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구제역·AI 등
수많은 질병이 우리를 아프게 하고
FTA는 날벼락이 되었는데
무역이득 공유제는 어디다 두고
우리는 3만원, 5만원에
목이 메어야 하는가

 

▲ 정홍대 대표/
평택 대림농장

평택시 오성면에서 한우를 키우는 한우농가다. 그런데 요사이 웬일인지 밤에 잠이 잘 오지 않는다. 찜통 무더위에 놀라서가 아니라 한우에게 폭탄처럼 터져버린 ‘김영란법’ 때문이다. 다음 달이면 시행에 들어간다고 하니 어찌할 바를 모르겠고 눈앞이 캄캄해져 소 먹이 주는 것조차 보이지 않는다.

우리사회의 부정부패를 뿌리 뽑고 바로 잡는 것이 이 법의 취지라지만 우리 사회가 그토록 썩어 있단 말인가. 고도로 발달한 산업사회에 자유민주주의가 상생하는데 우리 국민만 속죄양으로 만들어 버릴 것인가.

왜 따가운 햇볕과 자연의 섭리에 부응하며 살아가는 순박한 농민에게 시련을 주는 것일까. 우리 국민의 먹거리, 안보 주권인 축산식량을 지켜내는 것이 삶의 보람이라 느끼며 하루도 쉼 없이 일하는 농어민에게 주는 훈장인가.

살기 위해 농사를 짓고, 살아남기 위해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휴일도 없이 일하고, 세계와의 경쟁에서 우리 먹거리를 지키는 지킴이가 되었다. 그러나 번듯한 직장과 사무실에서 보고 느끼는 몇 안 되는 엘리트들의 눈에는 전 국민의 먹거리를 책임지는 고달픈 농부의 턱 밑에 칼날을 들이대는 것이 능사인 것일까.

분별없는 잣대로 재단만 하지는 말았으면 좋겠다. 3만원이다, 5만원이다 하며 편을 가르고 그것을 기준으로 우리를 칼질하지 말아달라는 것이다. 적게는 하루 일당의 절반이 선물로 간다고 생각할 수 있겠으나 누구나 먹는 서민의 밥상이 1만원에서 3만 원 사이인데 이것을 선물과 뇌물의 개념으로 바라보아야 되겠는가 말이다.

3만원이나 5만원에 고발이 되고 쇠고랑을 차야 하는 것이 21세기 선진화된 시대의 모습이고 이것이 과연 부패의 금액인가 하는 것은 생각해볼 문제다.

우리의 미풍양속만 보더라도 명절이 되면 세뱃돈으로 초등학생 1만원, 중학생은 2만원, 고등학생은 5만 원 가량을 주는 것이 통상적인데 이것도 부패와 뇌물의 근원이 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인가.

축의금 10만원은 괜찮은데 쇠고기 선물 5만원은 부패라고 한다면 고달픈 농민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1년에 수십억에서 수백억까지 억 단위의 고가 차량이 소리 없이 굴러가는데 이 나라의 근간을 떠받치는 농민이 부패의 온상이 된다니, 농민의 삶이 과연 나만의 삶이었나 싶다.

광우병·구제역·AI 등 수많은 질병이 우리를 아프게 하고 어느새 체결된 FTA는 날벼락이 되는데 무역이득 공유제는 어디다 두고 우리는 3만원, 5만원에 목이 메어야 하는가.

광우병·구제역·AI 등 수많은 질병이 우리를 아프게 하고 어느새 체결된 FTA는 날벼락이 되는데 무역이득 공유제는 어디다 두고 우리는 3만원, 5만원에 목이 메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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