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새해에는
달라졌으면 한다.
이것이 단순한 바람이
되지 않기 위해서 촛불을 통해
광장 민주주의가
더욱 활발해져야 한다

 

   
▲ 김기홍 부소장
평택비정규노동센터

지난 1월 21일 13차 촛불집회가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렸다. 촛불의 열기는 여전했다.

촛불집회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서 촉발돼 자연스럽게 박근혜 대통령 퇴진, 세월호 7시간 진실 규명, 정경유착 재벌 총수 구속, 문화계 블랙리스트 진상 규명 등으로 나아갔다. ‘대한민국 호’의 총체적인 문제점을 드러내서 우리 공동체를 더욱 튼튼히 하기 위한 광장 민주주의를 활짝 꽃피우는 것, 이러한 바람이 시민들을 광장으로 향하게 하고 있는 것이다.

촛불집회에서는 우리 사회의 현안문제가 총망라되어 등장한다. 핵발전소 문제,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 위안부 합의문제, 투표연령 문제, 자영업 문제, 비정규직 문제 등등. 응당 우리 ‘대한민국 호’에 승선한 주권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해결해야 할 사안들이다. 이러한 사안들이 광장에 모인 시민들에 의해 열띠게 토론되고, 하나의 함성으로 모여 의회에 전달되고, 의회에서 국회의원들에 의해 입법이 이루어지는 과정은 선순환이며 우리 사회를 구조적으로 발전시켜 나간다.

우리 모두는 잘 알고 있다. 국민의 바람대로 박근혜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에 의해 탄핵된다고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들이 일시에 해소될 것이라고 기대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가능하게 했던 특권과 권력집중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제2, 제3의 유사, 아류 게이트들은 계속 등장할 것이기 때문이다.

선출직 공직자들에게 우리 사회는 지나치게 많은 특권을 부여하고 있다. 그럼에도 선출직 공직자들은 그에 합당한 역할에 최선을 다 하는 것이 아니라 특권만을 누리고 있다. 대통령이 임기 동안 주권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도 부족할 시간에 임기 이후를 대비해 재벌의 편의를 봐주고 그에 대한 대가로 재단을 만드는 이러한 비정상이 어떻게 가능할 수 있었겠는가? 노인 빈곤이 심각한 우리 사회에서, 노후 대비조차 힘든 현실에서, ‘대한민국 호’의 선장인 대통령부터 자기 살길 찾기 바쁜 모습이 ‘세월호’ 선장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2017년 새해에는 달라졌으면 한다. 이것이 단순한 바람이 되지 않기 위해서 촛불을 통해, 광장 민주주의가 더욱 활발해져야 한다. ‘대한민국 호’에 바라는 것은 다음과 같다.

먼저, 대통령과 국회의원 등 선출직 공직자들의 급여를 최저임금과 연동해 나가자. OECD 국가 가운데 멕시코 다음으로 최장 노동시간에 시달리는 이 땅의 노동자들에게 ‘가족과 함께 저녁이 있는 삶’을 되돌려 주기 위해서라도 최저임금의 대폭 향상은 필요하고 이를 최전선에서 이루어내야 할 사람들이 선출직 공직자들이기 때문이다.

또한 OECD 국가 가운데 유일하게 선거 투표연령이 만 19세인 지금의 비정상을 정상으로 되돌리는 일 또한 중요하다. 16세 시의원이 나오는 국제현실에서 왜 우리만 청소년을 미성숙한 존재로 치부하는지 알 수 없다. ‘사회’ ‘법과 정치’ 교과서가 ‘교과서’로만 존재하는 사회가 아니라 현장에서 살아 숨 쉬는 학습이 될 수 있도록, 교사·학부모와 함께 진정한 교육의 3주체로 바로 설 수 있도록 만 18세로 선거 투표연령을 낮추어야 한다. 그래야 교육개혁도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수 있다.

마지막으로 사회안전망을 강화하기 위해 근로소득세, 부동산 보유세 등의 직접세 비율을 더욱 높여야 한다. 그래야 주택·의료 등의 문제를 해결할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직접세 비율을 높이지 않고 사회복지를 강화하겠다고 외치는 공약들은 모두가 거짓이고 위선일 수밖에 없다. ‘의자 놀이’가 횡행하는 사회는 당연히 행복하지 않다. 소수가 행복한 사회가 아니라 모두가 행복한 사회를 소망하는 것은 비단 ‘나’만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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