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 당사자들 간의
첨예한 입장차이와 대립으로
최선의 답은 못 찾을지 모른다.
그러나 노력해야 하고
끊임없이 소통해야 하며,
둘러보고 성찰하고,
내다봐야 한다

 

 
▲ 이은우 이사장
평택사회경제발전소

오랜 기간 평택을 전국적으로 유명(?)하게 만들고, 장애인시설의 인권유린과 장애인들의 처참한 현실을 드러냈던 ‘에바다 사태’가 많은 분들의 노력과 희생으로 정상화되고 좋은 사회복지시설로 탈바꿈되고 있다는 소식에 시민들은 기뻐했고, 진정한 장애인 복지의 기틀을 마련하는 시금석이 되기를 기대해왔다.

그러나 비리법인이 퇴진되고 민주법인이 들어섰지만 어느 순간부터 크고 작은 안타까운 소식들이 들려오더니 최근에는 내부의 갈등과 문제가 그대로 지역사회에 드러나고, 이사회가 ‘도가니법’ 위반으로 해임명령을 받는 상황까지 치닫게 되면서 많은 우려와 착잡함을 갖는 시민들이 한두 명이 아닌 것 같다.

민주법인으로, 장애인들을 위한 모범적인 시설로 거듭났다고 생각했던 곳에서 사유화와 공공성 논란이 발생하고, 장애인부모들은 장애인들을 먼저 생각하는 시설, 법인이 되어 달라고 호소하는 상황까지 왔는지 관련 당사자들은 깊이 반성하고, 지난 과정에 대한 평가와 발전적 논의를 진행해줘야 한다. 수많은 사람들의 눈물과 고난 속에 지금의 에바다복지회가 있었던 것이기에 누구 탓을 하기보다는 관련 당사자들의 책임 있는 자세와 문제해결을 위한 자기희생과 소통의 노력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지역사회는 호소하고 있다.

현재 에바다복지회 이사회가 해임명령을 받고 난 뒤 임시이사회가 구성이 되어 정식이사 선임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더 이상 에바다 사태로 인해 지역사회의 갈등과 상처가 깊어지고, 당사자들의 피해가 지속되지 않는 방향으로 임시이사회의 역할이 매듭져지기를 희망한다.

지금 에바다 관계자들, 당사자들 모두에게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에바다를 돌아보자는 것이다. 에바다의 역사와 의미, 현실에 대해 초심의 자세로 돌아보기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성찰해보는 것이다. 민주법인 이후 무엇이 부족했고 혁신과 소통에서 아쉬움 점은 없었는지 성찰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내부의 비리와 안일함에 대한 철저한 감시와 견제, 아울러 투명성을 이끌어 내는 제도개혁과 관계자들의 인식 전환이 이루어내는 끊임없는 노력을 다했는지 성찰이 필요하다.

또한 둘러보기, 내다보기를 해야 한다. 에바다 투쟁을 통해 에바다 시설 비리에 대한 근원적 척결은 이루었지만 너무 과신하여 개혁전망과 사회적 공감대 형성에는 미흡한 부분이 없었는지 둘러보기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역사회의 안타까운 시선들을 부당하게만 받아들이지 말고 지역사회와의 개방적 교류와 풍부한 협력을 강화해 나가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그리고 내다보기는 인적·물적 자원을 동원하여 에바다복지회 운영을 후원해 내는 네트워크 구성과 사회복지시설운동의 전문성과 대중성을 확보하기 위한 부단한 실천의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다. 또 한편으로는 시설종사자 등을 지원하면서 장애인 당사자, 가족들 나아가 지역사회가 함께 소통하면서 장애인들을 먼저 생각하는 사회복지법인으로서의 거듭남을 보여주는 것이다.

물론 지금의 에바다 상황은 이해당사자들 간의 첨예한 입장 차이와 대립으로 최선의 답은 찾을 수 없을지 모른다. 그러나 노력해야 하고 끊임없이 소통해야 하며, 둘러보고, 성찰하고, 내다봐야 한다.

비리재단을 몰아냈다고 해서 그 운동의 모든 양태가 반드시 올바르다고 할 수는 없다. 절대적으로 옳은 것은 절대 없다. 에바다는 그 뜻대로 열려야 한다. 열리라의 의미가 무엇인지 우리 모두가 돌아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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