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기자의눈(연재완료)
기자의 눈 - 치솟는 물가보다 무서운 건 닫혀가는 사람들의 마음
임봄기자  |  webmaster@ptsi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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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1.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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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계절이다. 정치한다는 높으신 양반들은 연일 정치꼼수로 서민들의 마음을 불신으로 얼어붙게 만들고, 서민을 위한 것이라며 보여주던 그들의 공약들은 공약(空約)이 되어 서민들의 살림살이까지 얼어붙게 만든다. 유류비, 버스비, 고속도로 통행료, 전기세, 수도세, 심지어 라면 값까지 서민들의 물가는 감당하기 힘들 만큼 고공행진을 계속한다. 내년 살림살이는 고사하고 어느 개그맨의 말처럼 숨만 쉬고 일을 해도 당장 이번 달은 또 어떻게 견디나 싶다.

연말이 되자 거리엔 기다렸다는 듯이 자선냄비가 등장했다. 빨간 옷을 입은 자원봉사자들이 왼 종일 찬바람 속에서 종을 흔들며 “어려운 이웃을 도웁시다”라고 외쳐도 지나가는 행인들의 발걸음은 바쁘고 분위기는 냉랭하기만 하다. 간혹 흘깃거리며 바라보나 싶다가도 이내 발길을 돌리기 일쑤다. 어쩌면 서민들의 마음속에는 오르는 물가로 인해 ‘이 돈이면 내 아이를 위해 과자 한 봉지라도 사줄 수 있는데’ 하는 마음이 더 커져 사랑의 종소리를 들을 만한 마음의 여유마저 사라져 버렸는지도 모른다.
찬바람이 거리는 물론이고 사람들의 마음속까지 깊게 파고드는 요즘, 그래도 연말 풍경을 조금이나마 느끼게 되는 것은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이웃돕기 행사 소식들이다. 연말에 많이 드러나는 이런 행사들은 자칫 일회성이 아니냐는 비난을 듣게 되는 경우도 있지만 그나마 이런 행사마저 없었다면 나보다 추운 이웃을 먼저 생각했던 우리네 연말 풍속은 그나마 명맥을 잇지 못하고 사라졌을지 모른다. 이웃을 생각하고 이웃을 돕는 일에 앞장서는 것은 돈 많은 부자들이 아니라 그들의 마음을 가장 잘 아는 같은 서민이라는 말도 있지만 설령 그것이 남들에게 보이기 위해 행하는 것일 지라도 이러한 나눔으로 인해 혜택을 받는 사람들이 있는 한 의도와 상관없이 이러한 나눔은 반드시 필요한 것이 아닐까. 물론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 손이 모르게 하고 그것이 선행이라는 생각조차 못하고 살아가는 분들이야 더 말할 필요도 없겠지만 말이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오고 있다. 모두들 들뜬 마음으로 내 아이에게 줄 선물을 고르거나 십자가 불빛을 밝힌 교회에서 신의 은총을 확인하는 요즘이다. 그러나 모두가 행복한 연말과 새해를 꿈꾸고 있는 이때, 누구의 관심도 받지 못하고 차가운 방안에서 엄마를 기다리며 울고 있는 아이들은 없는지, 어제 오늘 먹을 게 없어 굶고 있는 이웃은 없는지 돌아보는 마음들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히 필요한 계절이다. 어쩌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물가보다 더 무서운 것은 점점 굳게 닫혀져가는 우리네 마음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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