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시 전역 1300만㎡ 개발광풍, 사업 지연 부작용 커

경기침체로 개발사업 ‘지지부진’, 주민피해 속출
47개 사업지구 밑그림 그린 후 방치된 곳 수두룩

▲ 지구단위 계획으로 추진되는 평택시 비전동 구. 평택군청 터의 비전지
▲ 태봉종합건설이 팽성읍 원정리에 건설하다 중단된 아파트 현장
부동산경기 침체가 가속화 되면서 평택에서 시행되고 있는 각종 개발 사업이 지지부진한 상태로 표류하고 있는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특히 브레인시티, 고덕국제신도시와 같은 대규모 개발 사업은 그 파급력이 매우 큰 관계로 진행 상황 하나하나가 평택의 사회적 이슈가 되면서 각계에서 그 해법을 놓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소규모 민간제안도시개발사업과 지구단위계획, 민간건설 등 주택관련 사업은 경제 흐름에 더욱 민감해 사업시행이나 지구지정이 된지 수년이 흐르도록 진척이 없거나 공사 자체가 아예 취소 또는 중지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사회적 논의나 관심에서도 멀어져 주목받지 못한 채 해당 주민의 피해만 속출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 또한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간제안 도시개발사업
영신·용죽·화양지구 제자리걸음
미군 발표 후 ‘우후죽순’, 예견된 상황
이주 대토 구입자 은행 빚 ‘발만동동’

5월말 현재 평택의 민간제안 도시개발 사업지구는 모두 19곳 1048만 9192㎡(317만 2980평)로 6만 8997세대 18만 9136명을 수용하도록 계획되어 있다. 민간제안 사업은 제안서접수 → 주민공람 → 구역지정 → 개발계획 승인 → 실시계획인가 → 환지계획인가 → 조성공사 등의 절차를 거쳐야한다. 그러나 전체 19개 지구 중 조성공사에 착공한 곳은 용이동 현촌지구 한 곳뿐이고 10곳은 환지계획을 수립하는 중이거나 신청 중에 있으며 나머지 8곳은 실시계획 신청을 위한 각종 영향평가도 끝내지 못했거나 개발계획 수립 과정에 있는 등 사업 진척이 느려 주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특히 영신지구와 용죽지구는 물론 1만7467세로 대규모인 화양지구 등은 2008년 지구지정이 된 이후 현재 5년이 넘도록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이러한 민간제안 도시개발사업의 부진은 2008년 이후 평택미군기지 이전에 따른 호재의 영향을 받아 우후죽순 격으로 개발계획이 잇따르면서부터 예고돼왔다. 여기에 외환위기를 겪으며 부동산거품이 꺼지고 경기가 급랭되면서 기대와는 달리 추진동력을 잃은 결과 각 조합은 PF(project financing) 대출을 얻지 못해 시행사를 선정하지 못하고 있으며 조합원들은 개발행위제한이라는 틀에 묶여 낡고 노후한 건물하나 제대로 고치지 못하고 불편한 생활을 하고 있다. 그러나 기반시설을 보수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어 실례로 지구 내 일부 파손된 도로를 보수 못해 안전사고의 위협마저 상존하고 있는 곳도 있다.
이주를 전제로 은행권 대출을 받아 토지를 구입한 조합원들도 보상이 이뤄지지 않아 수년째 큰 금액의 이자를 지불하고 있고 구입한 토지를 되팔려고 해도 경기침체로 구매자가 나서지 않아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상황이다.
용죽지구 조합원인 홍 모 씨는 “개발이 추진된 지역 주민 중에는 개발에 동의한 사람과 계약금을 받고 동의한 사람, 토지가의 90% 정도를 받고 시행사에 매매계약을 체결한 사람 등 다양한 부류가 있다”며 “매매계약을 체결한 조합원은 개발시기가 다소 늦춰지더라도 큰 부담은 없지만 계약금만 받고 동의해준 조합원은 엄청난 부담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경기 탓만 말고 주민의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해서 평택시 차원에서 계획의 전면적인 손질이 필요한 시기”라고 주장했다.

