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권국가의 책임을 방기하지 말고
한국에서 불법적인 생물무기 실험과
훈련을 못하게 해야 한다.
그리고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
미국당국의 사과를 받아내는 일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 송치용 공동대표
탄저균추방평택시민행동

‘미군생화학무기반입·실험·훈련저지평택시민행동’은 18개의 단체와 개별 시민이 가입해 그동안 탄저균의 위험성과 위법성을 알리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 10여 차례에 이르는 단체교육과 대중강연을 실시했고, 5차례에 걸쳐 평택역과 평택시청·평택시내에서 가두행진을 하는 등 직접적인 행동을 했다. 또한 서명운동을 펼쳐 3000여 명의 서명을 받아 국방부 앞에서 기지회견을 실시했으며, 다른 단체와 함께 8700여 명의 국민고발단을 모집해 주한미군사령관 등을 고발했다.

무엇보다도 신장동에 있는 K-55 오산미공군기지 정문에서 휴일을 제외하고 매일 열렸던 1인 시위는 8월 땡볕 무더위도 이겨내고 한겨울 한파도 이겨내면서 평택시민행동의 5개 요구사항인 ▲탄저균 불법 반입 실험 훈련의 철저한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과 오바마 미국 대통령 사과 ▲생화학전 대응 실험 훈련의 즉각 중단 ▲일체의 생물무기 폐기와 연구실 폐쇄 ▲불평등한 SOFA 개정 등을 내걸고 오늘까지 지속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평택시민행동의 절절하고 희생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미국정부나 우리나라 정부는 거짓 변명과 무성의한 답변으로 일관하고 있다.

한국정부는 그저 미군의 발표만 듣고 옮기는 태도에서 전혀 벗어나지 못했고 주권국가로서의 자존심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었다. 최근 미군기지 내에서는 브라질을 비롯한 남미에서 유행하고 있는 지카바이러스도 실험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그동안 한·미 당국의 설명이 명백한 거짓으로 드러났다. 지카바이러스는 임산부에게 감염되면 소두증을 보이는 아이를 출산할 수 있어 위험한 질병이지만 건강한 성인에게는 몸살 정도의 가벼운 증상을 보이는 질병으로 생물무기로는 적합하지 않은 바이러스다. 그러니 미군 당국에서 탄저균이나 지카비이러스 등을 실험하고 있는 주피터프로그램이 대북 생물무기 방어를 위한 훈련이라는 것 역시 거짓말이라고 볼 수 있다.

주피터프로그램은 미군에게 가해질 우려가 있는 여러 위험으로부터 미군을 보호하기 위한 시스템을 개발하는 프로그램이다. 따라서 미국과 전 세계에 주둔하는 미군보호를 위한 이러한 실험은 넓고 안전한 미국에서 하는 것이 마땅하다. 시민과 인접한 평택 미군기지에서 하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고 우리 평택시민 입장에서도 얼토당토않은 일인 것이다.

얼마 전에는 부산항 부두에서도 올 10월부터 탄저균 실험을 실시할 것이라는 소식에 부산시민들이 깜짝 놀라 미군 당국을 규탄하고 훈련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대한민국 정부는 대한민국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더 이상 주권국가로서의 책임을 방기하지 말고 불평등한 SOFA개정에 착수해야 한다. 그리고 한국 땅에서 불법적인 생물무기 실험과 훈련을 못하게 하고 이미 벌어진 일에 대해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 미국당국의 사과를 받아내는 일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평택시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