인이 당시 써놓았던 시 ‘슬픈 검투사의 노래’ 낭독에 이어 인디언수니의 통기타 반주에 맞춘 노래가 이어졌는데 특히 ‘조율’이라는 노래를 부를 때는 함께 모인 사람들이 함께 따라 부르기도 하는 등 잔잔한 감동을 불러일으켰다.
마지막으로 작가사인회와 더불어 강의에 나선 소설가 김별아 씨는 “20년을 문학을 해 왔지만 문학이 노동에 비해 결코 뒤지거나 힘이 없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나를 위해 산다는 건 나를 사랑하는 일이며 투쟁하고 싸운다는 일도 나를 사랑하는 가운데 진정한 의미를 깨닫게 된다”고 말하며 자신이 역사소설을 쓰게 된 계기와 배경에 대해서도 설명하기도 했다.
두 바퀴로 가는 자동차 문학콘서트는 오는 10월까지 매달 셋째 주 금요일 오후 7시에 있을 예정이며 다음 예정인 7월 20일에는 신용목 시인의 사회로 우대식 시인의 시낭송과 이씬의 노래, 김미월 소설가의 문학 강좌가 있을 예정이다.
한편 행사를 주최한 관계자는 ‘두 바퀴로 가는 자동차’를 문학콘서트의 이름으로 마련한 이유에 대해 “자동차는 네 개의 바퀴로 달려야 안전하지만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와 가족들은 삶의 안전장치이자 행복장치인 바퀴들이 떨어져 나간 후 남은 두 바퀴에 희망을 불어넣으며 하루하루 버티고 있는 자동차”라며 “이들의 삶을 외면하는 우리와 이 사회도 두 바퀴만으로 굴러가는 자동차 일지 모른다. 이들과 우리가 잃어버린 나머지 바퀴를 되찾을 수 있도록 모두가 함께 하자”는 뜻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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