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9년 5월 25일

 

전염 빠른 천연두 확산, 5일 만에 4명
평택경찰서 마을통제, 임시 종두 실시



 

 

“경기도 위생과에 들어온 보고를 보면 평택군 포승면 원정리(平澤郡 浦升面 遠井里) 한 부락에서는 한꺼번에 네 명의 천연두 환자가 생겨 큰 소동을 일으키고 있다. 즉 그 동리 사백십 번지 강순옥(姜順玉)이가 지난 이십삼일부터 눕게 되자 이십오일에는 그 어머니 김씨(金氏), 이십육일에는 이웃 이백육십 번지 김흥오(金興五), 이십팔일에는 이웃 삼백구십삼 번지 손녀(孫女)가 차례차례로 눕게 되었는데, 오일에 이르러 진찰한 결과 모두 천연두로 판명되었으므로 경찰당국에서는 곧 부근에 교통 중단을 하는 동시에 인접 부락 약 사만 명에게 임시종두를 실시하여 일시적 방역진을 치는 동시에 전염계통을 엄중 조사 중이다”(조선일보, 1939년 6월 7일)

지난해 평택을 떠들썩하게 만든 것이 ‘메르스(MERS, Middle East Respiratory Syndrome Coronavirus)’였다. 중동에서 옮겨온 메르스는 삽시간에 전국적으로 확산돼 전국을 공포로 만들었다. 때로는 새로운 바이러스들이 국내로 유입되거나 변형으로 인해 치료방법이 없어 치명적인 경우가 없지 않다.
지금은 거의 사라진 질병이지만 한때는 가장 치명적인 것이 ‘천연두天然痘’였다. 천연두는 전염병으로 적사병赤死病이라고 불렸다. 천연두에 감염되면 증세가 전신으로 퍼지기 전에 우선 피부와 입·목의 작은 혈관들에 증상이 집중된다. 특유의 반구진 발진이 피부에 발생하고 이 발진은 시간이 지나면서 유체가 채워진 수포로 만들어지는데 치사율이 30~35%에 달했다.
18세기 이전까지 유럽 지역에서만 천연두로 매년 4만 명이 죽었으며, 시각장애자 중 3분의 1이 천연두로 인해 시력을 잃었다. 감염자들 중 20~60%가 사망했고 아동은 감염될 경우 80%가 사망했다. 이같이 무서웠던 천연두는 2011년 박멸돼 지금은 더 이상 발병하지 않고 있다.
그렇지만 1939년 당시에만 해도 천연두는 무서운 전염병이었기 때문에 오늘날 ‘메르스’와 같이 사회적으로 난리였다. 1939년 5월 23일 천연두 환자가 포승면 원정리에서 발병, 5일 동안 인근 마을까지 확산돼 모두 4명이 감염됐다. 천연두 환자가 발생하자 평택경찰서에 비상이 걸렸다. 차량 통행을 차단하고 마을 출입을 통제했다. 뿐만 아니라 인근 마을 외에 평택군민에게 임시 종두를 실시하는 동시에 어떻게 감염됐는지 역학조사를 진행했다. 천연두로 떠들썩한 평택을 80여년 만에 메르스가 다시 떠들썩하게 만들었다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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