민간건설 공동주택사업
14곳 보상 안 돼 사업 존치 위태
공사 중 부도로 5곳 흉물로 방치돼
3600여세대 지구지정 후 파행

민간사업자가 토지주와 계약을 해 시행중인 공동주택지구 사업 관계자들은 “민간제안 도시개발사업은 차라리 행복하다”는 말을 할 만큼 최악의 상황이다.
장안마을 코오롱하늘채는 내년 입주를 앞두고 분양률이 80%를 넘어서 나름 선전하고 있으며 소사벌택지지구 효성아파트와 부영주택이 청북택지지구 3, 4블록에 건설 중인 1141세대의 임대아파트, 청북택지지구 10블록의 풍림아파트 등은 한창 시공 중에 있어 분양성공과 관계없이 사업구도 자체는 완성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 5곳을 제외한 나머지 14곳은 착공은 커녕 보상 문제조차 원활히 이뤄지지 않아 주민과의 격한 마찰로 사업존치 자체가 위태로운 곳도 많다.
이중 미라보건설이 시행자로 나선 인광지구의 경우 수용지구 주민들이 건설사의 잔금미지급을 이유로 집단소송을 벌여 그 결과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기도 하다.
한창 공사를 진행하다 시행사와 건설업체의 부도로 공사가 중단된 채 지역의 흉물로 남아 있는 곳도 5곳이나 된다. 태봉종합건설이 팽성읍 원정리 일원에 건설 중이던 아파트는 1998년에 승인 받아 벌써 14년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으며, 2000년에 승인 허가를 받아 운정종합건설과 대명건설이 포승읍 석정리 인근에 시공하던 아파트도 공사가 중단된 채 굳게 철문을 걸어 잠근 상태로 청북택지지구 7블록과 9블록까지 포함하면 평택지역에서 공사가 일시 중단돼 해결기미가 보이지 않는 아파트는 총 1600여 세대가 넘고 착공조차 못한 아파트는 7000여 세대에 이르는 등 민간사업자가 시행을 맡은 1만 3000여 세대 중 8600여 세대가 지구지정만 된 채 파행을 보이고 있어 주민불만이 폭발직전에 이르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인광지구 주민대책위 관계자는 “시행사는 경제상황 악화로 금융문제가 해결되지 않아서 다른 도리가 없다고 변명에만 급급하고 있다”며 “경제적인 피해는 말할 것도 없고 수년째 개발지구로 묶여 있는 탓에 도로하나 제대로 복구하지 못하고 있어 주민 불편도 가중되고 있다”고 현 상황에 대해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평택시 관계자는 “주민 불편 해소를 위해 수차례 시행사측에 보수 공사를 요청했으나 언제나 알았다는 말만 할 뿐, 실천에 옮기지는 않았다”며 “아파트를 짓는다고 하면서 2000여만 원이면 되는 일조차 해결하지 못한다는 것은 자본의 문제가 아닌 의지가 없기 때문이라고 봐도 무리가 아니다”고 시행사의 의지 부족을 지적했다.

지구단위계획사업
산업·유통단지는 내년 말 완공
신촌·수촌·비전지구 준공일 못 정해
주택경기 회복세에 따라 일정 잡힐 듯

기업체가 땅을 전량 매입해 시행하고 있는 지구단위계획사업은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다. 69만 3771㎡ 청북면 삼계산업지구와 오성면 양교산업지구·청북면 후사산업지구·서탄면 수월암1,2,3유통지구는 올 연말이나 늦어도 내년 연말까지 완공을 목표로 공사 중이거나 실시계획 인가를 신청해놓고 있어 69만 3771㎡(20만 9865평) 규모에 산업·유통단지가 완공되면 5320여명의 고용 효과가 있을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1종 계획이 순탄하게 진행되는데 반해 사업주체가 토지를 매입해 2만 446세대의 공동주택을 짓기로 예정된 칠원동 신촌택지지구와 칠원동 수촌택지지구, 비전동 구. 군청부지의 비전지구는 지구단위계획이 승인되려면 토지매입이 완료되어야 하는 특성상 보상으로 인한 주민과의 갈등은 없으나 주택경기 침체와 맞물려 시행사측에서 준공예정일을 정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실시계획인가신청을 준비 중에 있어 평택지역 미분양 물량 소진과 주택경기 회복세에 따라 분양시기가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주택사업개발 재정립 시급
29개 사업 5466만㎡, 53만 명 입주
민간개발사업 포함 인구 60만 명 규모
시 전체가 개발광풍, 부작용으로 시름

이처럼 개발 사업이 지지부진하자 2010년 말 기준으로 평택지역에서 새로운 지구 지정이나 확대는 거의 이뤄지지 않았으며 일부에서는 사업규모의 축소와 지정 해제 움직임마저 일고 있는 실정이다. 2010년 말 현재 평택지역 택지 관련 개발사업 규모는 총 29개 사업지구 5466만 5000㎡(1653만 6000평)에 53만 617명의 계획인구가 예정돼 있었다. 이는 민간사업자가 진행하는 곳을 제외한 수치로 민간사업자가 추진하는 계획까지 더한다면 전체면적 6000만㎡에 수용인구 60만 명 규모다. 현재 평택시 인구인 43만 명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로 순탄한 인구유입을 감안해도 과다한 목표 설정이며 결국 인구 유입과 상반된 과도한 개발계획이 현재 사업진척이 지지부진한 중요한 이유의 하나라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평택시 전체 면적은 4억 5462만 7272㎡, 즉 1억 3752만 4750평다. 이 중 각종 개발 지구로 지정되거나 예정되어 있는 곳은 총 8900여 만㎡에 달해 시 전체 면적의 20%가량에 개발광풍이 불어 각종 부작용으로 시름하고 있다
최근 이로 인한 부작용이 이곳저곳에서 분출되면서 민·관을 막론하고 무조건적인 개발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 또한 커지고 있다.
혹자는 평택을 대한민국의 중심 역할을 할 곳으로, 혹자는 기회의 땅으로 부르곤 한다. 단지 그렇게 불리기에 만족하지 않고 주어진 기회를 사실로 바꾸기 위한 모두의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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