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자금도
잘 조달되어 쓰이면
민주정치의 유지·발전에
도움이 되지만
잘못 조달되고 쓰이면
독이 된다

 

▲ 박상연 홍보담당
평택시선거관리위원회

예전에는 정치를 하면 엄청난 돈이 들어갔고 또 잘못하다가는 패가망신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정치하면 먼저 떠오르는 게 많은 양의 불법 정치자금이었다. 이러한 부정선거를 위한 불법 정치자금 모금과 사용은 당연히 근절돼야 하겠지만, 정치인들이 법의 테두리 안에서 선거에 참여하고, 여러 정치활동을 수행하려면 역시 정치자금은 꼭 필요하다.

정치인이 기업인들로부터 돈을 받아 정치를 하면 그 정치인은 당연히 돈을 받은 기업을 위해 힘을 쓸 것이고, 각종 이익단체들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아쓴다면 역시 그 이익 단체들을 위하여 정치활동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런 정치인들로부터 과연 국민들을 위해 올바른 정치를 해 주기를 바랄 수 있겠는가?

과거에는 이러한 정경유착이 수없이 있어왔고, 그 폐해가 너무 심해 현재는 기업이나 단체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을 수 없도록 ‘정치자금법’에 규정해놓고 대신 소액 다수의 개인으로부터 기탁금이나 후원금 등 정치자금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정치인들이 특정 기업이나 이익단체들을 위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을 위해서 일을 하도록 만들겠다면 먼저 국민들이 정치에 관심을 보이고 정치인들에게 정치활동 자금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우리나라는 G20과 OECD 경제협력개발기구에 속해 있고, 경제력을 따지는 주요 지표인 GDP 국내총생산과 기타 각종 경제지표에서도 세계 10위권을 다투고 있는 경제대국이다. 그럼에도 정치자금 기부에 있어서는 아직 국민의식이 선진국 수준이라 할 수 없는 듯하다.

미국·영국 등에서는 개개인이 정치자금을 기부하는 데에 있어 많은 사람들이 당연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아직 개개인의 정치자금 기부에 대하여는 내용을 모르거나 정치에 대한 무관심 또는 냉대로 인해 부족한 게 사실이다.

우리 삶은 정치를 빼놓고 논할 수 없다. 민주정치든 독재정치든 우리 인류 역사상 항상 정치는 존재해 왔으며 우리가 선택을 하든 또는 선택을 강요받든 어떤 형태의 정치는 계속 존재하여 왔다.

민주정치제도를 잘 유지하고 가꾸어 나가려면 모든 국민들이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정치인들이 특정 기업이나 이익단체를 위한 정치를 하지 않고 국민들을 위한 정치를 할 수 있도록 감시하고 또 격려해주어야 한다. 격려의 방법으로 정치자금 기부는 당연한 행동이다.

많이 기부하라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정치자금법’ 취지에 맞게 소액 다수의 기부 문화를 정착하자는 말이다. 당원은 해당 정당에 당비를 납부하고, 국회의원 후원회에 후원금을 기부하는 방법이 있으며, 국민 누구나 선거관리위원회에 정치자금을 기탁하는 방법이 있다. 선거관리위원회에 기탁하면 법에 규정된 방법으로 각 정당에 기탁금을 배분해 준다.

정치인들이 남의 눈치 안보고 오직 국민들의 눈치만을 보면서 정치를 할 수 있도록 작은 정치자금 기부를 실천해보는 것은 어떨까? 대의 민주주의에서 우리가 우리를 대신해 정치를 맡길 정치인을 우리 힘으로 길러내야 우리를 위한 정치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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