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선 민주주의는 오히려
국가경쟁력을 강화한다.
오히려 이해득실을 따지며
좌고우면左顧右眄하는
현 정치권 모습이 결국은
민주주의 퇴행을 가져온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 김기홍 부소장
평택비정규노동센터

지난 10월 28일 뉴욕타임스가 최순실 사태에 대해 보도하며 “무속인이 남한에 영향력을 끼치고 있었다”고 밝혔다. 또한 뉴욕타임즈는 최순실이라는 이름의 무속인이자 점쟁이가 박근혜의 주요 연설문을 고치는 등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했다며 박근혜 정권 뒤에는 ‘어둠의 충고자’가 있었다고 전했고, 같은 날 자사 트위터를 통해 “주술사가 연설문 등을 고치는 등 대한민국 대통령에게 중대한 영향을 끼쳤다”라고 표현했다.

또 “대다수 국민들은 대통령과 최순실 씨가 종교적 관계로 엮였다고 믿고 있다”며 “그 인연은 최 씨의 아버지 최태민과 이어진다”라고 보도했다. 보도는 이에 덧붙여 최태민 씨를 러시아의 괴승 ‘라스푸틴’과 비교하기도 했다. 라스푸틴은 러시아제국 시대의 인물로 수도사로 알려졌으나 실제로는 국정을 마음대로 휘둘러 러시아제국의 몰락을 불러온 인물이다. 흡사 고려시대 공민왕과 신돈을 떠올리게 한다.

박근혜 대통령 스스로 ‘국격’을 떨어뜨리고 있다. 이로 인해 국가 신뢰도는 추락하고 국가 이미지도 동반 하락해 한류에 역풍을 가하게 되고 그만큼 국가 경제손실도 커질 수밖에 없다. 누가 책임져야 하는가?

박대통령에 대한 국정지지도는 이제 9.2%로 떨어졌다. 민심의 이반이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 대통령을 지지했던 사람들마저도 ‘정신적 피해 보상’을 청구해야 할 처지다. 대학교수와 대학생들이 학교별로 시국선언을 하고 있고 여기에 노동자·시민들도 가세하고 있다. 뜬금없이 들리기도 했던 ‘간절히 원하면 온 우주가 도와준다’는 박대통령의 연설을 패러디해 ‘간절히 빌면, 온 우주가 박근혜 하야를 돕는다’는 말이 인기를 끌 정도이다.

지난 29~30일 성인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엠브레인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p)에서 응답자 67.3%가 ‘대통령 스스로 하야해야 한다’라고 응답해 박 대통령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답했다. 이미 박대통령의 국정 운영은 ‘마비’된 상태다.

이러한 상황에서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 등에서 주장하는 ‘중립내각 구성’ 등은 민심을 한참이나 잘못 읽는 것일 뿐만 아니라 오히려 국민들의 역풍을 맞을 것이라는 것을 똑똑히 직시해야 한다.

잘못한 대통령을 탄핵하고 사임하게 하는 것이 오히려 국정 혼란을 초래한다고 정치권 일각에서 이야기 하나 보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닉슨 대통령이 의회의 탄핵을 받아 사임했고, 조선왕조에서도 민심을 이반한 국왕은 가차 없이 쫓겨났다. 그래도 조선왕조는 500년간을 지속했으며 미국도 마찬가지다. 바로 선 민주주의는 오히려 국가경쟁력을 강화한다. 오히려 이해득실을 따지며 좌고우면左顧右眄하는 현 정치권 모습이 결국은 민주주의의 퇴행을 가져온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러한 와중에도 지역 내 정치권의 한 사람인 원유철 새누리당 의원이 ‘대권’ 언론플레이를 하면서 싱크탱크를 출범시키고, 시의회는 의회 일정까지 하루 앞당겨 마감한 채 출범식에 참석해 눈도장 찍기에 바쁘다. 게다가 이 자리에 함께 참석한 공재광 시장도 본인의 측근들을 평택시 산하기관 자리에 낙하산으로 임명해 시민 사회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다. ‘신친박’으로 이름 높았던 원유철 의원도 지금의 ‘박근혜 게이트’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거기에 원유철 의원의 보좌관은 뇌물 혐의로 구속돼 있다. 지금이 ‘신용비어천가’를 외치며 대권 운운할 때인지, 자중하면서 주변의 여러 문제들에 대해 몸을 낮추며 성찰해야 할 때인지를 잘 헤아려야 한다. ‘사드’ 배치로 온 국민이 고통 받을 때, 오히려 우리나라도 핵폭탄을 보유해야 한다고 소리 높이고 ‘성과연봉제 퇴출’을 외치며 공공부문 노동자들이 30여일 넘도록 파업을 벌이고 있어도 ‘나와는 무관한’ 정치권의 행보는 서민과 노동자들의 삶을 더욱 초라하게 만든다.

저작권자 © 평택시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