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는 삶의 힘 기르는 것”

 

 


한국유니세프 놀 권리 지킴이학교 ‘으뜸상’ 선정
학부모놀이동아리, 자발적 참여로 놀이시간 운영

 

‘죽백초등학교’가 어린이들이 마음껏 뛰노는 학교 문화 확산을 위해 유니세프 한국위원회에서 마련한 ‘어린이 놀 권리 지킴이 학교 아이디어 및 실천사례 공모전’ 으뜸상에 선정됐다. 박미연 죽백초등학교장을 만나 2011년 혁신학교 지정 후 도심 학생들이 찾아오는 학교로 성장하며 지역의 자랑이 된 죽백초가 또 한 번 전국적인 관심을 받게 된 이야기를 들었다.

- 어린이 놀 권리 지킴이 학교?
지난 4월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에서 주최한 ‘어린이 놀이헌장 제정 1주년’ 기념 포럼에서 ‘놀 권리가 보장되는 학교’를 주제로 사례 발표를 갖게 됐다. 이 때 포럼 현장에서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관계자로부터 ‘어린이 놀 권리 지킴이 학교 아이디어 및 실천사례 공모전’ 참가를 독려 받았다. 수상 여부와 관계없이 죽백초 사례가 어린이 놀 권리 보장에 있어 하나의 마중물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 용기를 갖고 참여했는데 대상에 해당하는 ‘으뜸상’을 받게 돼 기쁘다. 아이들이 행복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 자발적으로 나서 준 학부모들에게 감사할 뿐이다. 

- 놀면서 배우는 ‘죽백초’?
놀 권리가 보장되는 죽백초는 학부모 제안으로 출발했다. 스마트폰이나 놀이기구를 이용한 단조로운 놀이 밖에 갖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해 2012년 여름방학 일주일 동안 어머니들 몇 분이 운동장에서 놀이시간을 가진 것에서 출발해 블록수업제 1~2교시 사이 쉬는 시간 40분을 ‘중간놀이’ 시간으로 고정해 운영했다. 2014년부터는 2단계로 아침자습시간 40여 분을 ‘해맞이 시간’으로 운영했는데 함께 어울려 노는 방법에 익숙지 못한 아이들의 모습을 발견하게 됐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아이들에게 ‘놀이이모’라 불리는 ‘학부모놀이동아리-얘들아 놀자!’ 어머니들은 자체 연수와 교육으로 실력을 양성했고 몇 분은 놀이연구회 자격증까지 취득하며 아이들을 위한 놀이 연구·개발에 매달렸다. 그 결과 ‘비석치기’ ‘딱지치기’ ‘숲 밧줄놀이’ ‘생태놀이’ 등 자잘한 놀이까지 50여 개 가까운 놀이들이 아침 ‘해맞이 시간’과 방과 후 프로그램으로 이뤄졌다. 놀 권리가 보장된 학교로 변화된 죽백초에 대한 아이들의 생각을 묻자 ‘놀면서 배우는 학교’ ‘작지만 충분한 학교’라는 답을 얻었고 이번 수상으로 ‘옳은 길을 가고 있구나’란 또 한 번의 확신을 얻게 됐다.

- 어린이 놀 권리의 중요성?
아이들의 삶에서 ‘놀 권리’는 너무나 당연한 것인데 요즘 교육은 이 놀 권리를 상실하게 만들고 있다. 이에 따라 교육계는 ‘놀 권리’의 제도화, 정책화 시도로 ‘어린이 놀이헌장’을 제정해 실천하기 위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놀이는 ‘삶의 힘을 기르는 것’이다. 놀이 속에서 또래와의 관계 맺기를 경험하고 규칙과 규율을 배우고 몸을 풀고 마음을 푸는 치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죽백초 아이들은 놀이 시간을 ‘행복한 시간’ ‘속풀이 시간’이라고 표현한다. 사계절 변화하는 자연에 따라 놀이 속에서 자라난 아이들의 경험은 바른 삶을 만들어 가는 자양분이 된다. 아이들이 건강한 민주 시민으로 자랄 수 있도록 우리 사회는 ‘아이들의 놀 권리’를 보장할 책임이 있다.

- 시민들에게 한 마디
죽백초는 모든 구성원이 함께 성장하는 ‘죽백가족’으로써 혁신학교 뿐 아니라 공교육 어디에서나 ‘놀 권리’가 보장되는 세상을 꿈꾼다. 놀이 속에서 행복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지속되길 바라며 이 같은 생각들이 다양한 교육공동체의 공감대를 얻어 위기의 공교육을 되살리는 하나의 길로 굳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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