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은 사람이 하는 것, 인재 양성이 중요”

자만심 지워준 낙선이 오히려 약이 돼
정치인, 눈과 귀 멀지 않도록 경계해야

 
“남들이 그러더군요. 당선한 사람도 아니고 낙선한 사람이 무얼 그리 열심히 다니냐고요” 지난 4.11보궐선거로 경기도의회에 입성한 최호 의원은 2010년 6.2지방선거 당시 낙선 인사를 다니며 얻은 소중한 경험들을 잊지 못한다.
낙선의 아픔을 미처 추스르지도 못하고 선거 결과가 나온 바로 다음날부터 1만장의 명함을 제작해 누구보다 열심히 낙선 인사를 다닌 것도 평소 준비하는 자에게 기회가 찾아온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낙선이 오히려 약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2010년 당시만 해도 무조건 할 수 있고 될 수 있다는 자만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 생각이 바뀌게 된 것이죠”
보궐선거로 의회에 입성한 탓에 당선증을 받은 바로 다음날부터 의회에 나가 일처리를 해야 했던 최호 의원이 처음 맡은 법안은 ‘경기평택항만공사 공유재산 현물출자 추진계획안’이었다.
미처 업무 파악도 되어 있지 않았고 같은 상임위원회에 속한 동료 의원들과의 면식도 없는 상황이지만 평택항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평택 출신 의원 중에서 해당 법안을 심사하는 상임위원회 소속 의원은 최호 의원 혼자였기에 어떤 방법으로든 책임을 지고 법안 통과를 이끌어야할 상황이었다.
“뾰족한 방법이 없었습니다. 초선 의원으로 중차대한 법안을 맡았는데 앞으로 열심히 할 테니 좀 도와달라고 무작정 같은 상임위원회 소속 의원들을 모두 찾아다니며 협조요청을 했죠. 평택 출신 의원들의 직간접적인 도움을 받아서 법안을 무사히 통과시키고 나니 그제야 도의원 된 것이 실감나고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게 되더군요”
불과 4개월여의 시간이지만 후반기 원 구성 등 여러 가지 일들을 겪은 최호 의원은 최근 바쁜 일정을 소화하다 보니 아직까지 당선 인사를 다닌다며 힘들 때마다 낙선 인사를 하러 다니던 때를 생각하고 힘을 얻는다고 한다.
“막상 배지를 달고 보니 정신 차리지 않으면 눈과 귀가 멀기 쉽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많은 사람들이 존중해주고 대접해주는 것이 내가 훌륭해서가 아니라 의원이라는 직책 자체가 가진 권위고 그만큼 책임감이 따르는 자리기 때문인데, 자칫 오만과 권위주의에 빠져 일을 그르칠 수도 있겠다 싶으니 정신이 번쩍 나더군요”
자칫 나태해지기 쉬운 자신을 채찍질하기 위해 최호 의원은 계층 구별 없이 다양한 시민들과 만나고 접촉하는데 힘을 쏟을 작정이다. 특정 계층과의 만남에 집중되면 소통과 피드백의 문제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치에 발을 디디기 이전에는 공인인 정치인보다 자연인으로 있는 것이 지역 현안에 대해 보다 자유롭고 창의적인 활동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무엇보다 제가 할 일은 직접 현장에서 뛰는 것 보다 지역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사람을 키우는 것이 아닌가 생각했었죠”
최호 의원이 정치가로의 길을 걷겠다고 결심한 것은 현안 문제 해결을 위해 정책적인 면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결국 우여곡절 끝에 그 꿈을 이뤘지만 공인으로 살기 이전부터 해오던 봉사활동은 꾸준히 해나갈 생각이다. 정치가는 정치만 하는 것이 아니라 언젠가 자연인으로 돌아갔을 때도 무엇인가 자신이 해야 할 일들을 계속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인 까닭이다.
“의원이 된 후 제일 달라진 것은 제게 민원이 들어왔을 때 그 결과를 시민들에게 빨리 알려줄 수 있다는 점이더군요. 급할 때는 아무래도 집행부에서는 의원들의 말에 예민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겠죠. 일반 시민들도 그런 신속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더 노력할 생각입니다”
신장동 철길 주변에 다문화거리를 조성하는 것과 복개된 지산천을 생태하천으로 복원하는 것을 남은 임기 동안의 핵심 과제로 삼고 있는 최호 의원. 초선답지 않은 노련함과 매너리즘에 물들지 않은 청량함을 지닌 그가 펼칠 도정에 대해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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