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진 원장 / 장애인보호작업장 ‘꿈이크는일터’

4월 30일, 장애인사랑실천걷기대회
장애 편견 깨뜨리는 문화 만들 것


 

▲이혜진 원장 / 장애인보호작업장 ‘꿈이크는일터’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봄 길을 함께 걸으며 지역사회 내 장애 인식계몽 문화를 만들어가는 ‘제9회 장애인사랑실천걷기대회-내가 할게요’가 4월 30일 개최를 앞두고 있다. 초기 기획 단계부터 지금까지 대회 운영을 책임져 오고 있고 평안밀알복지재단 운영 장애인직업재활시설 ‘꿈이크는일터’도 맡고 있는 이혜진 원장을 만나 대회를 개최하게 된 계기와 운영에 대한 고민 등 다양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 장애인사랑실천걷기대회의 시작?
지역사회 안에서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정기적으로 어우러지면서 장애에 대한 편견이나 인식을 개선시킬 수 있는 게 무엇일까 하는 장고의 고민 끝에 나온 프로그램이다. 2005년 처음 시작됐고 내년이면 10회를 꽉 채우게 된다.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이 지나면 학생·일반인 참가 신청을 받아 개최한다. 장애인 분들은 보통 150~200명 정도 참여하는데 올해는 활동보조 이용자 분들도 참여해 장애인 참가 규모가 늘어날 예정이다.

- 캐치프레이즈 ‘내가 할게요’
2005년 당시 평안밀알의 무브먼트 운동이었던 ‘장애인 사랑·섬김·나눔-내가 할게요’에서 가지고 온 문구다. 우리는 많은 부분에서 중요한 일을 타인에게 떠맡겨 버리는 경우가 많다. ‘내가 할게요’는 다른 사람이 아닌 내 자신이 먼저 장애인식 계몽의 주인공으로 역할 할 수 있도록, 스스로 먼저 실천하는 행동가가 되어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정한 것이다. 이번 대회에도 많은 비장애인들이 참여해 더불어 사는 공동체 안에서 장애인 사랑·섬김·나눔을 실천하는 주인공이 되길 바란다.

- 대회 운영에 대한 고민?
3회 대회 때 처음으로 평택시청 앞 광장에서 대회를 개최했었다. 평택시청 앞 광장이라는 상징적인 공간에서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한데 어우러진 광경을 바라보다 지역에서 장애인에 대한 인식 변화가 시작되겠구나 하는 생각에 가슴이 찡했던 기억이 있다. 지금은 내년 10회 대회를 앞두고 기관 내부에서 자정적인 고민들을 많이 하고 있다. 최근 몇 회 대회를 거치면서 일반인 참여보다 학생 참여가 늘어나면서 학생참여 행사로 고착된 부분이 있는데 지양하기 보다는 청소년에 초점을 맞춰 장애인 인식개선을 도모하는 문화행사로 만들어야 하지 않나 라는 생각도 갖고 있다. 
 
- 장애인사랑실천걷기대회의 가치

사회복지에 몸담게 된 계기가 ‘제1회 윤중로 벚꽃대회 및 장애인보장구전시회’였다. 장애인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기 위해 벚꽃대회와 연계해 개최했다는 보장구전시회는 특정 회사의 부스 한 곳만 운영됐고 장애인 인식 개선에 대한 내용을 담은 판넬들은 사람들이 오가지 않는 길 한구석에 방치돼 있었다. 자신에게 필요한 보장구를 만날 수 있을까 설레는 마음으로 전국에서 찾아온 장애인들은 실망하고 돌아갔고 결국 ‘제1회 윤중로 벚꽃대회 및 장애인보장구전시회’는 ‘장애인’의 이름을 빌어 주최 측의 이익을 바란 행사로 전락해 버렸다. ‘장애인’이라는 이름을 걸고 결코 헛된 행사를 벌이지 않겠다는 다짐은 이 때부터 시작됐다. 밀알에서 하는 걷기대회는 ‘뭔가 좀 다르다’, ‘내가 갖고 있던 편견이 깨지더라’ 하는 문화 행사로 자리 잡길 바란다.

- 평택시민에게 한마디
장애인들과 함께 걷는 한발 한발을 자신의 생각을 전환하는 계기로 삼아 장애인과 더불어 사는 세상을 만드는 주인공이 되길 바란다. 나눔은 서로가 성숙하고 서로가 자라는 과정이다. 평안밀알은 그 가운데서 장애인 사랑을 실천하기 위해 장애인복지의 새로운 길을 만들고자 애쓰고 있다. 시민들 또한 평안밀알을 장애인들에 대한 사랑이 가득한 기관을 바라봐 주길 바라며 걷기대회에 많은 성원을 보내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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