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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원칼럼 - 때로는 필요한 ‘내버려 두는 훈련’
안호원 박사  |  ptsis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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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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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돌아보는 것’과 ‘내버려 두는 것’ 가르쳐
위대한 인물 ‘내버려 두는 훈련’ 과정에서 만들어져

얼마 전 전직 교수 부부를 만나 오찬 가진 적이 있다. 함께 대학에서 사회윤리학을 강의하던 분이었는데 대학에서 교양과가 폐강되면서 교직 생활을 그만 두게 되었다.
오랜만에 만나서인지 정말 반가웠다. 넉넉지 못한 형편에도 오순도순 살아가는 얘기에 빠져버린 두 사모들은 점심을 먹는 것도 잊은 채 경청을 했다. 이야기 도중 그 교수는 아들 내외가 외국에 나가있어 손자들을 돌보고 있는데 아무래도 그 녀석 교육을 잘못 시킨 것 같다고 씁쓸해 했다. 이야기인 즉 며칠 전 지금처럼 지우(知友)를 만나 외식을 하게 됐다고 한다. 문제는 집에 남아 있는 아이들이었다. 집에 남아있을 손자들이 마음에 걸린 것이다. 그래서 아내가 피자 한판과 콜라를 시켜주었단다. 아이들은 신이 났다. 그렇게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들어와 보니 작은 손자가 콜라병을 들고 와서 따달라는 것이다.
아직 콜라를 먹지 않았느냐고 물었더니 그렇다는 대답이다. 이유를 물었더니 병따개가 열리지 않아서 피자만 먹고 할아버지 오시기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제 곧 고등학교에 진학할 녀석이 이런 것 하나 자력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꼴을 본 순간 화가 치밀었다고 했다. 아이들은 강하게 키워야 한다고 목청 높여 강의하던 때가 생각나 얼굴이 다 화끈거렸다며 멋쩍게 웃는다.
미국 캘리포니아 연안에 위치한 몬트레이 마을은 오랫동안 펠리칸들의 낙원이었다고 한다. 어부들이 잡아 올린 물고기를 씻을 때 잔챙이는 모두 바다에 던져 버렸는데 이것들이 펠리칸 들에게는 유일한 간식거리가 되었다. 덕분에 펠리칸들은 그 생활에 만족해했고 그런 환경 속에서 살을 찌우며 점점 게을러져 갔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인가 그 잔챙이들이 상업적으로 재활용 되면서 펠리칸들의 간식거리가 사라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펠리칸들은 스스로 먹이를 구할 생각은 하지 않고 여전히 어부들이 버리는 것만 기다리다 결국 굶어 죽기 시작했다. 이것을 지켜 본 어부들은 궁리 끝에 좀 멀리 떨어진 남쪽 지방으로부터 먹이를 스스로 잡을 줄 아는 펠리칸을 잡아다 풀어 놓았다. 새로운 이 펠리칸들이 굶어 죽어가는 펠리칸 들과 합류되자 변화가 생겼다. 새로운 친구들이 능숙하게 물고기를 잡아먹는 것을 보고 굶주렸던 펠리칸 들이 덩달아 물고기를 잡기 시작한 것이다.
그 교수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 역시 작은 딸을 영 잘못 키운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막내라고 매사 뒤치다꺼리를 하다 보니 성장을 해서도 제 스스로 하는 일이 별로 없다. 딸의 말이 생각난다. “아빠 난 아빠의 의지대로 대학도, 전공도 정했을 뿐 정작 내가 하고 싶은 것은 하지 못했어” 그런 소리를 듣고 딸이 하고 싶었다던 ‘아동교육’을 다시 시켜 지금은 학사 학위가 두 개나 된다. 그러나 여전히 자기 스스로 하려는 것에는 겁을 내고 아빠에게 의지하려는 것에 너무나 익숙해진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마음이 아팠다. 늦기는 했지만 좀 ‘내버려 두는 훈련’을 시켜야겠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이스라엘 사람들의 교육법은 이 같은 문제에 대해 두 가지 원칙을 가르쳐주고 있다. 하나는 ‘돌아보는 것’이요 또 하나는 ‘내버려 두는 것’이다. 그들은 철저하게 이 두 가지에 있어서 균형을 갖추려고 노력하고 있다. 독일의 정치적 통일과 제국 건설에 공적이 지대한 ‘철의 제왕’ 비스마르크의 청년 시절 이야기가 있다.
어느 봄날 친구와 함께 사냥을 나간 비스마르크는 갑자기 숲속에서 들려오는 친구의 외마디 소리를 들었다. 소리 나는 쪽으로 달려가 보니 그 친구가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는 게 아닌가 그 친구는 비스마르크를 보자 구해달라고 필사적으로 울부짖었다. 그런데 어찌된 영문인지 비스마르크는 울부짖는 친구를 바라만 보고 있었다. 그러더니 “이봐 내가 자넬 구해줄 것 같은가? 오래전부터 자넬 좋아하지 않았네 기회가 없어 지금까지 살려두었네만 마침 하늘이 준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네” 라는 말을 했다.
친구는 이 말을 듣고 분한 마음에 배신감까지 느꼈고 결국 죽을힘을 다해 늪에서 빠져나왔다. 그리고 원망과 분노에 가득 찬 마음으로 비스마르크에게로 다가갔다. 욕이라도 해 주고 싶었던 거다. 이때 비스마르크는 가까스로 빠져나와 숨을 헐떡이는 친구를 힘껏 껴안으며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여보게 친구 미안하네 평소에 자네가 너무 남에게 의지하는 생활습관을 갖고 있는 것이 안타까웠던 차에 이번 기회를 통해 스스로 해낼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고 싶었다네”
성경에 보면 하나님께서 만드신 역사의 위대한 인물들에게는 독특한 특징이 있음을 알 수 있다. 대부분 광야 학교 출신이라는 것이다. 인생의 한 때를 광야에 버려져서 보냈다는 것이다. 큰 인물이 되려고 하면 반드시 혹독한 고난을 거쳐야만 한다. 위대한 인물은 ‘내버려 두는 훈련’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것 같다. 깊은 바다 속 진주는 그냥 생기는 것이 아니라 고통 속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본 란은 외부에서 기고해 주신 글을 싣는 곳으로 본지의 편집 의도와 다를 수 있습니다.


   
 

 

 

 


深頌 안호원
시인, 수필가,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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