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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시사 人 - 이정우 전 평택시의회 의장“젊어서 봉사, 이젠 가족과 함께 해야죠”
임 봄 기자  |  foxant@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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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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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의 역사 발굴, 지금도 뿌듯함으로 남아
경험 필요한 후배에겐 조언 아끼지 않을 터

   
 
예로부터 부와 권력은 모든 인간의 욕망이다. 정작 나무는 고요하고자 하나 바람에 이리저리 흔들리는 경우가 많은 것처럼 한 번 발을 디디면 본인의 의지를 떠나 쉽게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 정치의 속성이라 그런 것들로부터 스스로 멀어진다는 것은 자신의 마음을 다스려야 하기에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때문에 나무가 뿌리를 깊이 땅에 묻듯 자신의 의지를 굳건히 하는 이들이 눈에 띨 때 우리는 그들을 조금은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된다.

대를 이어온 땅에서 검소한 노후 보내
“지금 살고 있는 이 집은 제 부모님이 평생 농사지으며 살던 곳이고 제가 태어나기도 한 곳입니다. 이곳에서 부모님을 모시며 아이들을 키웠는데 이젠 아내와 둘이 한적하게 살고 있지요. 전엔 송탄시 초대 문화원장을 하기도 했었고 통합이 되고 나서는 평택시의회 의장을 역임하기도 했습니다. 3대와 4대까지 8년 간 시의원을 지낸 후 지금은 아무런 활동도 하지 않고 집에서 조그만 텃밭에다 호박, 토마토, 오이, 가지 등을 키우며 이렇게 살고있지요”
이정우(73) 전 평택시의회 의장은 현재의 근황을 얘기하며 편안한 미소를 짓는다. 그가 태어나 현재까지 살고 있다는 아담한 집의 작은 마당에는 알록달록한 채송화를 비롯해 감나무에 매달린 감들이 보기만 해도 정겨움을 자아낸다.
“이 마을에서는 제가 첫 대학생이었습니다. 제대 후에 태광중학교에서 잠시 교편을 잡기도 했고 대우자동차 경리과장을 지낸 후 고향에 내려와 가전제품 대리점을 운영하기도 했지요. 사회활동에 눈을 뜨면서부터는 집안의 모든 일들이 아내 차지였어요. 제가 좀 보수적인 성향이기도 하려니와 둘 다 바깥일을 하면 가정이 흔들릴 수도 있다는 제 신념에 따라 아내는 사회활동을 거의 하지 못했지요. 지금도 미안한 마음이 많지만 그래도 제 뜻에 따라 준 아내가 무척이나 고맙고 자랑스럽습니다. 아내가 나이 드신 부모님 봉양하고 네 명이나 되는 아이들 밥해 먹이며 가정을 돌봐주지 않았다면 제가 어떻게 마음 놓고 밖에서 활동할 수 있었겠어요. 젊어서 아내에게 못한 게 많으니 이젠 제가 더 잘 해야지요”
당시에는 아내가 사회활동을 안 하고 집에만 있는 것에 대해 주변 사람들의 말들도 많았지만 그는 무엇보다 가정이 바로서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지 못했다고 고백한다. 그러나 무보수 명예직이었던 사회활동을 하느라 정작 자신의 아이들에게는 신경을 많이 못써준 게 항상 마음에 걸린다는 이정우 전 의장은 시간이 많아 진 요즘에는 매 주말마다 일부러 결혼한 자녀, 손주들과 함께 식사하는 기회를 갖는다.

송탄문화원 이끌며 역사의식 고취
“송탄문화원장을 맡게 되면서부터  지역의 역사에 대해서도 많은 공부를 했습니다. 당시 문화원 부설로 향토사연구소를 설립해 10년 간 현지조사도 참 많이 다녔지요. ‘송탄시의 민속과 설화’라는 민속지도 냈구요”
이정우 전 의장은 송탄문화원장으로 있을 당시 지역의 역사에 대해 눈을 떴다고 말한다. 문화원에 있을 당시의 체험을 바탕으로 해서 시의회에 들어갔을 때는 역사 유적을 향토유적으로 지정받아 관리될 수 있도록 가장 먼저 제안하기도 했다.
“원균 장군 묘나 민세 안재홍 생가, 충의각 등이 현재 문화재로 지정돼 관리되고 있지만 당시만 해도 관리는 고사하고 동네 사람들은 그곳이 유적지라는 사실조차 알지 못했습니다. 때문에 당시 문화원에서 했던 향토조사를 통해 그러한 지역의 역사적 인물들이 재조명 되었다는 사실은 지금 생각해도 참 잘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시의원으로 재직하던 당시에는 명예나 보람만으로 매일 의회에 개근하다시피 등원하며 시의회의 위상 제고를 위해 노력했지요. 4대 의원직을 하고 나서는 불출마를 선언했지만 지금도 후회는 없습니다”
이정우 전 의장은 현재 외부활동 없이 집에서 농사지으며 아내와 편안한 삶을 살고 있지만 당시를 생각하면 지금도 뿌듯하게 여겨지는 일들이 많다며 웃는다. 그러나 초야에 묻혀 살아가는 지금도 자신의 경험을 필요로 하는 후배 의원들이 있을 때는 자문을 아끼지 않는다고.

시민들의 의식 성숙해져야할 때
“시의회는 민의를 대변하고 시정을 감시하는 역할을 맡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예산이나 인사권 등에서 심의 의결권만 있고 집행권이 없다보니 독립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또한 정당공천제도 지방자치에는 사실상 어울리지 않는 제도지요. 시민들이 선택하고 시민들의 뜻에 따라 일을 해야 하는데 의원들이 오히려 시민들보다 중앙 정당의 눈치를 더 보게 되니까요”
이정우 전 의장은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하겠다는 일념으로 의원직을 수행했으나 막상 부딪혀보니 현실적인 벽들이 많았다고 회상한다. 특히 요즘 들어 정당 공천을 받기 위해 당의 눈치를 살피는 모습들은 지역 발전은 물론이고 진정한 풀뿌리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데 있어서도 오히려 방해요소로 작용하는 면이 많다며 우려를 나타낸다.
“지방자치가 벌써 20년이 넘었습니다. 이제는 모든 면에서 성숙해져야 하는 단계에 이르렀지요. 그러나 시민들의 의식은 아직도 걸음마단계에 머물러 있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일꾼을 뽑을 줄만 알았지 정작 부릴 줄은 모른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어떤 일이 생기고 나면 정치인들 욕은 하면서도 그런 사실을 자꾸 잊어버리고 또다시 일꾼을 뽑을 때는 무관심해지거나 소홀해지곤 하잖아요. 이제 대선도 다가오는데 시민들 모두 생각이 깊어져야 할 때가 아닐까요”
일선에서 물러나 이제는 자신이 대대로 살아온 마을에서 평범한 소시민으로 살아가며 삶을 회고하는 이정우 의원, 그러나 시의회와 후배 의원들을 향한 충고와 걱정에서는 지역에 대해 여전히 식지 않은 그의 진한 애정을 엿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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