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이
‘더불어 사는 삶’을 위한
적극적인 사회 참여 방법이자
사회구성원으로 마땅히 가져야 할
즐거운 책임임을 받아들이는
개념 정립과 교육이 매우 중요하다

 

▲ 윤상용 대표
푸른시대교육연구소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기부 문화가 점점 위축되고, 나눔과는 거리가 멀어져 가고 있다는 통계가 나왔다. 기부 경험을 나타내는 통계를 보면 33.0%(2011년) > 25.9%(2013년) > 24.7%(2015)로 매우 우려스러운 수치 감소를 보이고 있다. 또한 2016년 5월 2일자 여성가족부 청소년통계에 따르면 청소년들이 기부를 하지 않은 이유로는 ‘경제적 여유가 없어서(53.2%)’가 가장 많았고, ‘기부에 대한 관심이 없어서(19.2%)’ ‘직접 요청을 받은 적이 없어서(11.5%)’ 순으로 나타났다.

최근에 강의를 통해 만난 여러 청소년들도 성장한 후에는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사는 ‘나눔’에 대해 고민하고 불우한 이웃을 돕겠다는 청소년들이 많이 늘었지만 대부분 즉흥적이거나 타의에 의해 이루어지는 경우들이 많았으며, 평소의 삶을 통해 나눔을 생활화하는 청소년들은 매우 적었다. 또 ‘나눔’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도 받지 못했고 ‘나눔’의 방법을 지극히 ‘돈’에 초점을 맞추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21세기 최첨단 기술국이면서 세계정치와 경제를 좌우하는 미국. 전쟁만 좋아하는 나라로 인식되기 쉬운 자본주의의 첨병인 미국이 운영되는 근원적인 힘은 무엇일까? 적어도 오늘날 미국을 정확히 아는 사람들은 그 힘이 자원봉사와 나눔 문화에서 나온다고 말한다. 시장 경제의 냉혹함을 감싸 안고 사회를 보다 살아있는 공동체 정신으로 묶는 것은 바로 수많은 사람들의 보이지 않는 봉사와 헌신, 기부와 나눔 활동이라는 것이다.

미국 미시간재단협의회 연구에 의하면 어릴 때 나눔 활동에 참여한 아이들 중 77%가 자신이 속한 단체와 지역 사회에서 리더로 성장했다고 한다. 다가올 사회는 ‘남과 더불어 잘 살 수 있는 능력’을 뜻하는 공존 지수, NQ(Network Quotient)가 높아야 이웃에게 환영받는 사회가 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미국이 ‘자원봉사의 천국’이라고 불리는 이유가 있다. 그곳에는 약 140만개의 NGO가 활동하고 있고, 전체 성인 인구의 절반 이상이 사회봉사와 기부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돈을 버는 기업은 그 돈을 공익을 위해 다시 사회에 내어놓는 것을 당연시한다. 세계 유수의 미국 기업이 상상을 초월하는 기부금을 내고 있는 현실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정당 활동은 물론이요 병원·박물관·학교·공원 등 공익기관도 대부분 자원봉사자들의 헌신과 봉사로 유지되고 있다. 우스갯소리로 ‘자원봉사자들이 파업하면 미국 전체는 올 스톱될 것이다’는 말은 전혀 근거 없는 소리가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미국을 비난하면서도 미국을 가장 선호하는 이중적인 잣대를 보이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가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다. 어릴 때부터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사는 공동체 정신을 교육하지 못하는 사회의 미래는 참으로 암담하다. 그 거대한 나라의 힘이 어디에서 오고 있는지는 역사와 현실이 명쾌하게 증언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빈곤과 장애를 가진 사회적 약자와 자기 자신을 ‘수평적 관계’로 인식하고, 나눔이 ‘더불어 사는 삶’을 위한 적극적인 사회 참여 방법이자 사회 구성원으로서 마땅히 가져야 할 즐거운 책임임을 받아들이는 개념 정립과 교육이 매우 중요하다. 청소년이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가정·학교·지역 사회·지구촌 상황을 제대로 알고, 각각 도움이 필요한 곳에 나눔을 전할 수 있도록 하는 경험은 무엇보다 소중하다. 나누는 삶이 얼마나 귀하고 가치 있는 것인지 경험해 보지 않는 사람은 절대로 알 수 없다. 풍부해서 나누는 것이 아니다. 현재 내가 가지고 있는 것들을 나눌 때 점점 세상이 아름다워질 것이라는 확신, 바로 그것이 나눔을 가르쳐야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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