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춘란의 매력 널리 알릴 것”


10월 8~9일, 수집·재배한 한국춘란 전시
노천재배 견학, 평택에 난蘭 문화 소개

 

 

 

정수일 평택3·1독립운동선양회장이 30여 년 동안 직접 수집·재배한 ‘한국춘란’ 2000여 분의 종자목을 전국 난우들과 난에 관심 있는 시민들을 위해 ‘제1회 새싹전시회’란 이름으로 첫 선을 보인다. 자신의 호를 딴 난실 ‘일민난정’의 주인인 정수일 평택3·1독립운동선양회장을 만나 난 세계와 노천재배 과정, 전시회에 담긴 의미 등에 대해 이야기 나눴다.

-제1회 새싹전시회?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신아新芽판매전은 판매가 주 목적이고 간혹 난우회 회원 간 품평회를 갖는 정도만 있다. 자신의 재배방식을 알리거나 난 문화 저변확대를 위한 전시회 방식은 국내에서 한 번도 열린 적이 없다. 급속히 도시화가 진행될 평택에 난 문화를 소개하기 위해 30여 년 간 가꾼 난실 ‘일민난정’에서 한국춘란 노천재배 견학과 종자목 분양, 관람이 어우러지는 전시회를 마련했고 매년 꾸준히 개최할 예정이다.

- 한국춘란?
한국·중국·일본 등 3개국은 동양란을 대표하는 국가들이지만 난을 즐기는 방식은 모두 다르다. 중국은 ‘향’과 ‘기화奇花’를 중시하고, 일본은 잎 무늬인 ‘호피반’과 ‘색화’를 중시한다. 이러한 난에 대한 관점은 화려함이 담긴 중국문화, 무사 기질이 다분한 일본문화 등 각 나라의 성향을 담고 있다. 우리나라는 ‘소심’과 ‘중투’를 중시한다. ‘소심’은 난 꽃의 혓바닥이라 불리는 ‘설판’이 백색 또는 점 없이 깨끗한 것을 말하는데 백의민족이라 불릴 만큼 희고 깨끗한 것을 숭상해 온 우리 민족의 특성을 드러내고 있다. ‘중투’는 잎의 색이 농녹색인 한국춘란 중 무늬를 가진 돌연변이를 키운 것인데 귀하기 이를 데 없다. 특히 ‘중투’의 꽃은 잎 색을 닮아 나오기 때문에 똑같은 모양이 하나도 없다. 한국춘란은 향이 미약하고 역사도 짧지만 나름의 가치와 아름다움을 품고 있다.  

- 난을 키우게 된 계기?
젊은 시절 4-H운동을 하면서 농촌진흥청과 경기도농촌진흥원 온실을 통해 화훼문화를 일찍 접했는데 어느 날 일본인들이 스승의 집에 난을 들고 와 크게 자랑한 일이 있었다. 일본 전국대회에서 금상을 받은 난이라 자랑하는 모습이 우습다 생각하고 넘겼는데 운동권 활동으로 산에서 생활하던 중 우리나라 자생난을 보게 됐다. 요즘에는 고소득 작물로 거래되는 난이 어려운 농업인들에게 유용한 작물이라고 생각돼 농산물로서의 난 재배도 고민하고 있다.

- 노천재배?
난은 비닐하우스나 난실을 짓고 키우는 것이 보통이다. 나도 처음에는 비닐하우스에서 난을 키웠는데 태풍에 비닐하우스가 찢어진 것을 미처 수리를 하지 못해 차일피일 미뤄둔 일이 있었다. 그런데 시간이 얼마 지난 뒤 보니 확연히 눈에 보일 만큼 비바람을 맞은 쪽 난이 더 잘 자라 있었다. 이후 자연에 가깝게 키우는 것이 이치라 여겨 그늘막만 설치한 채 노천재배를 시작했는데 처음 2~3년 동안 실패율이 높았다. 비가 오면 빗물이 화분의 난석까지 다 파헤쳐 버리는 게 가장 큰 문제였는데 오랫동안 고민하다 산 이끼를 화분에 덮는 방법으로 극복해냈다. 전국에서도 보기 드문 이 같은 노천재배 방식을 널리 알리고자 전시회도 견학을 겸했다.

-시민들에게 한마디
집안의 녹색 공간은 여유와 품성 있는 가정을 만들고 ‘난 문화’는 세대 간 소통을 이끌어 낼 수 있다. 난은 싹을 틔우면 5년에서 10년까지 잎을 유지하는 신비한 식물로 이 만큼 인간의 관찰력이나 마음을 사로잡고 다스리게 하는 식물이 없다. 새싹전시회를 찾아 난이 가진 여러 매력들을 찾아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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