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욕심 때문에
의회 전체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우를 범하지는 말아야 한다.
지역사회를 병들게 하고
갈등을 조장하고
시민의 혈세만 낭비한다면
존재의 이유가 없을 것이다

 

▲ 소태영 집행위원장
매니페스토 평택시민연대

지방의회가 7월부터 일제히 후반기 원구성에 돌입한다. 평택시의회도 6월 28일이 원구성 기한으로 다가오고 있다. 남은 2년 동안 시의회를 이끌어갈 의장단을 누가 맡느냐는 단연 지역사회의 관심사다. 어떤 인물이 어떤 포부와 의지를 갖고 지방의회를 이끌어 갈지 궁금하지만, 지역 유권자들은 누가 후보감인지조차 알 길이 없다. 물밑 합종연횡合縱連橫을 통해 감투 나눠 먹기를 하는 ‘교황 선출 방식’으로 의장단을 뽑기 때문이다.

애초 도입 취지는 좋았다. 교황을 선출하듯 이전투구나 과열경쟁 없이 정파를 초월해 신망 받는 인물을 선출하자는 의도였다. 그러나 지방의회 부활 25년이 지나면서 ‘교황 선출’이라는 허울만 남았을 뿐 누가 출마하는지, 자질은 제대로 갖췄는지, 지역유권자들은 알 수 없는 ‘깜깜이 선거’로 전락했다.

평택시의회의 후반기 원구성에 대한 최근의 상황과 보도내용을 보면 다양한 변수로 복잡하게 전개되는 양상이다. 각 당의 당리당략과 의원들의 이해가 얽히면서 원구성을 위한 수 싸움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제7대 평택시의회는 출범 당시 새누리당과 더민주당(당시 민주당)이 여야 8대 8의 구도였다. 그러나 지난 2월 박환우 시의원이 더민주당을 탈당해 국민의당에 입당하면서 판세가 바뀌었다. 새누리당 8석, 더민주당 7석, 국민의당 1석의 구도가 된 것이다.

그러자 새누리당은 후반기 의장도 맡겠다고 나섰다. 전반기 원구성 당시 합의는 여·야 8대 8 구도에서 이뤄진 것이므로 새누리당이 제1당이 된 현 구도에 맞춰 새판을 짜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20대 총선 이후 새누리당은 자성하는 모습을 보이더니 이제 의석수에 따라 제1당이라 주장하며 이전에 합의했던 내용을 무시하고 자리에만 욕심을 내고 있다. 이것은 그야말로 적반하장이 아닌가.

제 3당이라고 위원장 자리를 요구하면서 캐스팅보트 역할이라는 협상명목으로 여·야를 오가며 자리 만들기를 하는 모양세는 지역 유권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정치인들에 대한 혐오감을 불러일으키는 신뢰받지 못하는 모습이 되고 말 것이다.

“우리가 할 차례”라고 주장하는 것도 명분이 없어 보인다. 합의사항이라는 원칙론에 의하는 것이라면 조금은 이해가 되지만, 정파적 이해관계에 집착할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지역유권자들에게 돌아갈 것이다. 이것이 의장단 구성이 개인이나 정파적 이해득실에서 벗어나 객관적으로 이뤄져야 하는 이유다.

기초의회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정당과 개인의 정치적 욕심 때문에 평택시의회 전체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우를 범하지는 말아야 한다. 오히려 지역사회를 병들게 하고, 갈등을 조장하고, 시민의 혈세만 낭비한다면 존재의 이유가 없을 것이다. 결국 자신의 입신양명이 아닌 시민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진정한 사명감으로 무장하지 않고서는 사회의 ‘암적 존재’로 인식될 수밖에 없다. 서로 소통하고 협력하면서 협치, 상생하는 시의회가 되기를 소망한다. 또한 기초의원의 자질을 높이고 전문성과 역량을 강화하여 지역주민의 참다운 일꾼으로 거듭 나겠다는 의식변화를 갖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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