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다리생태공원
수로에 빠져 죽은
새끼 흰뺨검둥오리
아홉마리를 발견했다.
동물을 생각한다는 곳에서
죽은 새끼들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미안함이 앞선다

 

▲ 성수하 사무국장
경기남부생태교육연구소

경기남부생태교육연구소의 식구로서 얼마 전 지역의 중심에 위치한 배다리생태공원을 돌아봤다. 모니터링 활동을 여러 차례 했으나 생태공원 내에 생태 통로만을 조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배다리생태교에는 양서류나 파충류가 수로에 빠지면 올라올 수 있도록 탈출 경사로가 설치돼 있었다. 일반적으로 육교형 생태통로는 야생동물만을 위한 목적으로 조성된 것이기 때문에 보행자나 차량의 접근과 이용을 최대한 배제해야 하지만 배다리생태공원에 조성된 육교형 생태통로는 두 곳 모두 보행자도로와 병행하고 있으며 보행자 편의를 위한 가로등까지 설치돼 있었다.

터널형 생태통로는 포유류의 이동을 목적으로 조성된 것으로 국내에서는 고라니 등 중형 야생동물이 서식하는 지역에 조성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배다리생태공원에도 터널형 생태통로가 두 곳이 설치돼 있으나 앞이 보이지 않는 긴 터널이어서 빛을 따라 터널을 이동하는 고라니와 같은 초식동물들이 다닐 수 없는 구조로 만들어져 있다.

또한 양서류와 파충류의 생태통로는 전무한 상태다. 이곳은 맹꽁이와 금개구리가 많이 서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매년 모니터링을 통해 본 자료에 의하면 멸종위기 2급인 금개구리와 맹꽁이가 발견되고 있고, 배다리생태공원 위쪽 숲에는 맹꽁이들이 서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소사벌지구와 용죽지구 중심에 위치한 배다리생태공원은 도시주변의 자연습지가 빠른 속도로 사라지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인공적으로 물이 모여 있는 저수지는 중요한 습지의 역할을 할 수밖에 없다.

일반적으로 생태공원은 도시환경 속에서 자연 생태계를 보호·유지하면서 자연학습과 관찰, 생태연구, 여가 등을 즐길 수 있도록 조성한 공원을 말한다. 도시화·산업화로 인해 환경 파괴가 지속되면서 동식물의 생태 환경이 파괴되고 서식지를 잃어 가는 현대의 도시에서 생물종 다양성과 동식물을 보호하는 곳이며 사람들의 휴식공간이기도 하다. 또한 생태교육의 장으로도 활용될 수 있어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평택 중심부에 위치한 배다리생태공원은 앞에서 언급한 생태통로 한 가지만 보더라도  동물과 인간이 공존하는 것이 아닌 인간중심의 설계와 편의성으로 인해 처음부터 동물들이 평온하게 머물고 있던 곳을 인간이 서서히 점령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얼마 전 배다리생태공원 수로에서 새끼 흰빰검둥오리 아홉 마리가 빠져죽은 것을 발견했다. 사람들이 왔다 갔다 하는 공원습지에서 조심스럽게 알을 품고 새끼를 키우는 어미 흰빰검둥오리에게는 동물을 생각한다는 생태공원에서 죽은 새끼들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미안함이 앞선다. 도시발전을 위해 개발을 하지 않을 수는 없겠지만 무엇이든 우리와 함께하는 살아있는 생명의 소중함에 대해서도 고민을 갖고 진행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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