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콰이어 오케스트라만으로 ‘베토벤 교향곡 9번’ 연주

 
성탄절을 일주일 앞둔 18일 밤 평택 남부문예회관 대공연장에서는 우렁찬 오케스트라의 선율과 아름다운 목소리로 예수 그리스도의 오심을 축하하는 음악회가 있었다. 평택제일감리교회(담임목사 주청환) 콰이어 오케스트라가 베토벤의 교향곡 9번 ‘환희의 송가’로 시민들에게 황홀한 밤을 선사한 것이다.
음악회는 먼저 모차르트의 ‘마술피리’로 경쾌하게 시작했다. 이어서 마르체로의 오보에 협주곡이 오보에 연주자 김유식의 독주와 오케스트라가 멋진 하모니를 이루며 느린 템포의 안단테에서 시작해 아다지오, 프레스토로 3단계로 나뉘어 점점 빨라지면서 웅장한 가락을 선사했다. 이어서 주청환 목사의 짧은 메시지와 내빈소개로 잠시 분위기를 환기시킨 다음 시작된 2부가 이날 밤의 주제곡 ‘환희의 송가’였다. 
먼저 귀에 익숙한 곡으로 찬송가에도 실려 있는 ‘오늘 모여 찬미함은 영광의 주 하나님’이라는 곡이 흘러나왔다. 평택제일감리교회 찬양대까지 오케스트라를 둘러싸고 무대를 꽉 채운 가운데 장중한 합창과 우아한 교향악이 환상의 하모니를 이루며 놀라운 흥분과 감격을 선사했다.
베토벤이 나이 53세인 1824년 2월 ‘합창’이라는 부제를 붙여 교향곡 제9번을 완성했고, 같은 해 5월 7일 빈의 케른트너토르 극장에서 초연했을 때 청중들은 놀라움과 경외감을 금치 못했다. 베토벤은 귀가 어두워 자신의 곡이 연주되는 소리를 거의 들을 수 없었다. 단지 악장이 끝날 때마다 한 남자가 악보를 읽고 있는 베토벤에게 다가가 그의 어깨를 건드리며 청중석에서 박수치는 모습과 손수건이 휘날리는 광경을 가리켰다고 한다.
이처럼 위대한 베토벤의 교향곡을 평택의 한 교회에서 주일예배를 위해 운영하고 있는 오케스트라를 통해 들을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그것도 올해 26회째 이어오는 성탄절 축하자선음악회라고 한다. 1986년에 시작한 것이 포기할 수 없는 전통이 되어버렸다.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매년 크리스마스 시즌에 오케스트라와 찬양대가 2~3개월 맹연습을 통해 이런 큰 무대를 시민들에게 선사해오고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 음악회를 통해 얻은 수익금은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해진다.
더욱이 올해는 평택제일교회가 창립 60주년을 맞는 해다. 재적교인이 2천 명에 달하는 평택시의 대표적인 교회로서 음악문화뿐만 아니라 선교와 교육, 봉사 등 모든 분야에서 지역사회를 섬기며 충실히 사명을 감당하고 있다.
지휘자 김준경 장로는 이번 공연을 위해 오케스트라 구성원 중 일부 악기가 없는 부분만 외부에서 수혈했을 뿐 교회 내에서 악기를 배우고 있는 초등학생들까지 다 동원해 교회 자체적인 역량으로 해냈다며 매우 고무된 표정이었다. 솔리스트는 소프라노 이강미 외에 외부에서 초빙, 협연을 했는데 썩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었다며 아쉬워했다.
아직 평택에는 43만 인구에 걸 맞는 문화적인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았다. 시립교향악단도 없고, 질적으로 우수한 대형 공연장도 없다.
이번에 평택제일교회가 공연을 한 남부문예회관 대공연장은 시설도 낙후된데다가 객석수도 얼마 되지 않고 음향시설도 최신시설이 아니어서 대형 공연을 감상하기에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이는 평택시에게 주어진 숙제로 시급히 해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허성수 기자

사진설명:평택제일감리교회 콰이어 오케스트라가 김준경 지휘자의 지휘로 훌륭한 하모니를 선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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