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경제 발전에
몸을 던져보자는 생각으로
내 모든 것을 걸고 올인 했다.
그런데 결과는 참담하다.
그렇게밖에 할 수 없었는지
회의감이 잔뜩 밀려오는
요즘이다

 

▲ 김정훈 팀장
경기평택항만공사 전략기획팀

오늘도 평택항을 향해 힘든 한발 한발을 내딛고 있다. 나로서는 평택항을 처음 만든 이가 확신을 갖고 선제적으로 추진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는데 지금 이렇게 뿌리까지 흔들리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미국 심리학자 윌리엄 제임스는 “우리 세대의 가장 위대한 발견은 태도를 바꾸면 인생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점이다”라고 말했다. 나도 그 말을 믿었다. 무엇이든 마음먹기에 달려있다고, 꼭짓점을 찍어 지역경제 발전에 몸을 던져보자는 생각에 내 모든 것을 걸고 올인 했다. 그런데 결과는 참담하다. 과연 그렇게밖에 할 수 없었는지, 회의감이 밀려온다.

경기도 땅을 밟아본 적 없는 내가 서평택IC를 타고 평택에 첫발을 내딛어 오로지 평택항의 발전을 이뤄보자며 우리나라는 물론 해외까지 고객유치와 홍보에 매진해 이제는 많은 고객들을 유치했다. 그런데 돌아오는 것은 판을 갈아엎자는 것이라니….

경기평택항만공사라는 이름을 지은 경기도 역시 엄지손가락을 치켜들며 진력하고 있다. 태평양, 황해 건너 이국만리에서도 모두 평택항만공사를 인정해줄 때 그들은 과연 우리를 인정해주었나 되묻고 싶다.

“공기업에 계시는데 왜 찾아오셨어요” “아쉬운 게 없으실 텐데”하는 기업들의 비아냥거림을 들으면서도, 진정성을 담아 “아쉬운 게 있어요. 절감할 수 있는데도 도내 기업들이 비용을 더 내고 있는 부분이 있거든요”하고 설득해가며 고객을 유치하고 일궈낸 날들이었다. 평택항 이용을 통해 당신 지갑에서 줄줄 새어나가는 물류비용과 시간을 아끼라고, 이런 이점이 이렇게 있다고 외치며 지내온 시간이었다.

공공기관 경영합리화 배경을 봤을 때 평택항만공사는 부합되는 부분이 없다. 평택항 활성화를 통한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하고 있으며, 역할 중복이 아닌 별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자체사업수익을 통해 인건비를 지급하고 있으며, 선석개발과 물동량 증가율도 뚜렷하다. 한-중, 한-베트남 FTA 등 메가FTA 시대에 평택항 활용과 공사의 역할을 더욱 확대해야 하는 시점에 평택항만공사의 통합이라는 뜻 하지 않은 거대한 벽을 만나고 나니 그동안 해온 일들 생각에 눈물만 난다. 그러나 아직은 확정된 것이 아니다. 아직은 그 기대에 나는 또 한줌 희망을 걸어본다.

가족에 대한 책임감, 가족에 대한 책임감만큼 사명감을 갖고 일하고 있는 직장, 사명감 하나로 경기도에서 올라오라면 올라가고, 또 오라고 하면 또 간다. 내일도 또 오라시면 나는 또 갈 것이다. “우린 다 아빠잖아요” 묵묵히 일하며 뛰고 또 뛰는 진정한 아빠들께 힘내시라는 말을 전한다.

“우린 또 이겨낼 거잖아요. 아빠니까” 자기 일처럼 걱정해주시는 고마운 한 분 한 분을 잊지 않을 것이다. 다시 믿어보려 한다. 중국 속담에 “가장 힘든 길을 가려면 한 번에 한발씩만 내딛으면 된다. 그러나 발은 계속해서 움직이고 있어야 한다”는 말을 믿으련다. 그래, 또 한발씩 내딛을 것이다. 오늘 내 딛는 이 한발이 지역을 꽃 피우리라 믿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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