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의 관심과 사랑이
아이들을 변화시키지 않을까.
장애인들도 사회의 편견 없이
열심히 일하고 지역사회에서
행복을 누릴 수 있는
권리를 갖기를 희망한다

 

▲ 박경아 원장
동방아동재활원

동방아동재활원에는 70여명의 지적장애를 가진 아동들이 생활하고 있다. 예전에는 지적장애라고 하면 IQ가 70 이하로 정신연령이 생활연령보다 낮고 적응행동에 결함을 가지며 인지가 낮아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정도로 단순하게 인식됐다. 그러나 최근에는 ADHD, 자폐를 가졌거나 정신질환과 지적장애의 경계에 있는 복합적 장애를 가진 아동들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과잉행동, 공격적 행동으로 인한 기물파손은 물론 아동 간 또는 담당교사의 상해가 발생하는 등 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예전의 사회복지시설이 보호와 수용의 기능만을 수행하는 기관으로 인식됐다면 최근의 장애인시설은 가정이라는 역할수행은 물론 재활·치료를 제공하면서 장애아동을 변화시키고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하는 실천적 과제 등 많은 고민을 안고 있다.

장애아동을 가진 가정이 해체되어 재활원에 입소하는 경우도 많고 부득이한 경우 재활원에 입소하는 경우도 있다. 가정보다 훌륭한 환경은 없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지만 재활원에서의 반복적이고 전문적인 교육, 서비스를 통해 변화되는 장애아동들을 볼 때면 많은 반복과 관심, 노력과 사랑이 그 원동력임을 깨닫는다.

최근 인권문제 등으로 장애인거주시설은 탈 시설화와 시설 소규모화가 진행되어 입소정원을 줄여가고 있다. 하지만 퇴소를 준비하는 성인 장애인들이 갈 곳은 극히 제한적이다. 가정복귀가 어려운 경우 직업훈련을 받고, 시설에서 퇴소해야 하는 경우에도 평택지역에는 공동생활가정과 같이 자립에 근거한 지원시스템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조금만 도움이 있으면 충분히 자립이 가능하지만 그 조그마한 도움도 현실적으로 어려운 경우가 대다수다.

올해 재활원에서 생활하며 장애인근로복지관에 출퇴근하던 거주인이 시설소규모화로 인해 서울과 인천에 있는 공동생활가정으로 집을 옮겼다. 그리고 주말이나 명절이 되면 재활원에 방문해 아동들과 함께 지내다 가곤 한다. 지역에 공동생활가정이 있었다면 이런 아쉬운 이별은 없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 지점이다. 

또 다른 안타까운 현실은 특수학교와 재활원에서 생활하던 아동들이 교육과정을 마치거나 시설에서 퇴소하게 되면 퇴행된다는 점이다. 미술·음악·심리치료 등의 바우처 사업도 만 18세가 되면 모든 것이 중단된다. 훈련받고 치료받는 모든 과정들이 사회에 적응하고 사회구성원으로서 자리매김할 중요한 시기에 모든 지원이 끊기는 것이다. 장애인주간보호센터는 이용할 수 있는 장애인의 수가 제한적이어서 부모들은 입소가 언제 가능할 지도 모르는 시간을 기다리는 안타까운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한 아이를 키우는데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처럼 한명의 장애인이 살아가는 데는 지역사회의 도움 없이는 절대적으로 불가능하다. 재활원은 아이들 간식 만들어주거나 주방 일을 도와주는 노력봉사자, 벽화를 그려주는 재능기부 봉사자, 아이들과 프로그램 진행해 주는 학생봉사자, 바깥나들이를 도와주는 교회봉사자, 금전적으로 후원하는 분 등 참으로 다양한 분들의 도움으로 생활하고 있다.

‘장애는 불편한 것이지 불행한 것은 아니다’라는 말처럼 지역사회의 관심과 사랑이 우리 아이들을 이렇게 변화시키지 않을까. 장애를 가진 우리 아이들이 사회의 편견 없이 열심히 일하고 지역사회에서 행복을 누릴 수 있는 권리를 갖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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