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추리 지키기’ 포기 못해
주민들, 시의회 조례제정 등 대안마련 고심
지난 7월 11일부터 8월 9일까지 한 달 간 진행된 ‘대추리 마을 이름 사용 승인에 관한 노와리 주민의 찬반 의견조사’에 대한 개표가 8월 13일 팽성읍사무소에서 실시돼 노와이주단지 주민은 41표 찬성, 노와리 주민은 293세대 중 모두 154명이 참여해 찬성 10표, 반대 137표, 무효 7표를 얻으며 사실상 무효화됐다.이번 투표 결과 대추리 마을 명칭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노와이주단지 주민은 최소 23세대 이상이 참여해 16세대 이상이 찬성해야 하며 노와리 주민은 최소 147세대 이상이 참여해 66.6%이상인 98세대 이상이 찬성해야 명칭사용이 가능했었다.
그러나 명칭사용 기준에 한참 못 미치는 이번 결과로 인해 이주단지 주민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이미 예견된 일”이라는 반응을 보이며 그러나 결코 이에 승복할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내비쳐 대추리마을 명칭 사용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 조짐이다.
미군기지 확장으로 인해 팽성읍 노와리로 이주한 대추리 주민들은 이주 당시 합의 내용이었던 ‘이주단지 명칭의 대추리로의 변경’을 위한 주민 찬반 의견조사를 놓고 투표 전 노와리 주민들을 찾아다니며 수차례 설명회를 갖기도 했으나 실질적으로 노와리 주민들의 설명회 참석률이 낮아 투표가 끝난 지금까지도 이해가 부족한 주민들이 많다는 게 대추리 주민들의 설명이다.
대추마을 신종원 이장은 “투표 당일까지도 노와리 전역의 이름을 바꾼다고 알고 있는 주민이 많았던 게 사실”이라며 “설명회에서 아무리 전체가 아니라 현재 대추리 주민들이 살고 있는 구역만 바꾸는 것이라 말하려 해도 참석률이 낮아 주민들의 이해가 사실상 어려웠다”고 말했다.
또한 “우리는 결코 노와리라는 이름을 강제로 빼앗으려는 것이 아니다”라고 못 박으며 “그러나 우리는 대추리라는 사라진 우리 마을 이름을 절대로 포기할 수 없다. 대추리 마을 명칭사용은 주민투표나 주민의견수렴 절차가 필요한 명칭 변경과는 전혀 다른 문제이며 따라서 이는 명칭 변경이 아니라 이주민이 새로운 마을을 만드는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따라 대추리 주민들은 대추리라는 새로운 이주마을 명칭을 만들기 위해 의회의 조례제정이 필요한 상태라고 판단하고 이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할 전망이어서 향후 주민들의 행보가 주목된다.
한편, 대추리 마을 주민들은 미군기지 이전이라는 국책사업에 떠밀려 정든 고향을 떠나면서 자칫 사라질 뻔 했던 공동체를 노와리로 옮기며 가까스로 지켜낸 바 있다. 이후 대추리 주민들은 그들의 평화의 메시지이자 고향을 기억하기 위해 마을에 평화박물관을 건립하는 등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공동체의 상징인 대추리라는 이름을 지켜내기 위해 그동안 주민설명회 등을 통해 자신들의 의지를 피력해 왔다.
임 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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