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이 행복한 교육’을 꿈꿉니다

“평택 교육의 미래는 아직도 희망적”
학생의 소질에 맞는 힘을 키워줘야

동서고금(東西古今)을 막론하고 교육이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는 건 모두가 공감하는 사실이다. 교육은 한 개인의 미래는 물론이려니와 국가의 미래까지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교육자가 어떤 신념을 가지고 교육에 임하느냐 하는 것은 결국 나라와 지역의 미래를 좌우하는 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즐거움·보람·건강’ 3대 실천과제
“저는 교육자들이 능력을 십분 발휘할 수 있도록 작은 실수는 용납하는 편입니다. 그리고 특별한 성과보다는 화합을 중요시하지요. 교육자들은 즐겁게 일하고 그 가운데서 보람을 느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건강을 챙기는 일도 빠질 수 없겠지요. 교육은 즉시 효과가 나타나는 게 아니라 먼 후일을 내다보며 진행해야 하는 만큼 교육자 스스로가 교육이라는 큰 테두리 안에서 행복을 찾는 일은 바로 교육의 질과도 연결되니까요”
경기도평택교육지원청 한승덕(59) 교육장은 1974년 초등학교 평교사를 시작으로 40여 년간 교육계에 몸담아 왔다. 그동안 많은 변화와 발전들을 목격하고 그 변화 한가운데서 직접 몸으로 부딪혀온 만큼 교육에 관한 한 누구보다도 많은 고민과 생각들을 안고 있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부터 교육은 새로운 변화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획일적인 교육에서 개방적인 교육으로, 학교중심 교육에서 학교와 학부모 그리고 지역사회가 함께 하는 교육으로 점차 바뀌고 있지요. 이는 시대적인 흐름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예전 교육에도 좋은 점이 참 많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예전 스승과 제자는 단순히 교육이라는 부분을 떠나 서로 애틋한 정을 나누던 사이였거든요”
한승덕 교육장은 예전 평교사였던 때를 되돌아보며 생각에 잠긴다. 수업이 끝난 시간에도 아이들에게 별자리를 보여주기 위해 한밤중에 아이들을 불러 모아 직접 별을 보여주며 체험하게 하던 시절, 열정으로 가득한 한승덕 교사를 기억하는 제자들은 40대 후반이 된 지금도 스승의 날이 되면 찾아와 당시의 이야기를 하며 웃곤 한다고.

스승의 관심이 현재의 나를 만들어
“초등학교 3학년 때 담임선생님이 기억납니다. 다른 선생님들과 달리 그분은 저를 참 많이 야단치셨는데 어린 제게도 그분이 제게 관심이 많아 그러시구나 하는게 고스란히 느껴졌어요. 또 한분 기억나는 분은 고등학교 때 영어선생님인데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가난 때문에 대학을 포기하려던 제게 교육대학은 등록금이 싸니까 포기하지 말고 도전해보라고 격려해주시며 제가 평생 교육자의 길로 갈 수 있도록 이끌어주셨지요. 영어단어를 철저하게 외우도록 시키고하나라도 못하면 때릴 정도로 무서운 분이었지만 아마 그분들이 아니었다면 지금의 저는 없었을 겁니다”
한승덕 교육장은 지금도 당시 스승의 가르침을 잊지 않았다고 말한다. 그는 교사가 되어 제자들을 가르칠 때도 스승의 면모를 이어받아 포용적이면서도 학생들의 인성 부분에서는 항상 엄하게 교육했었다고 털어놓는다. 
“제가 우리의 교육에 희망이 있다는 것을 믿는 이유는 많은 학부모들이 예전에는 자신들의 대리만족을 위해 자녀들의 학업성취를 중요시했었지만 지금은 자녀들의 행복에 더 큰 목표를 두고 있다는 것을 자주 확인하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아이들은 자신들이 하고 싶은 걸 하지 못하고 부모나 학교의 요구에 따라 공부만 하며 지냈지만 앞으로는 점차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는 교육체제로 바뀌어 갈 것이라는 게 제 생각입니다. 그것이 또한 가장 큰 경쟁력을 가지게 된다는 것을 학부모들도 이미 알고 있거든요”
한승덕 교육장은 평택 교육의 미래에 대해서도 희망적이라는 말을 전한다. 평택은 다른 도시보다 여건이 좋아 미래에 대한 확고한 의지만 있다면 충분히 좋은 쪽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많다고.

지역과 소통하는 교육 필요해
“전 고졸자들의 취업을 활성화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자신의 적성을 바로 사회에 적용시키기 위해 고등학교 졸업 후 취업하려는 학생들을 위한 프로젝트는 별로 없어 아쉽습니다. 평택은 다른 지역에 비해 평택항이라는 우수한 요건을 갖추고 있으니 고졸 학생들의 취업문을 확대시키는 계획으로 관내 고등학교에 해운항만 물류관련 학과를 설립하고 평택시와 상공회의소가 서로 힘을 합친다면 평택의 청년 취업 인프라가 한층 높아지지 않을까요”
한승덕 교육장은 고졸 취업에 이어 현재 평택에는 청소년들의 공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말도 덧붙인다. 청소년들 끼리 어울릴 수 있는 광장을 만들거나 공원을 활용해 청소년과 어른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든다면 평택 청소년들의 미래가 훨씬 밝아질 수도 있으리라는 믿음 때문이다.
“다행히 우리나라 교육도 현재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시점에 와 있습니다. 아이들이 행복해야 국가의 미래가 발전한다는 사실은 이제 교육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요. 교육공동체가 아이들의 취미, 적성, 소질에 맞는 것을 힘을 합쳐 키워주고 그것들이 직업화되면서 스스로 전문지식을 쌓아가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현상 아닐까요? 리더도 중요하지만 제자리를 지키며 맡은 바 소임을 잘 해낼 수 있는 훌륭한 시민을 양성하는 일도 교육의 중요한 부분이니까요”
평교사로 지냈던 시절부터 교육 전반을 책임지는 현재의 위치에 오르는 동안 어떤 결과를 도출해내는 길은 반드시 하나만 있는 게 아니라는 사실도 깨달았다는 한승덕 교육장, 그동안 교육에 관한 확고한 신념으로 일관성 있는 교육을 고수해 온 그와 한 시간여에 가까운 인터뷰를 진행하며 교육은 어느 누구도 아닌 학생들의 행복에 맞춰져야 하고 그들이 행복할 때 비로소 제대로 된 교육으로 백년지대계를 이끌 수 있다는 사실에 새삼 고개 끄덕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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