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박한 사회를 살아가는 현실
경쟁사회에서 배제된 주민들이
삶의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고
협동과 웃음, 행복을 나눌 수 있는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한다

 

▲ 노현수 사회복지사
평택지역자활센터

그녀를 만난 건 2012년 5월이었다. 지역자활센터에 입사한 후 정신없이 일을 배우다 얼마 후 센터에서 운영하던 폐자전거를 재활용하는 자활근로사업장에 출장을 갈 일이 있었는데 열심히 일하는 어른들 틈 속에 그녀의 첫 인상이 너무나 강렬했던 기억이 난다. 키가 작고 머리카락도 노란색으로 염색하고 작업장 한쪽 구석 의자에서 우두커니 앉아 어른들의 말에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는 반항적인 모습까지 영락없는 불량한 모습이었다. 더욱 충격적이었던 것은 태어나서 한 번도 지하철이나 기차를 타 본적 없고 집 주변 외에는 가본 적이 없다는 말을 듣고 참 마음이 아팠던 기억이 난다.

6년여의 시간이 지난 지금 그녀는 센터 사무실에서 사무업무 보조를 하고 있다. 학습능력과 사회적응능력이 부족해서 고등학교 졸업은 했지만 컴퓨터도 모르던 상황이었다. 그런 그녀를 타자연습에 6개월, 한글과 엑셀 자격증을 따게 하는데 1년, 행정업무를 가르치는데 2년, 자기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이야기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다양한 인문학 교육까지 진행했다. 한 사람의 가능성과 장점을 발견해 믿고 기다린다는 것은 긴 인고의 시간이 필요한 일이었다.

지금은 사람들과 어울림을 통해 암울한 생각을 떨쳐버리고 자신감과 함께 밝게 웃음을 되찾아 조금씩 변해가는 모습을 보면서 사람은 역시 지속적인 관심과 사랑을 받아야 자존감이 살아날 수 있고 자신감도 되찾을 수 있다는 교훈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다.

이처럼 평택지역자활센터는 ‘지역사회와 함께 가난한 주민이 스스로 살아갈 수 있는 힘을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하고 노력한다’라는 기관의 사명에 따라 근로능력이 있으나 노동시장에서 일하기 어려운 처지에 있는 국민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계층분들이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적게는 몇 달, 많게는 6~7년까지 참여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단체다.

80~90여만 원의 적은 급여를 받지만 생활밀착형 상담과 협동을 통해 스스로 직업능력과 공동체의식을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한다. 사회적일자리 아이템 개발, 공익적 사회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생산적 복지이념을 실현하고 최종적으로는 창업이나 취업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도와드리고 있다.

길게는 6~7년을 함께 땀 흘리며 노동하고 자활이나 자립이 어려운 부분들, 즉 아이 양육이나 과도한 부채, 열악한 주거환경 등을 해결해나가는 과정에서 친한 이웃사촌도 되고 가끔은 술 동무가 되기도 하면서 그분들이 힘들게 살아왔던 인생사들을 조금씩 알게 된다. 걱정과 어려움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힘이 된다는 말씀 속에 우리가 바라는 진정한 공동체적 자립의 의미가 들어있을 것이다.

경쟁을 해서 이겨 나가야하는 각박한 사회를 살아가는 현실, 경쟁사회에서 배제된 지역주민들이 삶의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고 협동과 웃음, 행복을 나눌 수 있는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한다. 더불어 더 큰 꿈을 가질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가는 데 평택지역자활센터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평택지역자활센터는 ▲기초수급자, 차상위계층 자활자립 심층상담 ▲자활기업,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설립지원 ▲평택시 민간위탁 자활근로사업 수행 ▲협동사회경제 네트워크 구축 ▲자활을 위한 정보제공 ▲직업교육과 취업알선 ▲가난한 이들을 위한 무담보-무보증 공제협동조합 운영지원 등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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