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규석 이장/평택시 고덕면 당현5리 율곡마을

고덕신도시 이주단지, 2월 12일 정식 공표돼
율포栗浦에서 따온 ‘율栗’, 공동체 이어갈 것

 

▲ 오규석 이장/평택시 고덕면 당현5리 율곡마을

 

평택에는 세조대왕의 셋째 아들 덕원군의 묘가 있던 명당자리가 있다. 바로 고덕면 당현5리, ‘율곡마을’이다. 고덕국제신도시 개발이라는 명明에 밀려 고향을 떠나야 했던 이주민들이 슬픔을 딛고 조성한 이주단지의 토대를 닦아나갈 새로운 마을의 새 이장, 오규석 율곡마을 이장을 만나 이야기 나눠봤다.

- 고덕면 율곡마을?
율곡마을은 고덕국제신도시 조성으로 정든 고향땅을 떠나야 했던 율포2리 주민들이 모여 일군 이주단지다. 2005년 마을을 떠나야 하는 상황에 놓인 주민들은 ‘헤어지지 말고 함께 살길을 찾아보자’는 데 뜻을 합쳐 이곳저곳 이주단지를 알아봤고 현재 부지를 매입하게 됐다. 약 3만 8000㎡(1만 1500평) 부지에 46가구를 계획해 설계에 들어갔으며 현재 28가구 90여명의 주민이 생활하고 있다. 율포2리에 살던 주민들이 대부분이지만 일부는 율포2리 인근 마을주민이나 외지인도 들어와 자리를 잡았다. 2월 12일 평택시의회 제180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를 통해 정식마을로 공표됐다. ‘율곡’은 밤개울이라 불렸던 율포2리에서 따온 ‘율栗’과 양쪽에 산을 둔 골짜기에 위치해 있다고 해 ‘곡谷’을 붙여 주민들이 직접 지은 이름이다.

- 새로 생긴 마을의 이장?
마을 공표를 앞둔 2월 6일 마을총회를 통해 이장으로 선출됐다. 새로 생긴 마을로서 궂은일도 많을 터라 젊은 사람이 이장을 할 수도 있었지만 율곡2리 마을의 정신과 전통을 기억하고 이어갈 수 있는 연륜 있는 사람이 맡았으면 한다는 주민 의견에 따라 맡게 됐다. 행정구역상 고덕면 당현5리로 공표됐지만 율포2리 전통을 잇는 ‘율곡마을’로 불리도록 더욱 노력하겠다.

- 마을 운영 현황?
본격적인 이주가 시작된 지 3년차에 접어들고 있는데 아직 마을회관이 없다. 3월말쯤 미군기지주변사업 예산 3억 원이 투입돼 착공될 예정인데 7월 초쯤 완공되면 주민들이 화합할 수 있는 공간이 될 터이다. 설계 시부터 마을회관 부지를 계획해 두었기 때문에 회관 주위에는 소규모 공원도 함께 조성된다. 원래 율포2리는 농악을 잘하는 마을이었다. 예전에 직접 상쇠를 맡아 평택 소사벌단오제에 고덕면 대표로 출전해 1위도 한 적이 있다. 마을회관이 완공되면 농악패도 다시 운영하고 척사대회도 진행하는 등 다양한 마을행사를 생각하고 있다.

- 농업진흥지역 해제?
부지 40% 가량이 농업진흥구역이고 나머지는 관리구역으로 정비가 안 된 땅이다. 특히 농업진흥구역은 농가시설이나 농가주택 외에는 건축이나 개발이 어렵기 때문에 마을 확장 등에 있어 직접적인 주민불편이 야기되고 있다. 마을 왼편에 군인아파트가 있고 뒤편으로는 100호 가량 되는 주택단지가 들어설 예정인데 마을 확장 또는 개발 시 각종 인·허가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 당연하다. 평택시 소유로 돼 있는 도로부지까지 포함해 경지정리가 안 된 땅은 규제 완화 또는 해제를 도모할 필요가 있다.

- 어떤 마을을 만들고 싶은가?
오랫동안 부딪기며 살아 온 마을사람들과 ‘재밌게’ 살았으면 한다. 서로서로 화목하게 예전 농악 하던 마을전통도 이어가면서 마을공동체를 이어갔으면 한다. 처음 마을 일을 시작하면서 부족한 자금을 가구당 10만원씩 십시일반 모아 조성하는데 누구하나 불만 없이 참여한 걸 보면 ‘율곡마을’은 지금도 앞으로도 대한민국에서 제일 좋은 전원마을 이주단지가 될 것이다.

저작권자 © 평택시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